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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관리에서 해결중심적으로 목표를 합의하는 방법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1. 12. 27. 06:52728x90반응형
여기, 조금은 험상굿게 생긴 아저씨가 있다. 데이브 빨라졸로(Dave Palazzolo) 씨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살고 있는 40대 후반 남성. 위 사진 속 데이브는 뭔가 불만스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유가 뭘까? 얼마 전부터 오후에 그가 넷플릭스 프로그램을 시청하려고 하면 그의 집 주차장 앞쪽으로 누군가 접근해서 알람(절도 방지 시스템)이 울리곤 했다. 데이브 씨는 주차장 앞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열어본 CCTV 녹화 영상 속에서 꽤 흥미로운 광경을 확인했다고 한다:
근처에 살고 있는 어떤 자전거 속도광(?)이 데이브 씨 집앞에 넓게 펼쳐져 있는 광장(?)을 누비면서 라이딩을 하고 있었다. 데이브 씨는 매일 시계처럼 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서 방문하는 이 꼬마 불청객을 어찌 처리해야 할지 며칠 동안 고민했다.
데이브 씨는 밤에 주차장 앞 마당으로 나가서 색분필을 사용해서 레이싱 도로를 그렸다.
다음 날, 여느 때처럼 데이브 씨 마당을 찾아온 꼬마는 바닥에 그려져 있는 레이싱 도로를 보고 놀랐다.
하지만 친절한 집 주인이 자기를 위해서 도로를 그려준 사정을 눈치 채고, 그 길 위로 신나게 달렸다. 그 다음 날부터 데이브 씨와 꼬마 자전거 속도광은 분필로 그린 길을 매개로 포근한 관계를 맺었다. 꼬마 자전거 속도광은 계속 데이브 씨 마당 위를 달렸고, 데이브 씨는 꼬마를 위해서 분필로 길을 그렸다.
혹시 비라도 내려서 분필이 지워지면, 데이브 씨가 다시 길을 그렸다.
그러면 꼬마 자전거 속도광은 데이브 씨가 그린 도로를 마음 놓고(!) 질주했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명씩 이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음식 배달 오토바이도 찾아왔고,
유모차도 보란듯이 이 길을 질주했다.
그리고 십대 자전거 속도광 형아들도 마치 성지순례 하듯이 이 마당을 방문했다.
꼬마 자전거 속도광 Quinn의 아버지인 조쉬는 말한다: "전에는 서로 전혀 알지 못했던 우리가 이 재미난 자전거 길을 매개로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제 아들이 매일 이곳에 와서 노는 바람에 알람이 울렸고, 그래서 데이브 씨는 귀찮았을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따뜻한 행동을 해 주셔서 감사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다. 조금은 험상굿게 생긴 데이브 아저씨는 사실 굉장히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었다.
<동영상으로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에서 보세요>
이쯤 되면, 글 제목("사례관리에서 해결중심적으로 목표를 합의하는 방법")을 보고 읽기 시작하신 분들께서 의아해 하실 터: "도대체 이 글 제목과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 거지?" 라고 생각하시리라. 이제부터 하나씩 설명해 보겠다.
사례관리는 목적과 방향이 있는 원조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사는 생태체계 관점을 기초로, 당사자가 자립심을 가지고 살아가되, 지역 사회 안에서 다양한 관계망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고 기대한다. ('자립심'이나 '건강한 관계망'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보편적인 가치다.) 하지만 실제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사회복지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당사자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 예컨대, 당사자는 단 음식을 좋아해서 계속 먹으려고 할 수 있지만, 사회복지사는 안전이나 건강 상 이유로 당사자가 단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최소한 제한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당사자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를 어려운 말로 'important to'라고 표현할 수 있다. 'important'는 '중요한'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고 'to'는 대상을 가리키는 전치사다. 그래서 'important to'는 '~에게 중요한' 이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에게'에 해당하는 대상은 당사자이므로, 'important to'는 당사자가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중요한 내용을 뜻한다. 한편, 사회복지사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는 어려운 말로 'important for'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당사자를 위해서 중요한'이라는 뜻으로서, 당사자 자신에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사자를 돕는 사회복지사가 보기에 중요한 것을 뜻한다.
해결중심적으로 사례관리를 할 때, 당사자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 목표)와 사회복지사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 목표)가 서로 다르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할 가치는 'Win-Win'이다. 사례관리는 사회복지사나 당사자 혼자서 하는 활동이 아니라 '함께 하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합의가 중요하다. 당사자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 목표)를 일방적으로 반영하거나 사회복지사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 목표)를 일방적으로 반영하는 게임이 아니다. 양자 모두 동의하고 합의하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위 그림은 두 사람이 우아하게 왈츠를 추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례관리 과정을 동등한 파트너가 있는 'Win-Win 게임'이라고 칭할 때, 사회복지사와 당사자가 이렇게 왈츠를 추는 장면에 비유할 수 있겠다. 두 사람이 정말 멋지게 춤을 추려면, 서로 스텝도 맞추어야 하고, 팔 각도도 맞추어야 하며, 시선도 맞추어야 한다. 만약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스텝을 밟고, 팔 각도를 틀며, 시선을 거둔다면, 더 이상 다정하고 우아한 춤이 아니라 싸움박질이 될 터. 따라서 이 게임에 참여하는 두 사람은 최대한 서로 마음을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양자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 목표)가 다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지만 한 쪽이 너무 강하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그대가 해결중심모델을 사례관리에 적용한다면, 이런 대치 상황에서 결국 상대 당사자가 원하는 바에 우선권을 내어 줘야만 한다(물론, 최대한 서로 맞추려고 노력했다는 전제 하에서, 그리고 당사자가 원하는 바/추구하는 바가 당사자 자신에게나 사회복지사에게 심각한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왜냐하면, 해결중심모델에서 추구하는 최고 가치는 당사자가 원하는 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당사자는 본인 문제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
이제는, 데이브 씨와 꼬마 자전거 속도광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꼬마 자전거 속도광이 추구하는 바는 질주 그 자체였다. 데이브 씨 집 앞에 펼쳐진 광활한(?) 트랙을 질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무질서하게 질주하고 나면 알람이 울려서 데이브 씨는 괴로움/귀찮음을 겪어야 했다. 데이브 씨가 추구하는 바는 조용한 안정이었다. 그러나 데이브 씨가 꼬마 앞에 나타나서 '너, 임마~ 우리 집 앞에서 그렇게 자전거 타지 마! 내 차고 앞에 자꾸 얼쩡거리면 알람이 울려서 시끄럽단 말야!' 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꼬마 자전거 속도광은 두렵고 속이 상했을 터.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데이브 씨는 본인과 꼬마 자전거 속도광 모두가 만족할 만한 대안을 생각했다. 꼬마가 자전거를 타게 두되, 본인 차고 앞으로는 지나치게 가깝게 다가오지 않도록 자전거 도로를 그려 주었다. 양자 중에서 어느 한 쪽을 무조건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각자 관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을 보장하는 방법을 사용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데이브 씨는 꼬마가 풀어내고 싶은 질주 본능을 최대한 존중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데이브 씨가 선택한 방법은 대단히 해결중심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해결중심모델에서 추구하는 최고 가치는 당사자가 원하는 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당사자는 본인 문제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
<데이브 씨 경우와 유사한 실제 사례관리 사례 - 김소연 사회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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