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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다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2. 5. 18. 07:29728x90반응형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는 3월 초부터 12주 동안(3개월 과정)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전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동료들과 함께 해결중심상담 기본 내용을 공부해 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가? '내담자가 달성하고 싶어하는 바람직한 미래 모습에 대해서 대단히 구체적으로 묻는' 보람질문 시퀀스 개념을 배우고 실제로 연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요한 맥락 하나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사례관리 방법을 공부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상담 모델을 배우고 있다. 사례관리에서 상담 업무가 차지하는 영역은,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중요하긴 하지만) 그리 크지 않다. 상담 모델을 피상적으로 익혀서 어설프게 사례 관리에 적용하면 안된다. 하지만 수많은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가가 예컨대, 상황이나 맥락과 상관없이 '무조건 해결중심 질문을 하려고 시도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어떻게 보면 대단히 어리석은) 방식을 택한다. 해결중심모델을 사례관리에 제대로 적용하려면 (1) 상담 영역에서는 적절한 맥락에서 적절하게 질문을 하되, (2) 상담 이외 영역에서는 해결중심적인 관점을 '적절하게 응용해서' 확대 적용해야 한다.
한편, 보람질문 시퀀스를 배우고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생에게 배운 질문법을 실제로 사용해 보는 방법이다. 올해 봄에 내가 가르친 학생 중에서 이 방법을 통해서 크게 성장하신 분이 계신다. '교남소망의 집'에서 일하고 계신 김행민 사회사업가. 나는 실습 과제를 내면서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는데(학생들 능력을 낮춰 보기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제대로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 분께서는 손에 꼽을 만큼 뛰어나게 잘 하셨다.
김행민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서 제출해 주신 과제물을, 해설을 곁들여서 소개한다.
<주의 사항>
(1) 김행민 선생님은 동료와 대화하실 때 보람질문 시퀀스를 사용하셨다. (코칭 세션이라고 봐도 무방)
(2) 이 사례를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상담은 전체 사례관리 과정 중 일부에 불과)
행민: 보통 선생님, 제가 질문 하나 할게요.
보통: 네.
[이재원 해설] 김행민 선생님은 보람질문을 구사하기 전에 내담자를 준비시키고 계신다. 해결중심질문은 모두 '대단히 낯선 질문'이기 때문에 내담자가 쉽게 적응하도록 공손하고 부드럽게 소개해야 한다. 아울러, 해결중심질문을 사용하기 전에 내담자와 라포를 충분히 형성해야 한다. 본 사례에서 김행민 선생님과 '보통' 선생님은 이미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답변을 쉽게 하신다고 본다.
행민: 뭐가 좀 달라지면, 선생님이 저를 만나기 잘했다고 생각하실까요?
[이재원 해설] 보람질문을 정확하게 구사하셨다. 목표설정질문이라고도 칭하는 보람질문은, '내담자가 달성하고 싶어하는 바람직한 미래 모습에 대해서 대단히 구체적으로 묻기 위한 질문'이다. 한 마디로, (현실적인 조건이나 어려움은 잠시 잊고 답한다면) '당신이 원하는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인가요?' 라고 묻는 질문.
보통: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좀 밝아지면요?
행민: 뭘 보면 보통 선생님이 밝아졌다고 알 수 있을까요?
[이재원 해설] (1) 해결중심질문을 던진다고 해서 상담자가 원하는 답변이 바로 나오진 않는다. 그러므로 대개는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서 내담자가 말한 내용을 최종적인 목적지까지 부드럽게 이끌어 나간다. 우리가 도달하려는 최종적인 목적지는? '내담자가 달성하고 싶어하는 바람직한 미래 모습(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린 이미지)'이다. (2) 내담자가 추상적으로 답했기 때문에, 김행민 선생님은 '액션 토크(뭘 보면) 질문'이라고 칭하는 후속 질문을 통해서 내담자가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시각적으로/행동적으로) 끌어내려고 시도하셨다.
보통: 우울하지 않는 거요...?
행민: 우울한 것 대신에,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으세요?
[이재원 해설] 내담자가 원하는 바는 '우울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는 무엇이 없어지길 바란다, 는 부정적인 답변이다. 해결중심상담에서는 목표를 쉽게 달성하려면, 무엇을 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포함하는 방식이 옳다고 본다. 따라서 김행민 선생님께서는 '우울한 것 대신에,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으세요?'라고 질문해서, 무엇이 있길 바란다, 는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내려고 하셨다.
보통: 활기차고... 긍정적이고, 사람들이랑 즐겁게 이야기도 하고, 제가 그래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행민: 아~ 보통 선생님이 활기차고 사람들이랑 즐겁게 이야기도 하고,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긍정적으로 바뀌었구나’ 하고 알 수 있을까요?
