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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재관리간호사 2급 교육과정에서 상담기술을 가르치다
    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1. 10. 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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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OO: 일단, 이틀 동안 재미있게 강의해 주셔서 너무 감사 드리고요, 환자들과 면담을 할 경우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되게 많이 하거든요. 환자분들은 대체로 직업 복귀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세요. 간단한 골절 같은 경우는 치료 후 근력 강화를 통해서 직업 복귀가 가능하지만, 그게 아닌 경우에는 어쨌든 장애가 남거든요. 이 장애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보통 환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우울한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이럴 때 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이번 교육에서 배웠듯이, 그냥... 환자 분들이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실 때, 감정에 공감을 해 주고, 지금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대화를 함께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잘하지는 못하겠지만요. 그래서 많이 도움이 되었고요, 재미있었습니다! 

     

    이재원: 우선, 너무 말씀을 잘 해 주셨고요. 보통 상담 초심자 분들께서는 내가 혹시라도 테크닉적으로 잘못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두려움을 가지세요. 그런데, 해결중심모델이라는 게 문제를 고통스럽게 파헤치는 방식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걱정하시는 일은 생기지 않아요. 내가 질문을 조금 잘못한다고 해서 그분 영혼이 파괴되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건 긍정적인 부분을 물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조금 창피하고 끝나는 일이에요. 그래서 전혀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고요. 긍정적인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해 봐야겠다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환자분들이 우울해 하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우울한 사람도 계속 우울하지는 않거든요. 좋을 때도 있고 안좋을 때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우울한 이야기도 들어 주시지만,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도 균형있게 하시면 좋겠어요.

     

    이OO: 저는 상담을 할 때 처음에는 겁부터 났던 것 같아요. 환자랑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고... 환자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시간을 때워야 하나... 이랬죠. 상담에 대한 기법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병원에서 함께 일하시는) 사회복지사 선생님에게 가서 '이 환자 분과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팁 좀 달라. 이 분이 뭘 좋아하느냐?' 이렇게 항상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났고요. 너무 부담스럽고, 똑같은 이야기 또 하는 것 같고. 내가 저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면, 과연 들어줄까? 뭐, 이런 생각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틀 동안 교육을 들으면서, 제가 이미 쓰고 있는 기법도 있었고, 몰랐던 기법도 있었고, 잘못 알고 있었던 기법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고요. 교수님께서 아주 많은 자료를 준비해 주시고, 특별히 적재 적소에 딱 맞는 영상을 보여 주시면서 가르쳐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재원: 아이구... 제가 감사합니다. 먼저, 저는 우리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상담 교육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하셔서, 조금 걱정을 했어요. 생소한 이야기를 들으실 텐데 어렵게 느끼시면 어떡하나... 하고요. 그런데 이번 교육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갖게 되셨다고 말씀해 주셔서 무척 반갑고 기쁩니다. 그리고 이미 잘 하고 계시는 부분도 발견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정말 반가운 말씀입니다. 사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이실 것 같아요. '이미 잘 하고 계신 것'이 또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지해 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잘 이야기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손OO: 어제, 제가 수업 내용이 굉장히 어렵다고 말씀을 드렸거든요. 우리가 만나는 환자분들은 아주 특징적으로 산재 사고를 당한 환자들이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조금 우울감도 많고, 부정적인 사고도 있고, 산재 제도에 대해서 불만도 많고요. 이런 분들을 만나서 상담을 하다 보니, 저 스스로 마음을 많이 닫고 상담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교육을 들으면서... 어제는 너무 생소해서 '이거 뭐지?'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굉장히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짚어 주시니까, 쏙쏙쏙쏙 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했던 건 상담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던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구나. 그래서 이 사람이 나한테 마음을 열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나하고 되게 어려웠나 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 무엇을 하든지 제일 먼저 환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공감을 하라는 말씀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환자분들과 만날 때 우선적으로 공감부터 해 보자. 그리고 최대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서 질문을 해 보자, 이런 내용이 굉장히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래서 아마 앞으로는 이런 부분을 굉장히 염두에 두고 상담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원: 감사합니다. 그런데 미리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실제로 하시면 생각하시는 것만큼 잘 안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선생님 말씀을 들어 보니, 환자들에 대한 관점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바뀐 마음으로 말씀하시면 환자분들이 그걸 귀신같이 알 거에요. '아, 그래도 이 분은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하시는구나. 최소한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려고 하는구나' 이런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이건 가능성을 이야기 하는 거에요. 너무 기대를 하셔도 안되니까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하실 수 있는 것을 하실 수 있는 만큼 하시되, 환자들이 나쁘게 나오면 내가 먼저 어떻게 다가갔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는데, 정확하게 그 이야기를 해 주셔서, 제가 너무 흐뭇하고, 제대로 배우셨구나! 저는 무슨 대단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법을 가르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요, 전반적인 태도를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취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 선생님 태도를 돌아보시면서 환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 보세요. 안될 수도 있겠지만, 전보다는 훨씬 더 성공률이 높아질 겁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진행한 “산재관리간호사 2급 교육과정”에서 상담 파트 교육을 맡아서, 2일(총 12시간)동안 산재병원 간호사 분들께 상담기초기술해결중심모델 기본 과정을 가르쳤다. 아주 운이 좋게도, 평소에 내가 온라인에 쓴 글을 귀하게 읽어 주시던 어느 페친 분(모 대학교 교수님)께서 소개해 주셔서 이번 교육에 결합하게 되었다. 산재관리간호사란 산재 환자 분들께서 의료재활 서비스를 적기에 받으실 수 있도록, 입원부터 전원(다른 병원으로 옮기시는 과정), 종결까지 총괄해서 전담하는 조정자 역할을 맡는 역할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아주 쉽게 말하자면, 이번 교육은 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주로 의료서비스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례관리 업무를 맡는 간호사를 양성하는 교육이었다. 

