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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뒷받침 문장과 부연 진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11. 1. 06:46728x90반응형
글을 명료하게 쓰려면, 단락을 두괄식으로 써야 한다. 두괄식은 주제문이 단락 앞쪽에 나오는 전개 형식이다. 쉽게 말해서, '결론부터 쓰는' 형식이다. 결론부터 쓰고, 이 결론에 대한 세부 내용을 하나씩 풀어낸다. 이렇게 쓰면 앞에 나오는 주제문(결론)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셈이 된다. 그래서 그 뒤에 나오는 문장이 전부 주제문이 설정한 경계 안에서 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통일성이 완성된다. 글이 가지는 통일성이란, 개념 자체가 글을 형성하는 재료(세부 내용)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특성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두괄식) 단락은 중심 생각인 주제를 담은 '주제문'과 그 주제를 세부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내용적으로 뒷받침하는 '뒷받침문장'으로 구성된다. 단락 구조를 정확하게 포착하려면, 우선 주제문과 뒷받침문장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주제문은 상대적으로 추상적이고 포괄적인데 반해, 뒷받침문장은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고 세부적이다. 예컨대, 주제문이 '철수는 선행을 많이 베푼다'이고 '예컨대, 철수는 학교에서 걷기 불편한 친구를 부축해서 돕는다. 그리고 옆집 할머니께서 시장에서 콩나물 좀 사다 달라는 심부름을 시키시면 늘 해 드린다'가 뒷받침 문장이라고 하면 이해가 쉽다. '추상적'이라는 단어는 특정한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생생한 개별 이미지가 마음 속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에 '구체적'이라는 단어는 어떤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도 알겠고 생생한 개별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뜻이다. 사례로 제시한 주제문에서 언급한 '선행'이라는 말은 들으면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생생한 개별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걷기 불편한 친구를 부축하기', '시장에서 콩나물 좀 사 달라는 심부름'이라는 말은 듣는 순간 바로 생생한 개별 이미지가 떠오른다.
두괄식 단락에서 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을 구분한 후에는, 여러 뒷받침 문장을 큰 뒷받침문장과 작은 뒷받침문장을 구분해야 한다. 큰 뒷받침문장과 작은 뒷받침문장은 무엇이며 어떻게 구분하는가?
이 나뭇잎을 들여다 보라. 잎 중앙에 시작부터 끝까지 줄기가 뻗어 있다. 그리고 양 옆으로 그보다 작은 줄기가 뻗어 있다. 그리고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 작은 줄기에서 뻗어 나가는 수많은 실줄기가 있을 터. 이 나뭇잎을 단락이라고 비유한다면, 중앙에 나 있는 가장 굵은 줄기는 주제문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가장 굵은 줄기에서 양 옆으로 뻗어나간 작은 줄기는 주제문을 세부적으로 나타내는 뒷받침문장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그런데 저 잎에도 작은 줄기에서 갈라져 나가는 더 가느다란 줄기가 있듯이, 단락을 쓸 때도 주제문에서 갈라져 나간 뒷받침문장을 좀 더 세부적으로 표현하는 더 작은 뒷받침문장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니까 뒷받침문장 세계에서도 여러 층위나 수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요컨대, 큰 뒷받침문장은 주제문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문장이다. 작은 뒷받침문장은 주제문을 직접 뒷받침하지 않고, 큰 뒷받침문장을 뒷받침함으로써 주제문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사례 단락>
철수는 선행을 많이 베푼다. 예컨대, 철수는 학교에서 걷기 불편한 친구를 부축해서 돕는다. 이 친구는 영수인데, 며칠 전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발을 삐었다. 나중에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한동안 목발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철수가 부축해 주는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버티고 있다. 그리고 철수는 옆집 할머니께서 시장에서 콩나물 좀 사다 달라는 심부름을 시키시면 늘 해 드린다. 이 옆집 할머니께서는 성격이 아주 인자하지는 않으신데도 철수는 늘 친절한 태도로 할머니를 대한다.
위 사례 단락을 분석해 보자. 주제문은 '철수는 선행을 많이 베푼다'이다. 그리고 큰 뒷받침문장은 (1) '예컨대, 철수는 학교에서 걷기 불편한 친구를 부축해서 돕는다'와 (2) '그리고 철수는 옆집 할머니께서 시작에서 콩나물 좀 사다 달라는 심부름을 시키시면 늘 해 드린다'이다. 이 두 큰 뒷받침문장은 직접적으로 주제문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작은 뒷받침문장은 첫 번째 큰 뒷받침문장 뒤에 나오는 두 문장('나중에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한동안 목발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철수가 부축해 주는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버티고 있다')과 두 번째 큰 뒷받침문장 뒤에 나오는 한 문장('이 옆집 할머니께서는 성격이 아주 인자하지는 않으신데도 철수는 늘 친절한 태도로 할머니를 대한다')이다. 설명한 대로, 작은 뒷받침문장은 큰 뒷받침문장을 거쳐서 간접적으로 주제문을 뒷받침한다.
고등학교 때 국어 시간에 많이 들어 보았을 법한, '부연(敷衍)'이라는 말을 기억하는가? '부연 진술'이라는 말에서 쓰는 그 부연이다. 훈을 살펴 보면, 부(敷)는 펼친다는 뜻이고 연(衍)도 넓게 펼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어떤 영역이 확장되는 상황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헌데, 그렇다면 위에서 살펴본 뒷받침문장 개념과 동의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부연 진술은 앞에 나오는 문장을 좀 더 넓게 펼쳐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큰 뒷받침문장은 주제문을 부연진술한 문장이고, 작은 뒷받침문장은 큰 뒷받침문장을 부연진술한 문장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글쓰기란 내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여러 문장으로 자세하게 풀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주제문을 어느 수준에서 어느 정도로 자세하게 설계할 것인가(부연할 것인가), 그리고 주제문을 어떻게 여러 큰 뒷받침문장으로 자세하게 쓸 것인가(부연할 것인가), 그리고 큰 뒷받침문장을 어떻게 여러 작은 뒷받침문장으로 자세하게 쓸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가 글쓰는 과정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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