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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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저 오늘 한 번도 안 져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2022. 2. 28. 13:13
어릴 때 엄마는 내 자랑이었다. 그리고 엄마는 내 질투의 대상이었다. 엄마는 늘 화려했고 그게 당연해 보였다. 그렇게 태어난 사람처럼 그런데 엄마의 일기장의 모든 페이지 밑엔 그날 그날 연습에 관한 기록과 반성들로 채워져 있었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내가 충격받은 건 (일기장에서 발견한) 엄마의 로맨스가 아니다. 엄마의 노력이다. 엄마만 아는, 엄마의 노력들. 엄마의 화려함 말고 노력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나희도 니가 여기까지 온 건 운이었다. 근데, 여를 나갈 때는 니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될 기다. 자신 있지? 샘, 저 오늘 한 번도 안 져요. 갑자기 눈물이 났다. 슬픈 장면도 아니었고, 기쁜 장면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괴로운 장면도 아니었고, 신나는 장면도 아니었다. (따지자면, 그 모든 감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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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작(參酌)과 사회사업: 체계론적 관점 이해하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2021. 12. 5. 08:47
다소 어려운 한자어이지만, 우리 말에 '참작(參酌)하다'는 단어가 있다. 어원을 분석해 보면, 참(參)은 '참여할 참'으로서 '참여한다', '관여한다' 는 뜻이 있고, 작(酌)은 '술부을/잔질할 작'으로서 '술을 따른다'는 뜻이 있다. 그래서 참작(參酌)이란 원래 상대에게 술을 권하고 술을 따르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술을 따를 때는 잔 크기를 고려해서 술이 넘치지 않도록 신경쓰고 배려해야 하므로, '뭔가를 결정하거나 판단할 때, 주변 상황을 참고하여 이리저리 헤아린다(한국어기초사전)'는 뜻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그런데 참작(參酌)과 사회사업이 서로 무슨 관계가 있을까? 참작은 '상대를 신경쓰면서 술을 따르는 행위'이다. 우리가 술을 따를 때는, 술이 넘치지 않도록 잔 크기를 고려하고, 술을 따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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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배우는 상담 기술: 수용(Acceptance)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2020. 12. 22. 13:54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복권을 맞아서 부자가 된 정환이네 가족. 아버지(김성균)는 아재 개그를 해서 가족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사람. 그런데 아버지는 식구들이 아재 개그를 안 받아줘서 서운할 때가 많다. 오늘도 아버지는 무뚝뚝뚝 아재 개그를 받아주지 않는 가족 덕분에... "심각하게 서운하다." 며칠째 아무 말이 없는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정환이가 친구에게 묻는다: 김정환: 우리 아빠가 며칠째 말이 없어. 이거 왜 그런 거 같냐? 류동룡: 세상에서 너네 아빠 화 풀어 주는 게 제일 쉬워. "(그냥) 받아줘." 그래서 정환이는 아버지의 아재 개그를... 받아주기로 결심한다: 아버지(김성균): 아이고~ 김사장~ 아들(김정환): 아이고~ 김사장~ 아버지, 아들: (손을 맞잡으면서) 이거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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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전문가의 자세를 배우다: "목표가 있으니까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2020. 12. 18. 08:49
"선생님, 저는 공감을 너무 잘 해서 탈이에요... 상대가 울면 저도 따라 울고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아요." 가끔씩 이런 고민을 털어 놓는 후배들이 있다. 사람을 돕는 원조전문가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고민이다. 이런 정서적인 태도가 "공감"이라고 생각하는 게다. 상식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공감" 개념을 제시한 칼 로저스에 따르면 이것은 "공감"이 아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쪽 공감"이다. 왜냐하면 칼 로저스에 따르면, 공감이란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처럼 느끼면서도 (2) 그 감정이 실제 내 감정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그래서 어쩌면 공감이란, 감정보다는 인식(생각 = 거리감과 평정심)이 더욱 중요하다. 한편, TV를 보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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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하고 자빠졌네!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2020. 8. 27. 17:34
지역 사회에서 공공 사례관리사로 일하고 계신 어느 사회복지사 동료의 이야기. 내가 손을 대서 글을 수정하려고 하다가... 이 동료의 표현과 문체를 원문 그대로 살려서 쓰는 게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딱 3%만 고쳤다. "어제 하루 종일 청소를 했드랬지요. 봉사자들하고 같이 했는데 누구 하나 쉬지않고, 마무리하려고 했어요. 벌겋게 익은 얼굴, 줄줄 흐르는 땀. 길바닥에 신문지 깔고 먹는 자장면. 울컥하고 현타 오고, 그냥 맨바닥에 드러눕고 싶더라구요. 이 날씨에 여기에서 왜 이 짓거리 하나 싶어서요. 주민 분 집인데, 병적으로 수집을 하신 물건들은 아니고, 집수리 하기 전 방해되는 온갖 묵은 물건을 정리한 거에요. 아침부터 시작해서 오후 3시 30분 쯤 끝나니까 두통이 마치 파도처럼 몰려오더군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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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를 연주하는 사회복지사 #5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2020. 7. 26. 20:26
새내기 사회복지사 김희정. 27년 동안 피아노를 연주해 온 사람. 하지만 그는 피아노 치는 사회복지사가 아니다. 이제는 클라이언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이다. (여기서 잠깐)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료 사회사업가, 임성희 왈: "아니다. 나는 생각이 달라요. 클라이언트를 연주하도록 돕는 거지. 우리가 클라이언트를 연주하는 게 아니라. 안 그럼 주체성이 떨어지잖아요. ㅋㅋㅋ" 그러니 김희정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자신을 연주하도록, 옆에서 돕는 피아니스트이다. 오늘 김희정 사회복지사가 연주하는 곡은, 한국 최고의 멜로디 메이커, 김태원의 명곡, "Lonely Night." 김태원은 표절할까봐 두려워서 남의 음악은 아예 듣지를 않는다고 한다. (단 한 소절도 듣지 않는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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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를 연주하는 사회복지사 #3지식 공유하기(기타)/기타 2020. 7. 4. 22:07
새내기 사회복지사 김희정. 27년 동안 피아노를 연주해 온 사람. 하지만 그는 피아노 치는 사회복지사가 아니다. 이제는 클라이언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이다. (여기서 잠깐)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료 사회사업가, 임성희 왈: "아니다. 나는 생각이 달라요. 클라이언트를 연주하도록 돕는 거지. 우리가 클라이언트를 연주하는 게 아니라. 안 그럼 주체성이 떨어지잖아요. ㅋㅋㅋ" 그러니 김희정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자신을 연주하도록, 옆에서 돕는 피아니스트이다. 오늘 김희정 사회복지사가 연주하는 곡은, 유희열 씨가 작곡한 "그럴 때마다" 라는 곡.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사랑 음악으로서, 애틋한 감정이 잘 드러나는 아름다운 곡이다. 잘못하면 서글픈 느낌이 강해질 수 있는 이 섬세한 곡을 김희정 사회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