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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가 글쓰기를 힘들어 하는 두 가지 이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9. 27. 07:50728x90반응형
최근에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회복지사 다섯 분과 글쓰기를 공부하고 있다. 그냥 글쓰기 공부, 라고 말하면 너무 막연하다. 우리는 '실용적인 글쓰기'를 공부하고 있다. '실용적인 글쓰기'는 탁석산 (철학)박사께서 쓰신 글쓰기 책에서 알게 된 개념(구분)이다. 탁석산 박사님에 따르면, 예컨대 시나 소설 같은 본격적인 문학적 글은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잘 쓸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런 문학적인 글은 천부적인 재능을 기반으로 쓰는 글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문학적이지 않은 글, 그러니까 문학적 글을 제외한 글은 열심히 배우고 연습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잘 쓸 수 있게 된다. '문학적 글을 제외한 글'이 바로 '실용적인 글'이고, 내가 사회복지사 다섯 분과 함께 공부하고 있는 글쓰기 대상이다.
그런데 우리가 함께 공부를 하다 보니, 어째서 사회복지사가 글쓰기를 힘들어 하는지, (조금 더 또렷하게 말하자면) 왜 사회복지사 글을 잘 쓰지 못하는지가 드러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구체적인 방향 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는 늘 바쁘다. 시간은 없고 일은 많은데 결과물을 토해 내라고 끝없이 요구받고 있다. 글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할 시간 없이 글을 쓰는 일이 많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쓴다. 이는 사회복지사가 글을 잘 못 쓰는 두 번째 이유로 연결된다: 사회복지사 글에는 논리적인 구멍이 많다. 이 말은 뭔가 엄청난 논리적 구멍을 뜻하지는 않는다. 글을 읽으면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느낌 정도를 뜻한다.
왜 이런 구멍이 생길까? 왜 글 분량은 적지 않은데, 읽어도 충분히 이해가 안 될까? 분명히 글 첫머리에서 마지막까지 정독을 했는데, 어째서 무슨 이야기를 쓴 건지 알 수 없을까? 글쓴이가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쓰기 때문이다. 생각 나는 대로, 주저리 주저리 뭔가 많이 쓰긴 했지만, 정작 독자가 글쓴이 생각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부분은 빠트리거나 내용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자에게 생소한 어떤 일(사건)을 설명할 때는, [A-B-C-D-E] 이렇게 전체적인 흐름과 진행 과정이 적절하게 드러나게 써야 한다. 그러나 글쓴이가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면 자신에게 중요한 부분만 자세하게 쓰게 되어 [A-C-C-C-E] 혹은 [B-C-E-E-E] 이런 식으로 쓰게 된다. 그러면 분량은 충분한데 아무리 읽어도 납득이 안 된다.
그래서 우리 글쓰기 클래스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분명한 주제를 세우고 글을 쓰는 방법이다. 생각나는 대로 쓰지 않으려면, 주제가 뚜렷해야 한다. 글감에 대해서 품는 내 생각과 감정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하게 이어지는 넋두리 같은 내용을 스스로 잘라내고 통제할 수 있다. 둘째, 생각 없이 쓰는 습관 때문에 글에 뚫리는 논리적 구멍을 찾아내 메꾸는 방법이다. 이는 내가 쓰는 글에서 어떤 부분, 어떤 이야기가 중요한지 알아야 가능하다.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를 뚜렷하게 세우고, 이 핵심 메시지를 독자가 효과적으로 이해하려면 어디를 강조하거나 자세하게 써야 할지를 판단한다. 내 생각이 자유롭게 흐르는 대로 글을 쓰지 않고, 독자 관점에 서서 그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을 차례대로 써야 한다.
어떤 글감에 대해서 내가 품는 생각과 감정이 글 내용이다. 이 내용을 일정한 순서에 맞춰서 표현한 구체적인 언어가 글 형식이다.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지 않으면 읽는 사람이 답답하다. 독자에게 전달해야 할 내용은 많은데 짧게 쓰면, 글이 간결하지만 모호해진다. 반대로, 쓸 내용은 적은데 무조건 길게 쓰면, 이해하기 어렵고 장황해진다. 어쩌면, 내용과 형식을 일치시키는 연습이 바로 글쓰기 연습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클래스에서 공부하시는 어떤 사회복지사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직장에서 글을 쓰면, 자세하게 쓰라고 피드백을 받아요. 그래서 자세하게 쓰면 또 너무 길다고 피드백을 받고요. 도대체 어떻게 쓰라는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먼저, 주제를 또렷하게 세우고, 독자 관점에서 내가 하는 말을 부드럽게 이해시키겠다는 생각을 해야 이렇게 모순된 '피드백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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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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