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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사람은 시간을 멈춘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12. 5. 06:56728x90반응형
그대가 바자회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제일 먼저 명심해야 할 사항: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생각나는대로 쓰면 안 된다. 대단히 좋게 말해서 '생각나는 대로'이지, 이 말은 '생각 없이'와 뜻이 같다. 생각 없이 글을 쓰니 초점이 없고, 아무런 체계 없이 이 말 했다가 저 말 했다가 우왕좌왕 쓰게 되니, 뭔가 열심히, 엄청나게 많이 쓴 것 같은데 읽어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생각나는 대로' 쓰게 되면 '생각없이' 쓰게 된다. 글이란 한 마디로 생각을 조직한 결과물인데 생각없이 썼다는 피드백을 받는다면, 글쓴이가 지력이 떨어진다는 욕이나 다름 없다.
두 번째로 명심해야 할 사항: 내가 어디에 글을 쓰고 있으며, 이 글을 누가 읽게 될지를 생각해야 한다. 만약 보고서를 쓰고 있다면, 읽는 사람은 직장 상사가 된다. 직장 상사는 이 글을 어떤 목적으로 읽게 될까? 아마도 바자회가 애초에 기획한 대로 진행되었는지, 참여한 사람들이 얼마나 만족했을지, 혹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는 없었는지, 최종적인 실적이 얼마일지 궁금해 하면서 보고서를 읽을 터. 홈페이지에 글을 쓰고 있다면 어떨까? 읽는 사람은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지역 주민이나 일반인이 된다. 이들은 바자회에 얼마나 좋은 물건이 나왔을지, 행사 중에 얼마나 흥미로운 이벤트를 진행했을지, 모금한 돈을 얼마나 의미 있는 일에 쓰게 될지를 궁금해 할 것이다.
세 번째로 명심해야 할 사항: 독자가 궁금해 할 내용은 최대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쓴다. 반대로 독자가 궁금해 하지 않을 내용은 간단하게 요약해서 쓴다. 글을 최대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쓴다는 말은 한 마디로 특정 장면에서 발길을 멈추고 관심을 유지하면서 음미한다는 뜻이다. 이를 '시간을 멈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왜 시간을 멈추는가? 독자가 관심을 보일 장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어떤 말을 하는지 세세하게 뜯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한편, 독자가 별로 관심을 보일 것 같지 않은 대목은 시간을 빨리 흘려 보내며 스케치하듯이 쓴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니 세부사항은 생략한다는 뜻과 같다.
예를 들어 보겠다. 어떤 행사가 식순에 따라서 네 가지 세부 내용(A, B, C, D)로 진행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내가 쓰는 글을 읽는 주요 독자가 A순서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글을 쓸 때 A순서에 이르러 시간을 멈춘 후에, A순서를 더 세부적인 순서(a1 - a2 - a3 - a4 - a5)로 쪼개어서 자세하게 다룬다. 독자가 그 후에 이어지는 B, C, D순서에는 관심을 쏟지 않으리라 예상된다면? 자세하게 쪼개지 말고 그냥 뭉뚱그려서 B, C, D라고 간략하게 쓴다. 그렇다면 최종적인 글은 'A(a1 - a2 - a3 - a4 - a5) - B - C - D' 이런 형식으로 나올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쓰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선택'하는 행위다. 우리는 시간 흐흠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세세한 일에 빠짐없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에게 흥미롭고 의미가 있는 일만을 골라서 이어 붙인다. 반대로, 지루하고 무의미한 일은 생략하고 삭제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쓴다'면 독자는 아무런 흥미나 의미도 없는 일에 대해서 지루하고 장황하게 읽고 있어야 한다. 반대로, 우리가 (독자가 세부적으로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충분히 생각하고 글을 쓴다면, 독자는 재미있고 의미도 있는 일에 관한 내용을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중요한 내용을 선택하고 '시간을 멈춘 후에' 자세하게 기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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