보통: 네. 그럴 거 같아요.
[이재원 해설] 보람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변은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뀐다'였다. 그런데 이는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싶다'는 답변과 거의 비슷한 답변이다. 이제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내담자가 원하는 삶은 '활기차고 긍정적인 삶'이다. 이제 이 항목을 더, 더, 더 구체적으로 끌어내야 한다.
행민: 선생님은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활기차구나’ 라고 느끼세요?
보통: 뭔가 활동을 할 때요.
행민: 어떤 활동이요?
보통: 지금은 아닌데... 날씨 좋은 날 카페에서 공부하거나, 운동 다닐 때 그랬어요. 운동을 하면 좀 활기차지는 거 같아요.
[이재원 해설] 김행민 선생님께서는 '액션 토크(뭘 보면)' 질문을 다시 한 번 더 구사하셨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할 때 활기찬 기분을 느끼느냐?' 라고 질문함으로써, 내담자가 활기찬 상태일 때 하게 될 구체적인 행동을 말해 볼 수 있도록, 다시 말해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행동적 언어로 내담자가 원하는 상태를 물어보고 있다.
행민: 그러면, 어떤 운동을 하고 싶으세요?
보통: 필라테스랑 요가를 찾아봤는데, 저한테는 요가가 맞을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는 봤는데 코로나 때문에 하지는 못했어요.
행민: 아, 지금은 거리두기가 좀 풀렸는데.
보통: 그래서 할까 말까 다시 생각 중이에요.
[이재원 해설] (1) 내담자는 두 가지 주제를 이야기 했다. 그 중에서 김행민 선생님께서는 '운동(요가)'을 선택하셨다. 항동안, 이 운동이라는 주제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누시려고 한다. 하지만, '카페에서 공부하기'도 좋은 주제다. 따라서 운동을 주제로 대화를 한참 하고 난 후에라도 잊지 말고 다시 돌아와서 '카페에서 공부하기'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 그렇다면 김행민 선생님께서는 어째서 내담자가 먼저 말한 '카페에서 공부하기'가 아니라 '운동'에 대해서 먼저 대화를 나누려고 하실까? 내 추정으로는, 보통 선생님이 조금 더 '활기찬 기분'을 느끼시길 원했기 때문인 것 같다. (우선은, 적절하게 선택하셨다고 판단한다.) (2) 지금 우리는 '보람질문' 안에서 질문을 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미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담자는 미래 목표와 관련해서 '이미 알아본 바'에 대해서 답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긍정적인 신호다. 우리는 미래 이야기를 할 때도 과거에 이미 자신이 해 본 행동을 근거로 말을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행민: 요가를 한다면, 어떤 부분이 보통 선생님한테 맞을 거 같으세요?
보통: 운동을 하게 되면... 뭔가 제가 저를 돌보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운동 강도도 그렇게 많이 세지 않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은 유산소를 한다고 하니까 저한테 맞을 거 같았어요.
[이재원 해설] 이제 김행민 선생님께선 한동안 운동(요가)에 대해서 더, 더,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시려고 한다. 위 질문은 요가가 어떤 점에서 당신에게 맞아서 하려고 하느냐, 는 질문이다. 이 지점에서 다른 질문을 해도 무방하다. 만약에 운동(요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물어보기만 한다면.
행민: 만약에 간다면, 일주일에 몇 번 정도 갈 생각이세요?
보통: 매일반은 솔직히 힘들 거 같고... 1주일에 3번 가는 걸로 할까 생각했어요.
행민: 벌써 다 알아봐놓으셨네요~ 그럼 등록을 한다면, 언제쯤이 좋을 거 같으세요?
보통: 다음 주까지는 저녁에 일이 있어서 5월 둘째주 쯤이 좋을 거 같아요.
행민: 아~ 그럼 5월 둘째주 쯤에 주3회 가는 걸로 요가학원에 등록한다, 하실 수 있을까요?
보통: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원 해설] 엇, 분위기가 야릇하게 바뀌었다. 김행민 선생님께서는 내담자가 운동(요가)와 관련해서 '이미' 대단히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계셨다는 사실을 인지하셨기 때문에, 내담자가 '이미 세운 계획'을 확! 잡아 당겨서 구체적으로 물어보셨다. 자, 원론으로 돌아가 보자. 보람질문은 다른 식으로 이해하자면, '내담자가 미래 행동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이다. 그런데 내담자가 '이미 세워 본 계획'이 있으니 궁합이 딱, 하고 맞아서 그 방향으로 나아가신 거다. (대단히 훌륭한 지점!)
