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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의도 좋지만 섬세한 1:1 리뷰 시간이 정말 기다려져요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10. 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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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뛰어난 사회사업가 선배, 동료를 만나면서 글쓰기 방법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양원석 선생님과 함께 공동으로 글을 쓰면서 우리 업계에 나름 충격적으로(다른 이유가 아니라 너무 갑자기 튀어 나와서) 데뷔했을 무렵에 상당히 많은 사람을 만났다. 어떤 분은 교육을 통해서 만나기도 했지만, 어떤 분은 내가 직접 만남을 청해서 만나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 능력 면에서나 인성 면에서 훌륭한 분들이어서 대화를 나누며 여러 가지 교훈을 얻었다. 그 중에서도 어떤 분은 만나자마자 ‘우와~ 이분 정말 멋지다! 보통 분이 아니셔!’ 라는 직감이 들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OO기관 L 선배님.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고 한 길을 걸어오신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신데, 현장 사회사업가로서 정중한 자신감을 또렷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내시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선배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3시간 가량 이어진 대화 대화 말미에 나도 모르게 “제 직감으로는... 앞으로 선배님께서는 책을 쓰셔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말씀해 주신, 이 살아있는 경험 보물상자를 여셔서 열심히 후배들에게 나누셔야 할 것 같아요!” 라고 말씀 드렸다. 그랬더니 L 선배님께서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시면서 수줍게 말씀하셨다: “호호호… 제가 말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요, 글솜씨가 조금 없어서요… 언젠가는 꼭 해 보고 싶은데 아직은 글쓰기가 두렵다고나 할까...” 이 말씀을 듣고 무척 안타까웠다. 금반지며 은목걸이 같이 찬란하게 빛이 나는 보물이 사방천지에 널려 있는데… 그냥 주워서 정리만 해도 엄청날 텐데… 이런 느낌은 L 선배님 외에 뛰어난 선배님을 많이 만나면서 점점 더 강해졌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사회사업가 선배님들께서 가지고 계신, 두텁고 풍부한 경험지를 글로 옮기는데 어떤 식으로든지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다소 막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중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은 시작을 해 보면 어떨까? 글쓰기가 왜 필요한지를 가르치거나 단순하게 예시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진짜 기초부터 글쓰기 방법을 가르치면 어떨까? 업무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소통 방법으로서 자기 생각과 느낌을 조리 있게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용기를 내어서 실제로 글쓰기 클래스를 열어 보았다. 시작하기 전까지, 많이 걱정했다. 나 같은 ‘듣보잡 선생’에게, 더구나 그다지 실용적으로 보이지도 않고 어려워 보이는 글쓰기 공부를 몇 명이나 배우겠다고 할까? 하지만 운 좋게도,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하시는 학생 여섯 분이 모여 주셔서 정상적으로 클래스를 열 수 있었다: 우리 클래스에 모인 분들은 각자 자기 분야에서 경력을 어느 정도 쌓으신 중간관리자급 이상이시다. 다시 말해서, 본인이 ‘글쓰기는 자신이 없어요’ 라고 말씀하실지라도, 경력으로 보면 ‘쓸 이야기가 없다’고 말씀하실 수는 없는 분들이다.

    글쓰기 능력이란 내가 느낀 감정이나 알고 있는 지식을 적절한 문장으로 질서 있게 배열해서 써 내는 능력이다. 따라서 업무 중에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와중에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머리와 심장을 스쳐 지나가는 사회사업가는 쓸 내용이 참 많다. 결국 그 온갖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뽑아내서 어떻게 질서를 부여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그래서 학생은 생각 씨앗을 고르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데, 이는 글쓰기 과정으로 말하자면 주제문을 정하는 능력이다. 씨앗을 골랐으면 땅에 심을 수 있고, 그 후에는 이 씨앗에서 뿌리와 줄기와 이파리를 나온다. 이는 글쓰기 과정으로 말하자면 주제문을 여러 뒷받침 문장으로 확장시켜서 몸체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데 뒷받침 문장을 이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수준으로 주제문를 설계하는 능력은 처음에는 배우기 어려우므로, 내가 적절한 주제문을 설계해서 드리고 이 주제문에 뒷받침 문장으로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과제를 내 드리기 시작했다.

