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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점관점으로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일은 왜 어려울까? #2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2. 1. 3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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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점관점으로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일은 왜 어려울까? #2

     

    강점관점으로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일은 왜 어려울까? (두 번째 이야기)
    (*앞서 발표한 글과 제목은 동일하지만 내용은 정반대에 가까운 글을 써 보려고 한다.)

    강점관점으로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일은 왜 어려울까? 강점관점실천 접근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해결중심모델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자. 특히,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하기 힘든 이유를 '해결중심 이분법(해결-중심 vs 문제-중심)'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하겠다.

    아마도, 해결중심모델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용어/개념은 '해결-중심 vs 문제-중심'일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중심모델을 배웠고, 이 모델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 사람은, 지금까지 자신이 실천해 온 방식을 '문제-중심'으로 규정하기 시작한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복지관을 찾아온 분을 만나면서, 사회복지사는 '도대체 이 사람 문제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을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할지' 등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새롭게 배운) 해결중심모델에 따르면, 기존에 별 생각없이 활용해 온 모든 관점과 방법이 '문제-중심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존 방식은 내담자가 가진 모든 강점과 자원을 무시하므로, 모조리 나쁘고, 포기해야 하며, 심하게 말하면 박멸해야 할 절대악, 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주: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해결-중심'이라는 용어를 정확하게 설명해야겠다. 한국말에서 '해결'이라는 낱말은 주로 동사적으로 많이 쓴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문장이 대표적인 사례. 하지만 '해결-중심'이라는 말에 나오는 '해결'이라는 낱말은 '완료적 명사 용법'에 가깝다. 여기서 '해결'이라는 말은, '문제가 해결되어서 개선된 상태'를 뜻한다. 그러니까 '해결-중심'이라는 말은 '문제가 해결된 상태 = 강점을 정상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상태 = 긍정적인 상태'라는 뜻이다. 한 마디로, '해결-중심'이라는 말은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문제-중심'적인 방법을 떠나서 '해결-중심'적인 방법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아마도 해결중심모델에 푹 빠져 있는 분들조차도 이 질문을 정확하게 제기하거나 정확하게 답변해 본 적은 드물 것이다. 우리가 왜 '해결-중심'적으로 일해야 하냐면, 첫째, 이 시대가 문제나 결함에 초점을 맞추는 패러다임에서 강점이나 자원에 초점을 좀 더 맞추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흐름이 시대정신이기 때문이다. 가치이기 때문이다. 둘째, '해결-중심'적인 방법이 적어도 '문제-중심'적인 방법만큼이나 효과적이고 때로는 그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해결중심모델을 만든 개발자들이 경험적으로 알게 된 원리이며, 해결중심모델이 서 있는 밑바탕이기도 하다.) 달리 말하자면,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방법이 좀 더 실용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해결'중심'적으로, 그러니까 '강점이나 자원처럼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 정말로 효과적인지는 잘 모른다. 왜? 십 수년에 걸쳐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 모델을 개발한 사람들과 달리, 그냥 몇 시간 동안 강의를 듣거나 책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현실 속에서 치열하게 저울질하고 검증하지 않은 채,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좋대' 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고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그냥 막연한 생각으로 적용해 본 방법이 잘 먹힐 리가 없다.

    세상을 흑과 백으로만 나눌 수 있을까? 사람을 무조건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별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는 착하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가 처한 맥락에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는 나쁠 수도 있다. 현실은 무척 다면적이고 복합적이어서 함부로 이분법으로 나눌 수가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방식을 '문제-중심 vs 해결-중심'이라고 날카롭게 구분하는 해결중심 이분법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조금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절대적인 빈곤으로 며칠씩 굶었고 죽어가는 듯한 사람에게, 그가 겪고 있는 문제를 물어보는 행위를 무조건 '문제-중심'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문제가 반복되는 구조적인 원인이 뻔히 존재하는데, 이런 인과관계 매커니즘을 그냥 둔 채, 무조건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고 북돋아 준다고 해서, 문제가 개선될 수 있을까?

    대표적인 해결중심 가정 중에서 이런 게 있다: '내담자는 자신의 삶과 문제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전문가이다' 참 멋진 말이다. 무엇보다도 수천년 간, 전문가랍시고 마음대로 타인의 삶을 재단하고 난도질해 오던 무수한 원조 전문가들에게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한 방 먹이는 내담자 해방 선언이다. (사실, 내가 해결중심모델에 빠져든 이유도 해결중심모델이 가진 이런 전복적인 면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선언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자. 과연 그러한가? '자기 문제는 자기가 가장 잘 안다'는 속담도 있지만, 늘 그러한가? 어떤 영역에서도 다 그러한가?

    아니다. 어떤 경우엔 세상 사람들이 모두 깨닫고 느끼고 있는데도 정작 본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고, 어떤 영역에서는 전문가이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젬병인 경우도 있다. 우리는 어떤 영역에 대해서는 전문가 뺨칠 정도로 잘 알고, 잘 할 수도 있지만, 어떤 영역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고, 그래서 자신감도 적거나 없을 수 있다. 우리에게는 과학과 별로 상관없는 종교적인 문서를 정말로 문자 그대로 믿거나 과학적 사고와 대치시켜서 커다란 낭패를 보거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본 경험이 있다. 아무리 가치적으로 옳고, 멋지게 보인다고 해도, 어떤 원리를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이분법적으로 적용하려고 할 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다.

    자, 그러니까 강점관점으로 사회사업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는, 강점관점을 지나치게 단순하고 경직되게, 그러므로 결국엔 무식하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총천연색으로 채색되어 있는 세상을 흑과 백, 양자로만 해석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수천년간 '문제-중심'적으로만 사람을 도왔기 때문에 발생한 전문가주의 폐해를 정면으로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등장한 강점관점 원리를 (반대로) 지나치게 믿고 맹목적으로 추종하기 때문이다.


    2022년 1월 30일 이재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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