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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배 고픈 건 못 참겠더라구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4. 30. 14:28728x90반응형
[사진 #1] K 선생님: 이용인 일상.
"아마 저 날, 이용인 분들이 단체로 어디 여행을 가시는 날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지나가는데, 저 이용인 분께서 '나 여행 가지롱~' 하며 저를 놀리시더라구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부 활동을 전혀 못했는데, 이번에 (물론, 무척 조심스럽게) 가시게 되니까 너무 좋으셨나봐요. 그래서 저를 보시고는 신나는 마음을 표현하신다고 느꼈어요. 보시면 모자까지 꺾어 쓰시고 신나게 춤까지 추시면서 한껏 여행 기분을 내고 계시잖아요? 그 모습이 너무 즐거워 보여서 얼른 휴대전화를 꺼내서 한 컷 찍었어요."
[이재원 피드백]
일단 사진이 너무 재미있고 생동감이 있습니다. 집단을 찍은 사진이 아니라, 온전히 한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개별화된' 사진이라서 좋습니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분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여행을 못 가고 답답해 하지는 않으실 거 아닙니까? 저도, 선생님도, 우리 모두도 답답해 하고 있지요. 이렇게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진이라서, 좋은 사진인 것 같아요. 아울러서, 두 분 사이에 밝고 명랑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좋습니다.
[사진 #2] H 선생님: 동생의 반려견.
"이 강아지는 제 동생이 키우는 강아지에요. 이름은 황태, 라고 하는데요. 이 날, 제 동생이 무슨 일이 있어서 제가 대신 돌봐주는 날이었어요. (이재원: "우와~ 귀엽네요. 두 분, 동물을 좋아하시나 봐요?") 네, 맞아요. (이재원: "얼마나 좋아하시죠? 예를 들면요?") 제가 밥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픈 건 참을 수 있는데, 강아지가 배 고픈 건 못 참겠더라구요. 돈이 상당히 많이 나가지만, 강아지 맛있는 음식 사 주려고 5만원 넘게도 쓰고 그래요."
[이재원 피드백]
동물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 없다, 는 말이 있지요. 사회복지사는 남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여건이 되고 관심이 있다면) 선생님처럼 동물을 키우는 경험이 크게 도움 될 것 같아요. 반려 동물은 말 그대로 함께 사는 동물이고, 무엇보다도 책임감이 중요하니까요. 선생님께서 살아가시는 소소한 일상을 한 조각 엿본 것 같아서 친근하고, 자연스럽고, 재미있습니다.
2022년 4월 28일 오후 4~6시. 광주동구장애인복지관 동료들과 함께 두 시간 동안 '두 단락 글쓰기'에 대해서 공부했다. '두 단락 글쓰기'란 그동안 내가 SNS에 사진을 올리고 짧게 글을 쓰면서 생각한 나만의 글쓰기 방법론. '딱딱하게 정해져 있어서 매뉴얼 보면서 쓰는 업무용 글쓰기'도 아니고, '너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사회사업 글쓰기'도 아니다. 일상 속에서 품게 된생각과 감정을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생활 글쓰기 방법론이다. '두 단락 글쓰기'가 무엇인지 강의 자료 중 일부를 공유한다:
두 단락 글쓰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위해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후배 오진희 사회사업가께서 쓰신 글을 인용했다. 오진희 선생님께서 페이스북에 남긴 단상이었는데, 일상 생활 속에서 경험한 작은 일에 앵글을 잡아서 진솔하게 쓴 글이다. 평소에 내가 늘 말하는 좋은 글 3요소(솔직한 글, 쉬운 글, 깊은 글)를 모두 갖춘 좋은 글! (오진희 선생님에게 사진과 글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오진희 선생님 글 구조를 분석하면: (1) 무엇을 찍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강렬한 사진, (2) 일어난 에피소드를 시간 순서대로 자연스럽게 쓴 서사/묘사 단락, (3) 해당 에피소드를 경험하면서 느낀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후 솔직하게 기술한 단락, 으로 나눌 수 있겠다. 사실, 오진희 선생님 글에는 에피소드 단락 앞에 글 소재가 되는 둘째 딸을 일반적으로 소개하는 도입 단락이 붙어 있지만, 보완적이므로 생략해도 무방하다.
