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두방_정_이진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2. 24. 06:08728x90반응형
(완성본)
제목: 오두방_정_이진
글쓴이: 차정숙(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과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둘째는 없다고 외쳤던 선언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둘째를 낳았다. 여느 엄마처럼 혼자 노는 첫 아이 뒷모습을 나도 보고야 말았다. 대신, 둘째는 첫째와 전혀 다르게 키웠다. 일찌감치 분유 수유로 갈아타니 내 먹거리 마실거리 모두 자유로웠다. 첫아이 세 돌까지 회식조차 불참했던 내가 둘째 6개월 차에 해외로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그래서일까. 무엇이든 조심스러운 첫아이와 달리 둘째는 무엇이든 적극적이고 열심히 한다. 다들 야무지고 당차다고 칭찬하지만 되려 나는 걱정스럽다. 집에서만큼은 쉬고 싶은 엄마와 뭐든지 의욕적인 아이. 나는 사랑과 원망을 한 스푼씩 섞어 ‘오두방_정_이진’이라고 부른다.
첫아이 학용품을 사러 문구점에 종종 간다. 장난감 코너를 기웃거리면서 엄마 눈치를 보지만, 내 강력한 말발 앞에서 쉽게 무릎을 꿇는 첫째. 둘째는 다르다. 문구점 모든 코너를 돌아보며 신기해한다. ‘엄마 이리와 봐’ 숨 넘어가게 나를 불러서 보여주고 설명해 준다. 문구점 사장님도 똑부러진다고 둘째를 한껏 치켜세워 준다. 천군만마를 얻었으니 서둘러 내빼려는 나를 자신있게 막아 선다. 첫째에게 먹힌 엄마 말발은 조각나 흩어져 버린다. 첫아이도 동생을 설득하려다가 이내 포기한다. 노트 한 권 사러 갔다가 이것저것 사올 때가 너무 많다.
8시간 꽉 채워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엄마. 이제 나도 좀 쉬면 좋으련만 그림을 그려야겠단다. ‘꼭 오늘 그려야 해?’, ‘내일 선생님 오시니까 내일하면 어때?’, ‘티비 볼까?’ 이리저리 꼬드겨봐도 안 넘어온다. 소매까지 달린 앞치마를 입고 거실 한가운데에서 그리는 조건으로 극적으로 합의를 보았다. 부랴부랴 출근하느라 너저분한 부엌과 방을 정리하고 나서야 나도 소파에 앉았다. 순식간에 피곤함이 몰려온다. 아주 잠깐 졸았을까. 기어코 그림놀이가 물감놀이가 되었다.
“정이진, 그림 그린다더니 그 손바닥 머래?”
“아니아니(아니, 라는 말을 달고 사는 아이) 물감이 살짝 묻었는데, 엄마가 좋아하는 파랑색이잖아, 그래서 엄마 기분 좋게 보여주려고”
평소와 달리 주변이 깨끗하니 혼낼 수도 없고, 내 기분 좋으라고 했다니 더욱 할 말이 없다. 그래서 그냥 웃어버린다.
사무실 모니터 바탕화면에는 항상 둘째 사진을 깔아 놓았다. 둘째만 지을 수 있는 몸짓과 웃음과 표정이 있다. 볼수록 기가 막히는데 미치도록 사랑스럽다. 시간을 돌리면 어쩌겠냐, 누가 물으면 항상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비록 두 아이가 사라진다고 해도. 그런데 이제 내 대답을 바꿔야겠다. 두 아이 덕분에 시간은 돌리는 일은 꿈에서만 한 번씩 하겠다고.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차정숙 과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차정숙 과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3기(화요일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최초 사진 설명)
차정숙: 사진 제목은 ‘오도방_정_이진’입니다. 제 둘째 아이가, 좀 방정 맞거든요? 근데 그게 너무 사랑스럽답니다. 둘째 이야기를 좀 써볼까요?
(글쓰기 방향 피드백)
이재원: 음... 두 가지 방향으로 선택하실 수 있어요. (1) 짧게 쓰시려면, 저 사진에 집중하세요. 저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간결하게 쓰세요. 다만, 그 사건을 평소 이진이의 에너지와 연결해서 쓰셔야 해요. (2) 조금 길게 쓰시려면, 꼭 저 사진 속 내용이 아니더라도, 몇 가지 에피소드를 연결해서 조금 길게 쓰실 수 있을 듯해요. (그래도 재미있을 듯) 만약에, 두 번째 안을 선택하시려거든, 이렇게 써 보세요:
A) 아이 소개, 아이 성격 소개.
B) 오두방정, 에피소드 1
C) 오두방정, 에피소드 2(사진 속 에피소드)
D) 오두방정, 이진을 바라보는 엄마 마음, 솔직하고 재미있게.
