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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도 포화가 된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 1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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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화(飽和)란 무엇인가? 

     

    눈앞에 물컵 하나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나는 이 물에 소금을 넣을 계획이다. 먼저, 소금 한 스푼을 넣으면? 새하얀 소금이 컵 바닥에 보일 터. 젓가락으로 물을 저으면? 소금이 완전히 녹아서 보이지 않게 된다. 이제 소금 한 스푼을 다시 넣는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물을 젓는다. 그러면 이때까지는 소금이 완전히 녹을 것이다. 헌데, 이렇게 소금을 한 스푼씩 계속 넣고 젓는다면?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이상 소금이 녹지 않게 될 것이다. 바닥에 새하얀 소금이 쌓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 현상이 포화(飽和)다.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포화(飽和)란 용질이 용매에 더 이상 용해되지 않는 최고 농도인 상태이다. 예컨대, 소금이 물에 더 이상 녹지 않는 최고 농도인 상태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자어 포화(飽和)를 뜻풀이 하자면, 화(和)는 '~ 상태가 되다'라는 뜻이고, 포(飽)는 '밥'을 뜻하는 식(食)에 '둘러 싼다'는 포(包)를 합친 글자로서, '음식을 많이 먹어서 배 안이 가득하게 싸여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따라서 포화는 '더 이상 어떤 것을 수용할 수 없이 가득 차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글도 포화(飽和)가 된다?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보면, 대략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너무 많이 써서 군더더기가 많은 유형. 둘째, 너무 적게 써서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유형. 이러한 현상은 어떤 대상에 대해서 글을 쓸 때, 내용에 길이를 맞추지 못해서 발생한다. 비유하자면, 군더더기가 많은 글은 물컵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 소금이 녹지 않는 상태이고, 불친절한 글은 물컵에 소금을 너무 적게 넣어 짜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물컵에 소금을 적당량 넣는다면? 적절하게 포화된다: 소금이 남지도 않고 밍밍하지도 않다. 

     

    포화(飽和)된 글을 쓰려면? 

     

    그대가 관악산에 등산 다녀온 기록을 쓴다고 치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내용은? (1) 관악산까지 간 이야기, (2) 일행을 만나서 정상에 오른 이야기, (3) 도시락을 맛있게 까 먹은 이야기, (4) 하산해서 파전에 막걸리 먹은 이야기, (5) 아쉬움을 삼키며 일행과 헤어진 이야기. 대략 이 정도 내용은 필수적으로 써야 한다. 이 정도 내용을 담을 만큼은 길게 써야 한다. 어떻게? 간단하다. 생각해야 한다. 쓰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고, 마음 속으로 정리해야 한다. 글은 당신이 생각한 결과물(소금)을 담는 물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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