위 글은 내가 페이스북에 직접 쓴, 세 단락 글이다. 한참 벚꽃이 지고 있는데 육아 때문에 꽃 구경 한 번 하지 못하다가,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고 생긴 짬을 이용해서 아내 손을 붙잡고 산책을 다녔다. 그러다가 어느 허름한 동네 아파트 앞에서 곱게 핀 벚꽃을 보고, 간단한 생각을 한 후에 쓴 글이다.
위 글 역시, 내가 페이스북에 직접 쓴, 두 단락 글이다. 나는 아내에게 실없는 장난을 자주 치는데, 저 날도 다이소에서 몰래(?!) 사 온 모형 대변으로 장난을 쳤다. 정교하게 설치하면서 아내가 크게 놀랄 거라고 기대했는데, 역시나 순수한 아내가 옴팡 속아 주었다. 하하하. 그 순간 느낀 감정을 두 단락으로 솔직하게 적어 보았다.
두 단락도 어려우신가? 그러면 사진과 더불어 딱 한 단락만 쓰는 방법부터 시작한다. 에피소드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사진을 좀 더 강렬하고 좀 더 선명하게 찍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무엇을, 왜 찍었는지가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 처갓집에 방문했다가 근처에 있는 4/19 기념공원에 들렀는데, 마침 4월 18일이라서 4/19 의거와 민주주의를 생각하면서 딸과 한 컷 찍었다. 그리고 구상 시인이 쓴 헌시 앞에서 딸에게 하고픈 말을 적었다.
내가 페이스북에 쓴 글로 예시를 하나만 더 제시한다. 아이를 키우면 매일 세탁물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온다. 매일 같이 빨래를 널고, 다 마른 빨래를 개고...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뭔가 의미를 찾아 내었다. 나는 마른 가제 수건을 접으면서, 세심하게 각을 잡으면서 묘한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너무 각에 집착하는 듯 하여 기분이 이상했지만, 동시에 몹시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재미있어서 글을 써서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솔직히, 글쓰기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가르칠 수 없다.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동구장애인복지관에서 나에게 의뢰해 주신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어떻게든 그럴 듯하게(압축적이면서도 내용이 탄탄한) 강의안을 마련해 내야만 했다. 특히, 글쓰기는 앞에서 강사가 아무리 청산 유수로 떠든다고 해도, 학생들이 글을 직접 써 보고 피드백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효과가 거의 없다.
대단히 짧은 시간 안에 강의 목표를 의미 있게 달성하기 위해서, 나는 (1) 정말로 훌륭한 예시 글을 제시하면서 '좋은 글'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2) 좋은 글 개념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단락쓰기 원리를 예를 들어 설명한 후에, (3) 짧지만 의미 있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두 단락 글쓰기'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리고 (미리) 동료들에게 받은 사진을 함께 들여다 보면서 마음 편하게 말로 사진을 설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솔직히, 일부 선생님들께서는 사진을 제출해 달라는 내 취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셔서 일반적으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재미없는' 사진을 내주셨다. (에고... 물론, 이 분들 잘못이 아니다. 명백하게 전달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하지만 이 글 맨 위에 보여 드린 것처럼, 많은 동료들께서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사진을 내 주셨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내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내가 1:1로 인터뷰를 할 때 사진에 대해서 품으셨던 생각과 감정을 마음 편하게 설명해 주셨던 것처럼 글을 쓰시라는 말씀이었다. 엄청나게 대단한 글을 쓰려고 하지 마시고, 일상에서 포착한 아주 작은 생각 덩어리를 그냥 편하고 자연스럽게 기록하시라는 말씀이었다. 솔직하고, 쉽고, (그러나 생각을 많이 해서) 깊은 글은 길이와 전혀 상관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고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의가 끝난 후, 동료들께서 말씀해 주신 후기>
김** 선생님: 좀 더 교육을 받아 보고 싶다고 생각되는 교육이였으며, 특히 1:1 코멘트가 좋았습니다.
박** 선생님: 시간이 아쉽네요. 글 쓰기 작성과 피드백 시간이 더 있었다면, 좋았을텐데요.
김** 선생님: 글쓰기가 어렵지 않다는 걸 느끼는 시간이 됐습니다.심** 선생님: 2시간으로는 부족해서 아쉽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1:1피드백도 받아보고 싶습니다.
최** 선생님: 현장에서 다양한 프로포절, 계획(안), 보고전, 상담일 지등을 써 오며 늘 부족함을 느꼈는데, 오늘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꼭 글써서 1:1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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