(초고 + 첨삭 지도)
둘째는 없다
는(고 외쳤던) 선언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둘째를 낳았다. 여느 엄마처럼 혼자 노는 첫 아이 뒷모습을 나도 보고(야) 말았다. 대신, 둘째는 첫째와 전혀 다르게양육했다(키웠다). 일찌감치 분유 수유로 갈아타니 내 먹거리 마실거리 모두 자유로웠다. 첫아이 세 돌까지 회식조차 불참했던 내가 둘째 6개월 차에 해외로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그래서일까.뭐든(무엇이든) 조심스러운 첫아이와 달리 둘째는 (무엇이든) 적극적이고뭐든열심히 한다. 다들 야무지고 당차다고 칭찬하지만 되려 나는 걱정스럽다. 집에서만(큼)은 쉬고 싶은 엄마와 뭐든지 의욕적인 아이. 나는사랑스러움과(사랑과) 원망(을) 한 스푼을(씩) 섞어 ‘오두방_정_이진’이라고 부른다.첫아이 학용품을 사러 문구점에 종종 간다. 장난감 코너를 기웃거리면서
내(엄마) 눈치를 보지만, 내 강력한 말빨(발)로(앞에서 쉽게)포기하는(무릎을 꿇는) 첫째. 둘째는 다르다. 문구점 모든 코너를 돌아보며 신기해한다. ‘엄마 이리와 봐’ 숨 넘어가게 나를 불러서 보여주고 설명해 준다. 문구점 사장님도 똑부러진다고 둘째를 한껏 치켜세워 준다. 천군만마를 얻었으니 서둘러계산하려는(내빼려는) 나를 자신있게 막아 선다. 첫째에게 먹힌내(엄마) 말빨(발)은공중으로 사라진다(조각나 흩어져 버린다). 첫아이도막아보다가(동생을 설득하려다가) 이내 포기한다. 노트 한 권 사러 갔다가 이것저것 사오는 날이 부지기수다(올 때가 너무 많다).8시간 꽉 채워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집(엄마). 이제 나도 좀 쉬면 좋으련만 그림을 그려야겠단다. ‘꼭 오늘 그려야 해?’, ‘내일 선생님 오시니까 내일하면 어때?’, ‘티비 볼까?’ 이리저리 꼬드겨봐도 안 넘어온다. 소매까지 달린 앞치마를 입고 거실 한가운데에서하는(그리는) 조건으로 극적(으로)타결이 되었다(합의를 보았다). 부랴부랴 출근하느라 너저분한 부엌과 방을 정리하고 나서야 나도 소파에 앉았다. 순식간에 피곤함이 몰려온다. 아주 잠깐 졸았을까. 기어코 그림놀이가 물감놀이가 되었다.“정이진, 그림 그린다더니 그 손바닥 머래?”
“아니아니(아니, 라는 말을 달고 사는 아이) 물감이 살짝 묻었는데, 엄마가 좋아하는 파랑색이잖아, 그래서 엄마 기분 좋게 보여주려고”
평소와 달리 주변이 깨끗하니 혼낼 수도 없고, 내 기분 좋으라고 했다니 더욱 할 말이 없다.
그리고 활짝 웃는다(그래서 그냥 웃어버린다).사무실 모니터 바탕화면
은(에는) 항상 둘째 사진이다(을 깔아 놓았다). 둘째만가지고 있는(지을 수 있는)제스쳐와(몸짓과) 웃음과 표정이 있다. 볼수록 기(가) 막힌데(히는데) 미치게(도록) 사랑스럽다. 시간을 돌리면 어쩌겠냐, 누가 물으면 항상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비록 두 아이가 사라진대도(다고 해도)말이다. 그런데 이제 내 대답을 바꿔야겠다. 두 아이 덕분에 시간은 돌리는 일은 꿈에서만 한 번씩 하겠다고 말이다.
<피드백: 이재원 글쓰기 코치>
1. 역대급 작품이 나왔네요! 분량이 짧지 않은데도, 밀도가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글쓰기 기본을 잘 지키면서도, 발랄하고 장난기 많으신 차정숙 선생님 개성이 잘 묻어 나옵니다. 정말로 잘 쓰셨습니다. 크게 칭찬 드립니다.
2. ‘A(명사)는 B(명사)이다’ 문형은 ‘(사람이) (동사)하다’ 문형으로 바꾸시길 바랍니다.
3. 어떻게 이렇게 잘 쓰실 수 있었는지, 수업 시간에 듣겠습니다. 겸손 떨지 마시고(하하), 길게 설명해 주세요. 준비하신 과정을 세세하게 듣고 싶습니다.
<본인 피드백>
처음에는, 아이 소개나 아이 성격을 소개하기 위해서 엄청 많이 썼어요. 그런데 이런 내용을 조금 정리해도 충분히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쓴 부분이 오히려 지루하고, 장황하고 쓸데 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제시해 주셨던 구조(ABCD)를 옆에 두고 보면서 썼어요. 그러다 보니까 군더더기를 좀 더 정리하고 꼭 들어가야 하는 핵심적인 내용으로 정리해서 쓸 수 있었어요.
<본인 피드백에 관한 재피드백>
역시, 배운대로 써야 제일 잘 쓸 수 있어요. 배운 내용을 아주 잘 소화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차정숙 선생님 개성이 남아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구어체를 너무 많이 쓴다든가, 유머를 과하게 넣으려는 부분은 어느 정도 통제를 하셔야 해요. 선생님 개성을 넌즈시 보여야 좋지, 개성이 너무 전면에 등장하면 독자가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거든요. 제 생각엔, 이 정도 톤이 딱 좋아요. 적당하게 재미있고, 적당하게 위트가 있는, 이 정도가 딱 좋습니다.
<OOO 대리님 피드백>
저는 글 읽으면서 딸 사진이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차정숙 선생님만의 재미있는 표현을 나도 배우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OOO 센터장님 피드백>
글을 잘 쓰셔서 깜짝 놀랐어요. 지난 주와 비교할 때 너무 달라져서요. 그리고 상황이 보이는 듯해서, 좋았습니다.
<OOO 사무국장님 피드백>
분량이 많은데도 영화를 보는 것처럼 부드럽게 상상이 되었어요. 제가 엄마여서 그런지, 어떤 느낌으로 아이를 보고 사랑스러워하는지 표현을 굉장히 잘 하셨어요. 그래서 좋았습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꼬리가 나이키를 만드는 모습 (0) 2023.02.24 글 쓰다가 막히시면, 이렇게 하세요! (4) 2023.02.24 유튜버 아내와 함께 연 하우스 콘서트 (0) 2023.02.23 혜주씨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0) 2023.02.22 성가정 (0) 202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