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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새벽에 페이스북에서 만난 분 이야기: 최종순 사회사업가지식 공유하기(기타)/사회복지사를 위한 Self-care(한사협) 2021. 12. 12. 05:41728x90반응형
보통 나는 새벽 4시 30분 경에 일어나서 글을 쓴다. ('이 인간은 뭔데 이렇게 글을 많이 쓰나?' 꾸준히 올라오는 내 글을 읽으면서 이런 질문을 떠올려 보았다면, 아마 답이 될 터.) 내가 특별히 부지런해서 일찍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냥 새벽에 집중이 잘 되고 일이 잘 된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다른 때는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데, 새벽에는 너무 집중이 잘 되었다. 그 이후로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할 때면 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하게 되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쓰다가 가끔씩 쉬면서 SNS를 들여다 본다. 그런데 (외국 친구들 외에) 꼭두새벽부터 뭔가 활동하고 있는 SNS 친구가 보일 때가 있다. 어제도 그랬다. 새벽에 일어나서 글도 쓰고, 강의 준비도 하고 있었는데, 7시쯤 어떤 분께서 내 Facebook 글에 좋아요를 누르셨다. 글 하나에만 누르시는 게 아니라 연이어서 누르셨다. 누군가 들여다 보았더니, 최종순 선생님. SNS 친구일 뿐, 만난 적도 없고 실제로는 잘 모르는 분이다. 하지만 어제는 왠지 인사도 하고 말도 붙여 보고 싶었다. 반가운 마음이 앞서긴 했지만, 진짜 용건은 따로 있었다. 나야 그렇다 치고, 이분께서는 토요일 새벽에 컴퓨터 앞에서 도대체(?) 뭘 하고 계시는 건지 알고 싶었다.
나: 최종순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 새벽에 갑자기 웬 페북 메시지? 하시겠지만, 늘 좋아요 눌러 주시는 분께 그냥 인사 드리고 싶어서요. (사실, 주말 토요일 이 새벽에 뭐하시나 궁금하긴 합니다.) 저는 보통 새벽 4시쯤 깨서 이 시간에 번역을 하거나 글을 쓰곤 합니다. 아침잠이 많은, 그런데 잠귀가 밝은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새벽에 능률이 높아서 어쩔 수가 없네요. 하하.
최종순: (아래 사진을 보내셨다.) 어젯밤, 이 기사를 두 번 읽고 정말 공감되고 도움이 되어서 감사 인사 드리고 싶었는데, 방금 전에 페북에 딱 그 내용이 올라와서요.
이재원: 저는 이 책을 번역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1) 사회복지사에게는 어디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외딴 곳에 가서 기도나 명상하는 활동은 별로 의미가 없다. (너무 바쁘다.) (2) 자기-돌봄 활동이란 게 별 게 아니다. (3) 그냥 지금 현재 상태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최종순: 정말 공감되고 감사해요.
이재원: 깊이 들어갈 필요 없이, 그냥 여기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자기-돌봄 방법을 보급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시려면, 그냥 쉬운 방법을 쭉 펼쳐 놓고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그 중에서 선택해 보라고, 개인에게 맞게 조합하면 된다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보자고 제안하는 방법을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관계와 조직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상, 관리자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조직적인 차원에서 노력한다면, 금방 성과가 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성과란 게 별게 아닙니다. 그냥 시도 자체가 성과입니다.
최종순: 네, 감사드려요. 업무 공간 변화 부분... 특히, 올해 제 업무 공간을 새롭게 정리하고 바꿔서 글 내용이 많이 공감되었고, 그래서 더 감사했어요.
이재원: 관심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이 새벽에 뜬금없는 메시지 드렸는데도 반응해 주셔서 더욱 감사하고요. 제가 올리는 변변찮은 글에 관심 보여주셔서 진짜로 감사합니다.
최종순: 아닙니다. 책을 보며 사진 찍어서 감사 메시지 보내야지 했는데, 메시지가 와서 제가 더욱 감사해요. 저는 새벽에 강의 듣고 논문 찾아 읽다가... '내가 왜 사회복지 했는가' 그 기사(한국사회복지사협회 소셜워커 12월호) 읽어야겠다 했는데, 메시지가 왔네요. 지금 사무실입니다.
아이구야~ 아마도 대학원에 다니시나 보다. 늘 바쁘셔서 금요일 밤 - 토요일 새벽까지 시간을 내서 공부를 이때 하시나 보다. 나는 이 분이 여수시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 직함을 달고 계시다는 사실 외에는 어떤 분인지 거의 모르지만 주말 새벽까지 퇴근도 안하시고 공부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으니, 다른 건 몰라도 학구열 하나는 끝내주는 분이시구나, 생각했다.
<사회복지사를 위한 자기-돌봄, A부터 Z까지: 업무 공간>
여하튼, 내가 번역한 원고가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하셔서, 최종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업무 공간 변화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업무 공간을 보여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 드렸다. (흔쾌히 응해 주셨다!)
최종순: 제 자리는 사무실 출입구에 있습니다. 보통 사무국장 자리는 더 안쪽에 있습니다만, 제가 입구에 자리를 둔 이유는 사무실로 출입하시는 모든 이용인 분들을 제가 먼저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곰곰 생각해 보면, 다른 층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제게 결재 받으려면 여러 선생님들 사이로 들어와야 해서, 동선을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올해 제 업무 환경을 깨끗히 정리하고 많이 바꿨습니다. 그동안 일하면서 항상 정리하고 싶었는데, 마침 관장님께서 제자리가 좁다고 넓은 책상을 지원해 주셔서, 일하는데 참 편하고 좋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번역해 주신 글이 더 많이 공감되었고, 그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앞으로는 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고맙습니다. ^^
내가 번역해서 공유하고 있는 글을 의미 있게 읽으셨다니 참 반갑고 감사했다. 보통, 글은 독자에게서 돌아오는 피드백이 조금 늦지만, 이렇게 실제로 돌아오면 제대로 진하게 돌아온다. 글이란 사람 마음을, 영혼을 깊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서 변화가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종순 선생님처럼 내가 번역해서 공유한 글을 통해서 작은 실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시는 분이 계시기 떄문이다.
최종순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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