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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나로 하여금 울게 만들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9. 5. 06:40728x90반응형
많은 사람들이 '글을 간결하게 쓰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중요한 이유는 문장을 길게 쓰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어식 문법에 오염되어서 논리가 구부러진 문장을 사용하면 더욱 길게 느껴진다.
다음 문장을 서로 비교/대조해 보자.
(1) 슬픔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
(2) 슬퍼서 울었다.
(3) 슬펐다. 그래서 울었다.
(1)번 문장은 많이들 사용하는 흔한 문장이다. 그런데 아주 부드럽다는 생각은 안 든다. 당연하다. 완전히 영어식 표현이기 때문이다. 영어에선 무생물 명사가 주어로서 자주 나온다. 영어에선 괜찮다.
이 문장에서 슬픔은 형식상으로만 주어다. 의미상으로는 ‘이유’를 나타내는 부사어다. 의미상 주어는 형식상 목적어인 ‘나’다. 내가 울었는데 그 이유는 슬퍼서, 라는 말이다. 이래야 자연스럽다.
(2)번 문장은 주어가 ‘나’다. '슬프다'라는 형용사는 주체가 사람이어야 말이 된다. 왜냐하면 인간만이 슬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슬퍼도 (사람인) 내가 슬프고, 울어도 (사람인) 내가 운다. 그래서 자연스럽다.
이 문장에서는 주어인 '나'가 두 번 생략되었다: "(나는) 슬퍼서, (나는) 울었다." 접속사 '서'가 문장 두 개를 서로 이어 붙여 주었다. 형식상으로는 한 문장이지만, 실제로는 두 문장이다.
(3)번 문장은 (2)번 문장을 쪼개 놓았다. 뜻은 (1)번, (2)번 문장과 완전히 동일하다. 그런데 단문 두 개가 연이어 나왔다. 간결한 느낌이 든다. 주어가 (사람인) '나'이므로 '슬프다'는 형용사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2)번 문장과 (3)번 문장은 뉘앙스 상으로는 약간 다르다. (2)번 문장은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운 듯한 느낌이 든다. (3)번 문장은 한동안 슬퍼한 후에, 시간이 흐르고 운 듯한 느낌이 든다. 시간상 단절이 느껴진다.
'(무생물 주어: 예컨대 감정)가 (사람 목적어)를 (특정 행동)을 하도록 만들다'라는 문장 형식을 버리자. '그 (감정) 때문에 (사람이: 주로 생략) (특정 행동)을 하다'라는 문장 형식으로 바꿔 쓰자. 훨씬 더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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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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