    과제물은 1:1로 미리 받았다. 그리고 글을 여러 번 고쳐 읽으면서 (1) 학생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과 능력을 세부적으로 인정/칭찬하고, (2)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글쓰기 기준에 벗어나는 부분은 되도록 서로 민망하지 않게 지적하면서, (3) 학생이 표현하고자 한 원래 취지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표현이나 문법적 오류를 바로잡는 첨삭문을 써 드렸다. 그리고 매 시간마다 과제로 내 주신 글을 다 함께 읽으면서 세부적으로 리뷰를 했다. 솔직히, 나는 걱정을 했다. 한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주목 받으면서 부족한 점을 지적받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기(불쾌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헌데, 이게 웬일? 이분들... 진심으로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하시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이 부족한 선생이 마구 지적질을 하는데도 그 시간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존경하는 어떤 학생 분께서 하신 말씀: "강의도 좋지만 섬세한 1:1 리뷰 시간이 정말 기다려져요. 제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는지 반복해서 개별적으로 지도를 받는 느낌이라서 무척 좋습니다."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글쓰기 기준, 혹은 좋은 글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무조건 솔직하게 쓰라. 솔직함은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글쓰기 실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글쓰기는 독자를 설득하는 행위인데, 그렇다면 정직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없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독자를 조금이라도 설득할 수 있다. (2) 본인이 느낀 감정이나 머리에 떠올린 생각을 뚜렷하게 쓰라. 글 자체가 나를 외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인데, 주제가 모호하거나 분명하지 않다면, 애초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단순하고 명쾌하게 자기 생각을 드러내야 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솔직하게 쓰기와 뚜렷하게 쓰기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솔직하게 쓰지 않으면서 뚜렷하게 쓸 수 없고, 뚜렷하게 쓰면 자연스럽게 솔직하게 쓰게 된다.) (3) 표현은 최대한 쉽게 쓰라. 단적인 사례로, 우리는 문자는 해독할 수 있지만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글을 얼마나 많이 읽어 왔는가! 해독하는 활동 자체가 어려운 글은 환영받지 못한다.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해결중심모델을 공부한 사람이다. 해결중심모델이 뿌리를 두고 있는 강점관점은 사실 대상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내가 대상에게 걸고 있는 기대나 바라는 욕심을 줄이는 노력에 가깝다. 내 눈높이를 최대한 그에게 맞춤으로써, 그가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과 '이미' 보여준 업적을 충분히 인정하고 존경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는 글쓰기 클래스에서 함께 글쓰기를 공부하고 계신 학생 제위께서 '이미' 가지고 계신 능력, '이미' 보여 주신 업적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이분들께서는 선생이 적절하게 설계한 주제문을 드린다면 얼마든지 뒷받침 문장을 쓰실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보여주셨다. 그리고 세심한 첨삭과 정확하면서도 따뜻한 리뷰를 통해서 돕는다면, 본인께서 뽑아 내신 뒷받침 문장을 짜임새 있게 정리하실 수 있다는 사실도 '이미' 보여주셨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쓰기는 단기간에 배울 수 없는 대단히 고급스러운 지적 능력이다. 나도 정말 못 쓰지만 그나마 내 생각을 어느 정도 조리 있게 정리하고 표현하는 수준까지 이르는데 장장 20년이 걸렸다. 하지만 시작이 중요하다. 그리고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내가 가르치는 모든 학생 제위께서는 '이미' 쓰기 시작하셨고 발전하기 시작하셨다. 속도는 다소 다르지만 '이미' 걷기 시작하셨다. 선생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 예전에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던 어느 미국 대안학교 교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학생의 구원자가 되려고 하면 안됩니다. 학생 마음에 있는 병 뚜껑은 언젠가 열립니다. 물론, 이 뚜껑이 열리는 시간은 모두 다릅니다. 지금 우리는 이 뚜껑을 여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도 자체가 중요합니다. 이 시도가 있어야 뚜껑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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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히기 다소 부끄럽지만, 고등학교 때 내 꿈은 영화 감독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외국 영화 한 편(시네마 천국)을 보았는데, 들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오리지널 스코어(저 유명한 엔니오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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