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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럴 수밖에 없는 좋은 이유 #2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1. 12. 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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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며칠 전 쓴 글("그럴 수밖에 없는 좋은 이유")에 예상보다 많은 분들께서 호응을 해 주셨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사연이 있어서 정리해서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아래 박스 링크를 클릭하셔서 원래 글을 읽고 오시라. 

     

     

    그럴 수밖에 없는 좋은 이유 #1

    주로 사회복지사 동료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짜증이 날 때가 있다. 학생들이 지나치게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지식/기술"만을 원한다는 느낌이 들 때. "도대체 왜, 사회복지사는 요기 바로 눈

    empowering.tistory.com


    <사연 #1>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김미애 선생님(해결중심모델을 열심히 알아가고자 하는 이)께서 흥미로운 답글을 달아 주셨다. 우리가 덧글로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사진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사전에 보여 드리고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다.)

     

    김미애: 저도 이 질문("그렇게 말하고 행동하실 때는 그럴 만한 좋은 이유가 있을 텐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 제가 좀 알 수 있을까요? 말씀을 해 주실래요? 부탁 드릴게요.") 처음에 이 질문을 접하고 웃음과 함께, “우와” 했더랬습니다. 저는 저희 꼬마에게 이 질문을 종종 쓰는데, 기가 막히게 멋진(?) 대답이 나오더라고요. 

    이재원: 기가 막히게 멋진 답변, 궁금한데요? 하나만 알려 주세요. 

    김미애: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데 내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나는 놀고 싶거든요.” 제가 하라는 거랑 자기가 하고 싶은 거랑 달라서 그렇다더라고요. 할 말이 없었어요. 뒤에 “그럼 뭐가 좀 달라지면 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였으나, “몰라요” 라고 했던 것 같아요. 

    이재원: 빙고! 예상했던 답변. 이 내용을 저에게 파시죠. 2탄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사례로 집어 넣을게요. (허락해 주실 거죠?)

    김미애: 예상하실 줄 알았어요. 저도 그 대답을 듣고, “맞다!!” 했거든요. 꼭 제 사례라고 얘기해 주시고, 혹시 꽁꽁군을 만나게 되는 날 아이스크림 하나 꼭 사 주세요!! 
     
    이재원: 하나는 좀 서운하고요, 온 가족이 드시도록 여러 개 선물하겠습니다. 
     
    김미애: 센스쟁이!


    [이재원 생각] 

     

    상대에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좋은 이유'를 물어볼 때, 우리는 '지금 이 상황을 내가 함부로 판단하지 않겠다. 그 대신, 그대가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기준으로 삼겠다' 라는 태도를 기본적으로 전제한다. 따라서 상대가 그 어떤 식으로 답변을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김미애 선생님께서 아드님의 답변을 들으신 후에 "할 말이 없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을 보면 수용적인 태도가 그대로 엿보인다. 그리고 김미애 선생님께서 후속 질문을 기가 막히게 이어 가셨다는 점을 꼭 언급해야겠다: "그럼, 뭐가 달라지면 할 수 있을까?" 한 마디로, 이 질문은 "너는 무엇을 원하니?" 질문이다. 내가 끌고 가려는 방향보다, 상대가 원하는 바에 초점을 맞추는 질문이다. (해결중심질문을 요약한다면 바로 "너는 무엇을 원하니?"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사연 #2> 마찬가지로 내가 올린 글에 김정현 선생님께서 흥미로운 답글을 달아 주셨다. 우리가 덧글로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사진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사전에 보여 드리고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다.)

     

    김정현: 바람에 스치듯 해결중심모델을 조금 접하고 교육복지사로 일할 때 복잡한 가정사로 가출한 상태에서 10시 쯤 등교해서 복지실에 와 뒹굴거리다 하교하는 애가 있었어요. 선생님 글에서처럼 "가출했는데도 학교에는 오는 좋은 이유"를 물었죠. "밥 먹으러" 온대요. 너무 뜻밖이었어요. 알고 보니 아르바이트한 돈은 숙소 제공해 주는 언니들이 가져가고, 먹을 때도 눈치보여서 실컷 못먹는다며, 이 아이를 꾸준히 잘 도울 수는 없었지만 그 질문을 통해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고 다르게 볼 수 있었지요. 

     

    이재원: 감동적인 스토리네요. 제가 사용해도 될까요?

     

    김정현: 그럼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었을 때, 가출한 아이에게 덧입혀진 선입견 껍질이 벗겨지는 것 같았어요

     

    이재원: 선생님께선 “이미” 훌륭한 해결중심실천가시네요. 그 시선을 존경합니다. 

     

    김정현: 너무 작은 부분인데 격려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게시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이재원 생각] 

     

    질문이란 무엇인가? 질문이란,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행위다. 질문이란 상대가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상대에게 주도권과 우선권을 주겠다는 정중한 태도 그 자체다. 김정현 선생님께서 해당 학생에게 "가출했는데도 학교에는 오는 이유"를 물어 보셨을 때, 이 학생은 '철저하게 자기 관점에서 현실을 말할 수 있는 마이크'를 쥔 셈이다. 김정현 선생님을 믿었기 때문에, 김정현 선생님께서 자기를 비심판적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했을 터. 김정현 선생님께서는 '너무 뜻밖이었어요' 라고 말씀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학생에게 '학교에 오는 행위'는 '적어도 잠시만이라도 눈치 안 보고 마음 편히 밥을 먹는 행위'와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학생이라면, 누가 겨우 '마음 편히 밥 먹으러' 학교에 오겠는가.) 김정현 선생님께서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주신 바와 같이, 해결중심 질문은 테크닉과 철학이 절묘하게 일치할 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우아한 효과를 가져온다.


    <후기>

    글을 쓰면서 두 분께 글과 사진(?)을 사용해도 되는지 따로 여쭈어 보았다. 

    이재원: 김미애 선생님, 제가 글을 썼는데요(아직 미발행/미완성), 선생님께 허락을 구하려고 미리 보여 드립니다. 페북 사진을 썼는데, 싫으시면 내리겠습니다. (너무 친근해 보여서 좋았어요. 아드님도 나와서 좋았구요.) 글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제 코멘트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김미애: 이 사진이라면 쓰셔도 됩니다. 
    이재원: 제일 허락하시기 쉬운 사진을 골랐는데, 다행이네요. 사진이 들어가야 친근감도 더 들고 좋거든요. 
    김미애: 역시 센스쟁이!  

    이재원: 김정현 선생님~ 제가 아래 링크처럼 글을 썼는데요(아직 미발행), 선생님께 허락을 구하려고 연락 드립니다. 당연히! 허락 안하셔도 됩니다. 
    김정현: 물론 사용하셔도 되구요, 관련 부분만 복사해서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재원: (선생님께서 예전에 페이스북에 올리신 사진을 편집해서) 이렇게 사진을 쓰려고 하는데요, 싫으시면 그냥 글만 소개하겠습니다.
    김정현: 본문 잘읽었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사용하세요. 이런 사례까지 꼼꼼히 챙기시는 선생님 존경합니다(사진찾느라 또 꼼꼼 검색하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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