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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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경 변호사 자랑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3. 1. 11. 14:59
최근에 어떤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울컥했다. 그 선배는 어린 시절 (지금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방황을 세게 할 때 어떤 어른이 가까이 다가와서 "OO아, 네가 너 자신을 사랑하면 좋겠어" 라고 말해 주었다고 했다. 선배는 이 말 한 마디에 엄청나게 심대한 영향을 받으셨다고 한다. 잠시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도 그런 '어른'이 있었나? 없었다. '어른'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친구'는 있었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고, 나 자신 조차도 나를 외면할 때, 변함없이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고, 이야기를 들어준 친구, 그리하여 내가 다시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친구, 나를 구해준 친구, 정상경 변호사 1998년 1월, 경기도 모처에 위치한 특공부대에서, 우리는 이등병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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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D+320)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12. 26. 06:48
'아따'와 '아빠', 혹은 '아싸' 사이 세상살이 11개월 차인 우리 딸이 처음 제대로 말한 단어는 '아따(혹은 아짜)'다. 처음에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말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런데 듣다 보니 뭔가 이상했다. 나를 볼 때만 '아따(혹은 아짜)'라고 말하지 않았다. 엄마를 볼 때도 '아따', 분유를 먹었을 때도 '아따', 그 밖에 기분이 좋으면 무조건 '아따' 라고 말했다. 내가 혼란스러워하는 사이에 딸은 '엄마'를 좀 더 명확하게 발음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지고(?) 말았다. 그런데 며칠 전, 우리 딸이 '안녕~'을 배웠다. 어린이집에 데려가고 올 때마다 선생님들께서 '봄아, 아빠한테 안녕~, 인사 해야지' 라고 독려하셨는데, 그간 받은 훈련(?)이 쌓였는지 처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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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D+331)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12. 20. 06:59
“옵빠, 우리 봄이는 자다가 새벽에 깨도 엄마가 바로 옆에서 등을 톡톡… 두드려 주면 바로 다시 자요.” 나는 무척 일찍 자고 무척 일찍 일어난다. 보통, 해가 떨어지면 뇌 활동이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8시쯤부터는 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될 때가 많다. (아내가 양치질 좀 제발 하라고~ 하라고~ 잔소리를 하면 겨우 세면대로 간다.) 그렇게 자기 시작하면 새벽에 4시 반이면 잠에서 깬다. 알람을 맞춰 두지 않아도 그냥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보통은 일어나서 두 시간 정도 글을 쓴다.) 그런데 내가 자정부터 새벽에 깰 때까지는 중간에 거의 한 번도 일어나질 못해서 문제가 된다. 아이는 새벽에 (배가 고프면) 종종 깨기도 하는데, 나는 아이가 일어난 낌새를 거의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벽에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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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의 육아 일기 (D+271)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11. 7. 13:52
우리 딸내미가 드디어 일어서서 침실에 설치된 베이비룸 가장자리를 손으로 잡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발달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질적인 진보를 이룬 셈. 이제는 앉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옷이라도 갈아 입힐라치면, 정말 아주 잠깐 눕혀 놓는데도 순간적으로 싫은 티를 내면서 울고 불고 아주 난리 부루스를 춘다. “으이그 딸아~ 가만히 좀 있어 주렴. 아빠, 허리 아프다.” 딸내미를 챙기느라 허리가 아파올 때면, 이런 생각이 문득 고개를 든다: “내 딸이 15세가 되면, 나는 거의 65세가 된다.” 이럴 때면 제일 먼저, ‘늙은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이어진다. 옷도 젊게 입고, 머리도 염색하고, 무엇보다 건강을 잘 챙겨서 나이보다 젊게 살아야겠다는 다짐. 일상생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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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의 육아 일기 (D+251)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10. 18. 13:16
