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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의것들: 的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 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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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의것들: 글쓰기 실력을 높이고 싶은 사람이 반드시 넘어야 할 허들

    (1) 적

    중학교 시절, 처음으로 영어를 배웠을 때 알게 된 영어식 조어법이 있다. 우리말 명사에 '-tic'을 븥여서 형용사로 만드는 방법. 예컨대, "어머, 쟤 너무 '유아틱'한 거 아니니?" 흥미로운 이야기 한 토막: 고대 태국 왕실에서 사용하던 어휘는 일반 백성이 사용하던 어휘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왜냐하면 그 어휘는 언어가 비슷한 이웃나라 캄보디아 시장통에서 사용하던 어휘였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서건, 외국어는 뭔가 달라 보이고 뭔가 있어 보이기 마련이다. '틱(-tic)'도 마찬가지. 아무 것도 아닌데, 영어스럽게 들리니 있어 보이는 현상. 

    더욱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메이지 시대 동양에서 가장 먼저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명사 뒤에 광범위하게 붙어서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틱(-tic)'은 일본어 발음으로는 '테키(teki)'이며, 한자어로 번역한 글자가 바로 '적(的)'이다. 그렇다. '정치적(的)', '사회적(的)', '문화적(的)', '비교적(的)', '일반적(的)' 등등... 우리가 알고 있고 일상에서 언제나 사용하는 수많은 관형사(형용사) 어휘는 한국어/한자어 명사 뒤에, 'tic'을 일본어로 음사한 '테키(的)'를 붙인 일본식 어휘다. 19세기 구한말 시절 이후, 일본을 통해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약소국(식민지)의 상징. 

    '적(的)'이 지닌 강점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서, 왜 우리는 '적(的)'을 사랑하는가? 답하기 쉽다. '적(的)'을 아무 명사 뒤에나 붙여도, 품사가 관형사(형용사)로 스르르 바뀐다. 마치 공장에서 손쉽게 상품을 찍어내듯, 품사를 명사에서 관형사(형용사)로 쉽게/일괄적으로 바꿀 수 있다. 편하다는 장점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적(的)'에 중독된다.

    '적(的)'은 왜 한국어에서 문제가 될까? '적(的)'을 즐겨 쓰는 문제는 사실 복잡하다. '적(的)'은 단순한 접미사가 아니다. 어떤 명사를 관형사(형용사)로 바꾸면, 그 뒤에 나오는, 이 관형사(형용사)가 꾸미는 말(명사)이 강조된다(예컨대, '경제적 문제다'). 그런데, 한국어는 명사가 주인공이 아니다. 동사(움직씨)가 주인공이다(예컨대, 경제 면에서 중요하다). 이 말은 한국어는 활기찬 언어라는 뜻이다. '신바람'이 한국 문화 특징이듯이, 한국어에서도 신바람이 중요하다.

    한국어에서 명사를 관형사(형용사)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그냥 '적(的)'을 빼고 명사와 명사를 이어서 쓰면 된다. 예컨대, '정치적 문제'는 '정치 문제'라고 쓰면 된다. 한 발 더 나아가, (조금 어려운 이야기지만) 구조 면에서도 살펴본다면, 명사에 '적(的)'을 붙여서 억지로 관형사(형용사)로 만든 후에 다른 명사를 수식하지 말고, 앞에 나오는 명사를 아예 부사로 만들고 뒤에 나오는 명사를 동사로 바꾼다. 예컨대, 'A는 정치적 문제다' 이런 문장은 'A는 정치에서 중요하다' 로 바꾼다. 

    '적(的)'을 버려야 하나? 우리말을 더 곱고 바르게 쓰자는 주장에는 모든 이가 찬성하리라. 헌데, 언어는 사람들이 함께 약속한 규칙이므로, 나만 바꾼다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적(的)'이 붙은 말을 쓸 땐 쓰되, 점점 줄여 나가려고 노력하면 된다고 본다. 아무리 우리말이 일본어에 오염되어 있다고 해도 어떻게 갑자기 바꾸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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