     

    나도 예전에 의료사회복지사로서 산재병원에서 일해 본 적이 있기에, 산재병원에서 일하시는 간호사 분들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간호사 분들만큼 성실하시고 부지런한 분들이 어디 또 있겠는가!) 하지만 상담을 거의 해 보지 않으셨던 분들이라고 들어서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간호사는 의료인으로서 전문가이기 때문에, 본인이 가진 정보를 다소 일방적으로 환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익숙하실 텐데(본인들께서도 인정하셨다) 해결중심모델은 완전히 반대 방식을 따르기 때문이었다. 기존에 일하시던 방식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나에게 들으실 텐데, 얼만큼 따라 오실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 방향을 잡았다: (1) 본격적인 상담 모델인 해결중심모델을 가르치기 전에, 아주 기본적인 상담 개념/기술인 '공감, 수용, 진정성'에 대해서 쉽고 재미있게 가르친다. (2) 그동안 내가 모으고 만들어 온 모든 시각 자료를 총동원해서 최대한 쉽고 흥미롭게 해결중심모델 기본을 가르친다. 환자들을 간호사로서 오랫동안 만나오셨지만 거의 '상담' 개념을 가지고 만나오신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세운 목표는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내 강의를 다 들으시고 '아... 이런 게 있구나', '상담을 하려면 환자들 마음을 우선적으로 어루만져 줘야 하는구나', '해결중심모델은 함께 긍정적인 계획을 세우는 방법이구나' 정도로 생각하시도록 돕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틀 동안(첫날: 9시~18시, 둘째 날: 14시~18시) 가르치면서 장장 12시간이나 떠들면 심신이 무척 피곤해질 수 있다. (나는 가르치면서 흥분하는 경우도 많아서) 목소리도 금방 나갈 수 있고, 학생들 반응도 계속 예민하게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다. 그러니까 '즐기지 못하면' 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어떤 한 주제로 1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썰을 풀 수 있으려면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서 본질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숙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떠들 수 있는 바탕은, 10년 동안 해결중심모델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쌓아온 지식과 경험 덕분이다. 그러니까 '실력이 없으면' 하기가 어렵다. 

     

    12시간 교육이 모두 끝나고, 약 20분 동안 학생들께서 진솔하게 말씀해 주시는 피드백과 총평을 들었다. 이틀 동안 선생 처지에서도 쉽지만은 않았지만, 열심히 들어 주신 간호사 선생님들도 쉽지만은 않았나보다. 제대로 된 상담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분들이니 어쩌면 당연하다. (문득, 상담을 처음 배우면서 두려움이 많았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이 부족한 선생을 믿고 끝까지 성실하게 강의를 들어 주셔서 어찌나 감사한지! 산재 환자분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시다가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아픔을 겪으신 분들이다. 마음 속에 억울함, 절망감, 외로움 등이 쌓여서 괴로워 하실 수 있다. 하지만 환자를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산재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먼저 환자분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가신다면, 조금이라도 환자분들 마음이 밝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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