행민: 그럼 또 뭘 보면 선생님이 활기차다는 걸 알 수 있나요?
보통: 사람들을 많이 만날 때요.
[이재원 해설] 여기에서 구사하신 '또 있나요?' 질문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는 내담자가 '활기차게 생활하고 싶다'에서 출발했다. 내담자가 '운동(요가)'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거다. 이제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운동(요가)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심지어는 그 대화 내용이 마치 '계획세우기'로 느껴질 정도로 세부적이므로, 다음 단계로, 또 다른 이야기 덩어이로 나아가는 거다.
행민: 누구를 만나나요?
보통: 친구나... 회사에서도 입주인분들이나 직원들 많이 찾아가고...
행민: 친구는 어떤 친구요?
보통: 직장동료였다가 지금은 아닌데, 가까이 사는 동생이 있고요.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도 있고...
행민: 가까이 사는 동생은 자주 만나시나요?
보통: 예전엔 자주 봤었는데 코로나도 있고, 직장이 달라지면서 예전만큼 자주 보지는 못해요.
행민: 그분과 만나면 보통 뭘 하시나요?
보통: 맛있는 거 먹고, 그 친구도 사회복지 하니까 일 이야기 하고 그래요.
행민: 맛있는 거 뭐 드세요?
보통: 떡볶이 좋아해서 자주 먹었는데, 지금은 그 친구가 다이어트를 해서 못 그래요.
행민: 아~ 그러시구나. 그럼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는 어떤 친구예요?
보통: 중학교 때부터 친했는데 그 친구는 일찍 결혼해서 애가 셋이나 돼서 많이는 못 만나요. 멀리 살기도 하고.
행민: 그 친구를 제일 마지막으로 보신 게 언제예요?
보통: 올해 초인가... 다이어리 보니까 작년 11월이네요.
행민: 그때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보통: 친구가 먼저 연락이 와가지고... 그 친구가 저희 집으로 왔었어요.
행민: 친구분이 선생님을 만나러 오시는 편이었나요?
보통: 아니에요. 제가 갔어요. 그런데 이제 애들이 좀 커가지고 지난번에는 친구가 시간 내서 저희 집으로 왔어요.
행민: 그전에는 선생님이 친구분 집으로 가셨어요?
보통: 네. 그런데 집에서 보면 애들 때문에 이야기를 하기가 좀 어려워요.
행민: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친구분과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으신거죠?
보통: 네. 그렇죠. 그래서 지난번에는 친구가 저희 집으로 왔어요.
행민: 지난번처럼 선생님 집에서 만나니까 좋으셨어요?
보통: 네. 아무래도 주의를 분산시키는 상황이 안 생기니까요.
행민: 그러면 그 친구분과 만남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보통: 중간에서 만나거나, 아니면 친구네 집 근처에서 봐도 될 거 같아요.
행민: 그래요? 두 분이 만날만한 장소가 있을까요?
보통: 친구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줄이려면, 제가 친구네 근처로 가서 카페 같은 데서 만나면 될 거 같아요.
행민: 친구분 집은 어디쯤이에요?
보통: 용인이요.
행민: 그럼 거기까지 어떻게 가세요?
보통: 강남에서 버스를 타는데... 아님 쏘카 렌트해도 될 거 같아요.
행민: 그러시구나~ 그럼 보통 주중에 만나세요, 주말에 만나세요?
보통: 주중에는 제가 일을 하니까 연차를 써야 하고요, 주말이 좋을 거 같아요.
행민: 그럼 주말에 쏘카 렌트해서 친구분 댁 근처로 가서 만나시면 좋겠네요.
보통: 네. 그러면 괜찮을 거 같아요.
행민: 그러면 만나자는 연락은 주로 누가 먼저 하세요?
보통: 지난번에는 친구가 먼저 했으니까, 이번에는 제가 먼저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행민: 언제쯤 보자고 하면 좋을까요?
보통: 친구 스케쥴도 있으니까 주말에 언제 괜찮은지 전화해서 물어봐야겠어요.
행민: 네. 그럼 이번 주에 연락하셔서 약속 정해지시면, 다음 주에 저 만날 때 알려주시는 걸로 해도 될까요?
보통: 네. 그럴게요.
[이재원 해설] 내담자가 꺼낸 친구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하지만 정중하게 질문해 들어가다니... 대단한 재능이다. 김행민 선생님께서는 대단히 부드럽게 , 그러나 꼬치꼬치 질문하셨다. 내담자는 '코너에 몰리는 줄 모르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코너로 스스로 들어가고 있다.' 이 코너는 '내담자가 원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말하기'이다. 우리가 보람질문을 구사해서 생생하게/구체적으로 그리고 싶었던 바로 그 목적지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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