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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찌르다가 시간 다 갔어!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11. 30. 07:43728x90반응형
제목: 코 찌르다가 시간 다 갔어!
글쓴이: 전수정 의료사회복지사(2022)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2)
드디어 D-Day! 2022년 11월 17일, 첫째 아이 수능시험일이다. 며칠 전부터 지인들이 격려 전화도 주고 응원 메시지도 계속 보내 주었다. 부모로서 노심초사하며 지켜보았던 경험담을 공유해 주기도 했고,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마무리도 잘하라고 응원해 주기도 했다. 마음 써 주는 사람들에게 고맙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수능을 치고 있는 아들에게 가장 고맙다. 수능일이 다가오면서 1주일 전부터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긴장한 아들은 오늘 아침 시험장에 데려다주는 길에 “엄마, 나 긴장되고 많이 떨려” 라고 말한다. 이걸 어쩔꼬? 마음이 답답해진다. 당연히, 나도 무척 긴장되고 떨렸지만 “모두가 떨릴거야. 하지만, 넌 실전에 강해, 파이팅” 하며 손잡아 주었다, 함께 있던 딸 아이는 “오빠, 수능, 단어만 생각해도 나도 떨려, 근데, 오빠는 떨려도 잘 하잖아“라고 격려한다. 아들은 ”내가 그런가?“라며 다소 안심하는 듯 했다. 시험장에 도착해서 교문 안으로 들어가는 아들을 안아 주었지만 괜히 눈물이 핑 돈다.올해 대입 시험을 보는 아이들은 코로나 감염병 시기를 생생하게 겪어낸 학년이다. 특히 대구는 코로나로 가장 먼저 몸살을 앓았던 지역이다. 거의 1년 가까이 모두들 우왕좌왕하며 흘려 보냈다. 수능 며칠 전 아들은 “엄마, 우리는 고등학교 추억이 없어. 입학식도 못하고, 몇 개월은 학교도 못 갔고, 수학여행도, 체육대회도, 학교축제도 하나도 못했네. 공부만 했던 거 같아, 그러다 보니 이제 수능. 그리고 졸업, 넘 재미없었어, 코 찌르다가 시간 다 보낸 거 같아, 학년 전체, 반 전체 격리도 당해 보고” 이 말을 듣는 나는 기가 막혀서 “그래, 맞아. 3년 내내 마스크 끼고 다녔지?”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아들을 포함해서, 이번 대입 수험생들은 3년 내내 마스크를 쓴 채 학교 생활을 했다. 이 아이들에게 그동안 못다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학교 선생님들, 학부모, 학생들 모두 그동안 고생하셨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우리 아들을 포함한 수험생 모두 실수하지 않고 차분하게 수능을 잘 마무리하길 기도한다. (※ 참고: 필자는 아들이 수능 시험을 보는 동안 이 글을 썼음.)
<첨삭 지도를 하면서 느낀 점>
글쓴이: 이재원(2022)
전수정 선생님은 원래 굉장히 똑똑하고 성실한 분이시다. 오랜 시간, 병원에서 일하시면서 현장 경험도 풍부하게 가지고 계신다. 그래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글을 쓰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전수정 선생님 글 스타일은 다소 처지고 늘어지는 면이 있다. 3개월 동안 가르쳐 보니, 글쓰기에 대한 개념 없이, 자신이 아는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적으시는 안 좋은 버릇을 가지고 계셨다. 자고로 오랜 시간 굳어져 온 습관은 고치기가 대단히 힘들기 때문에, 가르치는 내내 선생으로서 적잖게 난감했다.
하지만 전수정 선생님께서 마음 속에 세우신 배우겠다는 의지가 글쓰기 습관을 이기기 시작하는 광경을 우리는 목도하기 시작했다. 결국, 해법은 불필요한 부분, 반복하는 부분을 깎아내서 글에 찰기를 돌려주면서도, 글감/주제를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은 복원하고 덧붙이는 방법 뿐이었다. 이런 방법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배우기가 어려운, '감'을 스스로 글을 쓰면서 익혀야 한다. 말하자면 선생이 가르쳐 주기가 어려운, 스스로 자신을 구원해야 하는 길이 시작된 셈이다.
전수정 선생님은 이제 나이가 들어서, 너무 오랫동안 안 좋은 습관이 굳어져 버린 것 같아서, 자신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는 불안감을 종종 내비치셨다. 그러나 3개월 내내 이 부족한 선생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전수정 선생님은 타고난 지력과 성실한 태도로 결국 변화를 조금씩 만들고야 마시는 분이셨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처지고 늘어지는 문체는 앞으로도 전수정 선생님 발목을 단단하게 붙잡을 터. 그때마다 불안해하거나 좌절만 하지 마시고, 평생 해 오신 바처럼, 다시 걸으시길 간절하게 바란다.
전수정 선배님, 진심으로 응원 드립니다!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전수정 선생님께서 쓰신 글(예시문)>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1기 수업 후기: 한보리 DTV 코리아 대표>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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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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