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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것들: 것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 5. 22:13728x90반응형
적의것들: 글쓰기 실력을 높이고 싶은 사람이 반드시 넘어야 할 허들
(3) 것느닷없이, 영문법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대는 'to 부정사'를 기억하시는가?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영어 시간에 'to 부정사'만큼 많이 들어 본 문법 용어는 없었다고 또렷하게 기억한다. to 부정사의 명사적 용법이니, 형용사적 용법이니, 부사적 용법이니... 지긋지긋하게 외우고 또 외웠다. 그런데 이런 용어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 영어 공부를 좀 더 하고, 번역을 많이 해 보면서 문법 용어 너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나니, 조금 허탈하기까지 했다: 정말 간단했으니까. 모두 이해할 만했으니까.
(1) 일단, 'to 부정사'는 동사다. (2) to 부정사는, 동사(구) 앞에 to를 붙여서, 명사로, 형용사로, 혹은 부사로 품사를 바꾸어서 사용한다. (3) 왜 하필 동사를 명사, 형용사, 부사로 바꿔야 할까? 예컨대, 명사는 이미 수십만 개가 존재하지만, 세상 만사를 명사로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있는 동사를 무시로 명사로 바꿀 수만 있다면, 표현이 쉬워지고 다채로워진다. (4) 결국, to 부정사는 원래 동사였기 때문에 동사가 가지는 특성을 거의 모두 가지고 있고, 다른 품사(명사, 형용사, 부사)로 바꾸었기 때문에 해당 품사 특성도 얻게 된다. (동사로서 가지는 특성: 시제, 법, 태를 가진다. 예컨대 명사로서 가지는 특성: 주어/목적어/보어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말에서 to 부정사에 해당하는 말은 무엇일까? 바로 '~한다는 것'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걸(것을) 잊지 마.' 이 문장에서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 바로 to 부정사, 하고도 명사적 용법(목적어로 쓰임)에 해당한다. 약간만 더 일반화해서 말한다면, '것' 앞에 어떤 행동을 지칭하는 말이 나오는 단위를 지칭한다.
이 '~한다는 것'(영어에서는 to 부정사)은 어째서 문제가 될까? 한국어에서는 명사 말고 동사가 주인공이다. 동사가 주인공이라서, 한국어는 생동감이 있고 활기가 돈다. 하지만 '~한다는 것'은 동사를 명사로 바꾼 결과물(to 부정사 - 명사적 용법)이다. 그래서 생동감이 증발되고 활기는 죽어버린다. 따라서 '것'을 쓰지 말라는 말은 '것'을 무조건 기계적으로 삭제하라는 뜻이 아니다. 영어처럼 억지로 명사화된 동사에게 다시금 동사가 되어서 문장에서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도록 허용하라는 뜻이다. 아래에 소개한 예시 문장을 읽으시면서 비교해 보시라.
(예시)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배려한다는 것이다.
(예시) 사람은 사랑하면 서로 배려한다.
글을 마무리짓기 전에 반드시 언급해야 할 내용이 있다. 지시대명사로 사용하는 '이것', '저것', '그것'은, 위에 소개한 내용과 상관이 없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것'을 마음 편히 사용해도 된다. (사실 이 경우에는 '것'을 뺄 수가 없다. 억지로 빼 버리면 뜻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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