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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니까’로 글쓰기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3. 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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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써야 할 일이 생겨서 생각나는 대로 열심히는 썼는데, 어쩐지 ‘횡설수설’한 것 같아서 자신감이 안 생길 때가 있다. ‘횡설수설’이란, 논리적인 순서(질서) 없이 말을 이러쿵저러쿵 지껄이는 행동을 지칭한다. (그러니까) 글은 특정한 방향(주제)를 향해서 순서에 맞게 나아가야 하는데, 질서 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니 횡설수설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까)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글이 ‘체계적이고 계통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보통, 글쓰기를 잘 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나에게 글쓰기 재료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온갖 경험이 연속되는 일이니 누구나 글쓰기 재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러니까) 글을 쓰기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이미 누구나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둘째, 주제를 정하고 글쓰기 재료인 경험을 일관성 있게 재구성해야 한다. 글쓰기는 여기서부터가 어려워지는데, 왜냐하면 경험은 그냥 살아가기만 해도 자동적으로 얻을 수 있지만, 주제는 글쓴이가 능동적으로 초점을 잡아서 생각을 해야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생각 마당에 어지럽게 쌓여 있는 글쓰기 재료를 굳이 힘을 들여서(생각해서) 모으고 분류하고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때, 내 글쓰기가 횡설수설이 되는 이유는, 글쓰기 첫 번째 요소인 경험을 생각나는대로 쓰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글은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써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초점(주제)을 잡아야 하고, 초점에 따라서 생각해야 하고, 그 결과로 생기는 순서와 질서에 따라서 한다. 그렇다면 두 가지 세부 과제가 생긴다: (1)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 속에서 초점(주제) 잡기, (2) 초점(주제)를 따라서 논리적으로 문장을 전개하기.

    먼저, (1) 경험 속에서 주제 포착하기. 이는 그리 어렵지 않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경험한 일을 머리에 떠올려 보면서 가만히 지켜본다. 어떤 사건(에피소드)이라면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면서 탁, 하고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지 살핀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새벽에 아기가 울어서 엄빠가 잠에서 깨어나 젖도 먹이고 아기를 달래는 에피소드를 생각해 보자. 필사적으로 우는 아기 모습을 보면서 삶이란 아기부터 쉽지 않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젖을 물리고 난 후에도 찡얼대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기를 인내하며 부드럽게 달래는 엄마 모습을 보면서 모성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낄 수도 있다. 첫 번째 생각을 주제문으로 정리한다면,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정도가 될 것이고, 두 번째 생각을 주제문으로 정리한다면, “엄마는 위대하다” 정도가 되겠다.

    (2) 선정된 주제문을 기준 삼아 경험을 자세하게 풀어내면서 재구성하기. (그러니까) 이 작업을 하려면, 먼저 경험을 구체적인 에피소드로 쭉 전개해야 한다. (그러니까) 예컨대, 이렇게 먼저 쓴다: “우리 아기는 38일 된 신생아다. 이 시기 아기는 울고, 먹고, 자고, 싸고가 전부다. 어젯밤에도 우리 아기는 무시로 울었다. 그냥 울지 않고 매번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맹렬하게, 필사적으로 울었다. 수유를 준비하는 그 짧은 1, 2분 사이에도 자지러지게 울었다.” 이렇게 쓰고 나면 일상 경험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리한 단락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다음에는 단락을 새로 바꾸어, 해당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마음 속에서 생각한 바, 즉 주제문을 적는다. 그리고 주제문을 점차로 구체적인 문장으로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러니까) 예컨대, 이렇게 써 볼 수 있겠다: “아기가 필사적으로 우는 모습을 보면서 ‘삶은 누구나 힘들구나’ 라고 생각했다. 엄마, 아빠는 험난한 현실 속에서 먹고 사느라 늘 힘들어하지만 행복한 아기 표정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아기에게도 생존은 지상 목표이고 먹고 살기 참 힘들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서 매번 울음으로 엄마에게 젖을 달라고 애원하고 매달려야 하니까.”

    결국, 글쓰기를 잘하려면 주제를 중심으로 떠올린 생각을 일정한 순서와 질서에 따라서, 체계적이고 계통적으로 쓸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목적지(주제)로 향하는 길을 이탈하지 않으면서도, 내용은 상세하게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 작업을 쉽게 도와줄 비법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그러니까’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잠깐만 이 글 전체를 다시 읽으면서 필자가 괄호 안에 ‘그러니까’를 몇 번이나 써 놓았는지 세어 보라. 필자는 이 ‘그러니까’ 표시를, 어떤 문장을 좀 더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지점에 배치했다. (그러니까) 이 단어 앞 내용보다 뒤에 나오는 내용이 상대적으로 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하다. 그러면서도 앞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이 방법을 쓸 수는 없다. 필자도 모든 후속 문장 앞에 ‘그러니까’를 배치하진 않았다. 하지만 핵심 주제를 잃지 않고 상세화, 구체화 해야 할 지점에서는 언제든 쓸 수 있겠다. (참고로, ‘그러니까’ 단어 자체는 실제로 써도 좋고, 머릿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생략해도 된다.)

    요약하자면, 좋은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도, 무질서한 생각 재료를 관통하는 초점(주제)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주제에 대해서 성실하게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글 재료(생각)을 배치하고 전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도구가 ‘그러니까’이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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