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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방법: 축구공처럼 쓰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12. 31. 03:43728x90반응형
여기 축구공이 있다. 축구공은 '깎은 정이십면체(육각형 20개와 오각형 12개)'로 되어 있다고 한다. 수학적으로, '최대한 둥글게 만들기 위해서'다. 하얀색과 검정색으로 구성되어 있는 축구공을 이리저리 요모조모 돌려 보면, 뭔가 약간 귀엽기도 하고 각 면마다 다채로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 적어도 지루해 보이지는 않는다.
단락은 문장과 다르다. 문장은 한 줄로 끝나지만, 단락은 여러 줄로 이루어진다. 여러 줄이 되면 각 문장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므로, 글쓴이가 그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관계도 여러 관계가 있지만, 응집력 있는 단락이라면 역시 문장과 문장 사이에 위계적 상하 관계가 있어야 한다. 즉, 두목(소주제문)이 있고 부하(뒷받침 문장)가 있다는 말이다.
두목은 본질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이다. 내 '나와바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부하들이 내 이름 아래에서 움직인 모든 행위는 결국 두목이 책임진다. 그래서 두목은 부하들을 '관리'하게 된다. 그리고 부하들은 두목이 지휘하는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조직에서 피아를 구분하는 강력한 원리는 아래로는 '리더십'이요, 위로는 '충성심'이다.
훌륭한 두목일수록 다채로운 부하를 둔다. '내 말을 잘 듣는다'는 전제만 만족한다면,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부하를 둘수록 유리하다. 맨주먹이 센 놈, 연장(?)을 잘 쓰는 놈, 퇴로를 잘 여는 놈, 말 잘 하고 똘똘한 놈 등등. 조직을 운영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게 쓰면 되니까. 다양성을 응집력을 녹여낼 수 있는 포용력도 두목이 지녀야 할 덕목.
단락에서 두목에 해당하는 소주제문을 펼쳐서 서술하는 원리를 제시한다: "뜻은 똑같이, 길이는 길게, 내용은 세부적으로."
(1) 뜻은 똑같이
응집력이 있는 단락이라면, 다시 말해서 소주제문(두목)에게 절대 충성하는 뒷받침 문장(부하)으로 가득찬 단락이라면, 결론적으로 동일한 뜻을 가진 문장이 충분히 여럿 있는 셈이다. 두목이 리더십을 강력하게 발휘하는 조직일수록, 두목이 정한 방향에서 벗어나는 부하가 없는 상황과 같다. 부하가 두목은 아니지만 두목이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면 결국 부하도 두목이라고 볼 수 있겠다.
(2) 길이는 길게
이런 단락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나는 봄을 좋아한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 물론, 이상하다. 뜻이 동일한 문장이 형태마저 동일하게 단순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이 단락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나는 봄을 좋아한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다. 꽃과 싹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좋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문장을 조금만 바꾸었는데도 한결 좋다. 뭐가 다른가? 길이가 다르다.
(3) 내용은 세부적으로
위에서 든 짧은 사례 단락 중에 두 번째 단락이 조금 더 길어졌다는 차이점 외에 또 다른 차이점은 무엇인가? 내용이 좀 더 세부적으로 전개되었다. 봄이 좋다고 적었는데 왜 좋다는 건지, 뭐가 그렇게 좋다는 건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모호하고 답답하다. '구체적으로 쓴다'는 말은 '시각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도록 쓴다'는 말과 같다.
위 세 가지 원리를 따라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단락 전개가 좋아진다. 전체적으로는 소주제문을 중심으로 통일성이 있으면서도(뜻은 똑같이), 점점 더 길고 자세하게(길이는 길게, 내용은 세부적으로) 전개되므로 구체적이고 생생해진다. 이 모습이 무엇과 비슷할까? 바로 축구공이다. 축구공처럼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점점 길고 자세하게 글을 쓰면 필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잊지 마시라: 뜻은 똑같이, 길이는 길게, 내용은 세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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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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