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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식이를 도우며 사회사업을 다시 배우다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2. 2. 18. 06:59728x90반응형
<참고> 본 포스트에 사용한 사진과 텍스트는 본인(심선진 사회복지사)에게 받은 것이며, 사용 허락을 받았음.
<이야기 #1>
저는 광식이(길고양이)를 통해 사회복지를 많이 배웠어요. 예전에 회계 업무를 맡고 있을 당시에, 사무실에 자주 놀러 오던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 주게 되었어요. 헌데, 그 친구와 만나면서 많은 일을 경험했고, 이 경험을 통해서 그 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방법을 배웠답니다: 고양이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방법, 세심하게 바라보는 방법, 지역사회 모임을 만드는 방법, 적절한 선을 찾는 방법, 사회복지사로서 나를 지키는 방법, 동료가 가진 강점을 찾는 방법, 나와 다른 이를 인정하는 방법.
조금 웃기긴 했지만, 길고양이 한 마리를 두고 가족을 역추적해서 가계도부터 그리고, 주변 고양이들과 환경 등을 고려해서 생태도도 그리면서 저 나름대로는 여러 방면으로 진지하게 그 고양이의 삶에 개입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는 고양이를 상대로 면담을 하면서 사례관리 양식을 채워 나가는 연습도 열심히 해 보았답니다. 물론, 진짜로 면담을 할 수는 없어서 복지관 동물병원을 수시로 들락날락 했지만요.
참으로 다행스러웠던 건, 오지랖 넓은 저 같은 회계 직원이 비공식적으로 벌인 길고양이 돌보기 프로젝트를 직장 상사들께서 혼내거나 반대하여 가로막지 않으시고 오히려 지지해 주셨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저는 틈날 때마다 동료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길고양이를 잘 도와 줄 수 있겠는지 나름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시작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사례관리 쪽으로 발전되어서 정말로 활발하게 토론까지 할 수 있었어요.
너무나 안타깝게도, 그 고양이가 쥐약을 먹는 바람에 무지개다리를 건너 버렸고, 저도 이직을 하면서 이제는 그때 기억이 조금은 희미해졌지만, 그 고양이가 알려준 사회복지 가치나 실천 방법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특별히,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기관에서 강점관점실천을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도 직원들이 지역 주민을 만나면서 강점관점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고 계셔서, 저 또한 어떻게 하면 더 잘 실천할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 #2>
광식이(길고양이)를 돕고자 했지만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면서 하나씩 찾아서 배우고 익혀 나간 기록
1. 고양이의 언어와 행동에 대해 공부 → 상대방이 쓰는 언어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음.
2. 나와 밀당하는 고양이를 보며, 이전에도 내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신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음.
3. 잘 모르면서 고양이에게 화내고 자책한 나를 돌아 보면서, 고양이에게 너무 내 기준만 무조건 강요한 게 아닌가 반성했음.
4. 내가 정말 길고양이를 잘 도왔나? 사실 그들은 별로 도움을 원하지 않았는데 내가 억지로 도움을 준 것은 아닌가? 서비스 지원 자체에 대해서 반성했음.
5. 복지관에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어떡하지?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인식함. (지금 생각해도 동료들이 잘 받아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함.)
6. 어느 순간 고양이한테 의지하고 있는 나를 보며, 역전이 극복방법을 고민한 시간(고양이는 나를 큰 고양이라고 생각한다던데, 나는 고양이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음). 상담 기술에 대해 생각함.
7. 고양이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을 알게 되었고 이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왜 이전에는 지역 모임을 제대로 못했던가, 생각해 보았음.
8. 왜 나는 고양이가 처한 상황을 '문제'라고만 생각할까. 고양이는 고양이만의 생존 방식이 있고 강점이 있는데. 나는 왜 문제중심적으로만 생각했을까.
<이야기 #3>
이직하면서 썼던 자기 소개서 내용 중에서, 광식이와 관련된 내용.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겠습니다"
지난 해 우연히 복지관 사무실에 들어온 아픈 길고양이 덕분에 지역 주민들과 적정한 관계를 맺고, 관심사를 공유하는 공동체가 형성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픈 길고양이를 저 혼자서 돌보기가 어려워 복지관 주변에서 길고양이를 돌봐주시는 분들을 찾았습니다. 구청과 동물병원, 지역에서 길고양이를 도와주는 주민 모임이 함께 했습니다. 자연스레 복지관이 주민을 만나고 소통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이 때 길고양이 돌봄 외에도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지역주민들과 관계하며 함께 울고 웃는 저를 발견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지역주민과 맺는 관계의 깊이를 따지며 일을 했습니다. 저와 관계 맺는 지역주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응원하는 마음이 왜곡되진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내려놓고, 지역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주민들에게 의견을 묻고, 어떤 마을이 살기 좋은 마을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진심으로 주민과 관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든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상은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주간 이메일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계시는 심선진 사회복지사께서, 최근 연구소에서 발송한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시면서 적어 주신 내용이다.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내용이 정말 훌륭했다. 꾸밈 없이 담담하게 쓰셨는데, 일하시면서 여러 모로 세심하게 고민하셨던 마음이 나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 그래서 내 논평은 최대한 자제하고, 심선진 선생님께서 원래 써 주셨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동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하지만 반드시 언급해야 할 지점. 심선진 선생님께서 길고양이를 도우시면서 경험하신 놀라운 이야기는, 사회복지사가 개인과 지역사회가 보유한 긍정적인 자산(Assets)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구현한 훌륭한 강점관점실천 이야기다:
(1) 시작은 개인(여기에선 길고양이)적인 접근이었다. 한 마리 길 고양이를 만나서 정중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그를 좀 더 잘 돕고 싶어졌다. 고양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면서, 고양이를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말 못하는 고양이에게 '원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온갖 방법을 활용해서 그의 마음을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2) 어떤 개인에게 원하는 바를 묻는 행위는 사실, 그가 원하는 바가 기관 안에만 있지 않고 그가 거주하는 지역사회 안에 편재해 있으므로, 결과적으로는 지역사회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행위가 된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그가 개인적으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산(강점/자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 '이미' 존재하는 자산(강점/자원)을 연결짓는 결과로 이어진다.(3) 늘 기관 안에서만 서식하던 사회복지사가 기관 문을 넘어서는 일은, 막연하고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한 개인과 지역사회를 연결짓는 구체적인 연결 고리. 이는 뭔가 특별하고 극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개인이 원하는 바를 기관 문밖에서 찾아내고 연결짓는 과정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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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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