우리 가족은 여행을 갈 때면, (1) 토요일 (2) 오전 7시에 출발한다. (3) 그리고 오후 4시 이전에 돌아온다. 남들은 한 주일 간 쌓인 피로감을 덜어내기 위해서 늘어지게 꿈나라로 향하는 토요일 오전, 어찌하여 우리 가족은 아빠부터 아기까지 부은 눈을 부비며 차에 오를까. 답은, ‘엄마, 아빠가 힘들어서. 여행은 가고 싶지만, 오후가 되면 벌써 방전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빨리 가서, 빨리 볼 거 보고, 빨리 돌아와야 일상을 또 견딜 수 있으니까.' '이번 주는 어딜 가야 하나?' 토요일 새벽에 고민하다가 결정했다. 동물원에 가기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니, 말을 보러 가야지. 얼룩말. 안방으로 침투하여 새벽 여섯 시 반에 깨어난 딸 얼굴을 부비며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오늘 우리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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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의 육아 일기 (D+232일)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10. 4. 08:09
보름전까지만 해도 엎드려서 두 팔을 벌리고 나비처럼 팔랑대기만(?) 하던 딸이 드디어 앞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엄마랑 아빠랑 그렇게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해도, 가장 좋아하는 사자 인형을 눈 앞에서 아무리 흔들어 대도 가만히 있던 녀석. 그런데 어느 순간을 넘어서니 또 거짓말처럼 슝슝슝 기어가기 시작했다, … 까지 쓰고 글쓰기를 멈추었는데, 그 짧은 며칠 사이에 아이가 쇼파를 잡고 일어서기 시작했다. 기어가기에 이어서 바로 다음 단계 연습. 언제는 눕히면 엎드리고 싶다고 성화를 부렸는데, 이제는 엎드리면 뭔가를 잡고 일어서고 싶다고 난리. 오 마이 가뜨! 이쯤 되니 속도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아이는 빨리 성장한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새롭게 달라지는 딸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그 옛날 아부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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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가 쓰는 육아 일기(D+218)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9. 15. 06:02
“아까 기저귀를 갈다가 옆으로 조금 새서요, 옷을 갈아 입혔어요. 그런데… 큭큭큭…”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웃음을 참으시며 말씀하셨다. 달리 설명은 필요 없었다. 유모차에 타서 나를 올려다 보는 딸 모습을 보니 딱 알겠다. 아이가 너무 빨리 커 버려서, 여름 내내 잘 입었던 반바지가 곧 터지려고(?) 한다. 우리 딸이 생겼을 때 기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자폐와 관련해서는 엄마보다는 아빠 연령이 큰 변수라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나이에 아이를 가지는 일이 어쩌면 애초부터 욕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다니던 산부인과 병원에서 담당 의사 선생님이 기형아 수치가 높다면서(270명 중 1명 확률) 우리에게 겁(?)을 줬다. 말하자면 우리 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뽑아 먹는 효과적인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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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의 육아 일기(D+208)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9. 5. 07:17
"오빠, 얘 지금 똥 사는 거지? 똥 쌌지? 와서 한 번 맡아 봐." 아내가 손짓을 한다. 아내에게 다가갔다. 안겨 있는 딸 엉덩이에 코를 박았다. 순간, 또렷하게 느껴졌다. 으악~ 이건 분명히 어른 똥냄새! 코가 썩는 줄 알았다. 기절할 뻔 했다. 물론, 그 순간을 지나니 뿌듯함이 밀려왔다.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어른 똥을 싸는 딸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천진한 표정. 우와~ 네가 이만큼 컸다니! 다 컸네, 다 컸어! 잠깐만, 헌데 아내는 딸이 똥 싼다는 사실을 어찌 알았을꼬. 우리 봄이가 보이는 독특한 신호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사는 사람, 아이를 직접 키운 사람만 아는 신호. 예컨대, 봄이는 배고플 때는 거의 예외 없이 '아이~ 아이~' 라고 말하면서 운다. 배가 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