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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함께 산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4. 07:22728x90반응형
<과제>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제출하시고, 서사 작법으로 2~3단락 정도 서술하세요.
<본인 사진 설명>
이선영: 1번 사진은 제가 입사 10주년 되는 날 받은 꽃과 동료가 적어 준 편지입니다. 지난 10년 간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보면 어떨까 싶어서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2번 사진은, 제가 마음이 불안하거나 힘들면 볼펜을 사곤 하는데, 불안에 대해 적어보면 어떨까 해서 제출했습니다.
이재원: 두 번째로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요. 그리고 두 번째 글감이 더 흥미로워서요. 쓰시되, 어둡게 쓰지 마시고, 유머러스하게 써 보세요. 희비극 같은 느낌으로? 웃픈 느낌으로? 자유롭게 써 보세요.
<초고 + 첨삭>
“이번 캠프는 바다로 갑시다” (정신장애인을 돕는 우리 기관에서 캠프를 바다로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그런데, 아직은) 해수욕장 개장 전이라(니까) 안전요원은(이) 없었다(지 않나?). 나는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무척 불안했다. 일정을 미루기를(자고) 제안했지만 직원 중 한명은 ‘왜 그렇게 불안도가 높으냐’고(며) 쏘아붙였다.나는 볼펜을 사기 위해 퇴근 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이날 저녁, 나는 퇴근 후에 문구점에 들러서 볼펜을 골랐다).드디어(그리고) 마음에 드는 볼펜 하나를 사며 다짐했다. ‘반드시 안전요원을 배치하자!’ 다음 날부터 (해수욕장 측에) 수없이 전화를 걸었고(다). (며칠 후) 캠프 당일에 안전요원을 배치해준다(주겠다)는 전화가 왔고 그해 여름캠프는 안전하게 끝났다.나에게 불안은 초등학교 때 찾아왔다(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불안했다). 아버지는 건설현장에서 일하셨기 때문에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 년을(간) 집을비웠고(비우셨다). 나는 엄마와 동생을 지켜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밤에) 문단속을하고(한 후)잠을자려고 누웠다. 하지만 다시 벌떡 일어났다.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까지(거의 지쳐 쓰러지기 직전까지) 문단속을 반복했다.그러다가(그런데, 다른 날) 우연히 들어간 문구점에서 형형색색인볼펜을 보는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그 이후(그 다음부터) 불안이 찾아오면 (여기저기) 볼펜을 사러 다녔다. 볼펜을 사러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불안은작아지고(희미해지고), 어떻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을지로 생각이 바뀌었다(생각하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볼펜을 사러 간다. (단! 과소비를 하면 다른 불안이 찾아오기 때문에 볼펜은 한 번에 한 개씩만 산다.)나는 불안과 함께 산다.
<1차 피드백: 이재원>
1. 아주 잘 쓰셨습니다. 글이 무척 진지하고 단단합니다. 무엇보다도, 본인이 경험한 슬픔과 아픔을 깊이 성찰해서 진솔하게 표현하셨기 때문에 독자 마음이 스르르, 움직입니다. 역시, 솔직한 글이 모든 미사여구를 넉넉히 이깁니다. (지난 번 피드백 1번을 그대로 재활용했습니다.)
2. 이미, 이선영 선생님께서 본인 글발을 충분히 증명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적의것들’이 거의 없어진 상태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잘 조율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전히 문장과 문장 사이가 다소 뻑뻑합니다. 앞으로는 이 한계를 극복하는데 모든 힘을 쏟으셔야 합니다. (1) 문장이 간결하면 좋지만, 동시에 기름칠도 필요합니다. 표현을 구체적으로 쓰려고 노력하시고, 어미나 조사를 쓰실 때 신경을 좀 더 쓰세요. (2) 문장을 쓰실 때 단어 위치를 이리저리 바꾸어 보시면서 최적 조합을 찾아 내세요. 예컨대, 수식하는 어구는 수식을 받는 어구와 가까이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관용적으로 서로 붙는 말은 떼어 놓으면 안 됩니다.
3. 어떻게 이렇게 잘 쓰실 수 있었는지, 수업 시간에 듣겠습니다. 겸손 떨지 마시고(하하), 길게 설명해 주세요. 준비하신 과정을 세세하게 듣고 싶습니다.
<1차 피드백에 대한 본인 피드백>
감사합니다. 이재원 선생님께 수업 받은지 한 달 만에, '적의것들'과 '피동형 문장'에 대해서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피드백 주신 문장과 문장 연결, 조사 사용, 문장간 기름칠, 수식어구+관용표현 등은 극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완성본>
제목: 불안과 함께 산다
글쓴이: 이선영(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 대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이번 캠프는 바다로 갑시다” 정신장애인을 돕는 우리 기관에서 캠프를 바다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아직은 해수욕장 개장 전이니까 안전요원이 없지 않나? 나는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무척 불안했다. 일정을 미루자고 제안했지만 직원 중 한명은 ‘왜 그렇게 불안도가 높으냐’며 쏘아붙였다. 이날 저녁, 나는 퇴근 후에 문구점에 들러서 볼펜을 골랐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볼펜 하나를 사며 다짐했다. ‘반드시 안전요원을 배치하자!’ 다음 날부터 해수욕장 측에 수없이 전화를 걸었다. 며칠 후 캠프 당일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주겠다는 전화가 왔고, 그해 여름캠프는 안전하게 끝났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불안했다. 아버지는 건설현장에서 일하셨기 때문에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 년간 집을 비우셨다. 나는 엄마와 동생을 지켜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밤에 문단속을 한 후 잠을 자려고 누웠다. 하지만 다시 벌떡 일어났다. 거의 지쳐 쓰러지기 직전까지 문단속을 반복했다. 그런데, 다른 날 우연히 들어간 문구점에서 형형색색 볼펜을 보는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다음부터 불안이 찾아오면 여기저기 볼펜을 사러 다녔다. 볼펜을 사러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불안은 희미해지고, 어떻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볼펜을 사러 간다. (단! 과소비를 하면 다른 불안이 찾아오기 때문에 볼펜은 한 번에 한 개씩만 산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이선영 대리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선영 대리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3기(화요일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본인 소감: 이선영>
제가, 불안해서 잘 쓴 것 같아요. (웃음) 사실, 제가 (지난 주에) 목요일 야근하고, 금요일, 토요일에 직원 연수를 다녀 와서, 저한테 글을 쓸 시간이 너무 적은 거예요. 그래서 연수 갔을 때 술자리 끝나고, 혼자 방에서 휴대전화에다가 한 문장씩 생각나는 대로 막 썼다가 일요일에 집에 와서 조합을 했는데,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일요일 하루 종일 고쳤거든요. 그리고 어둡게 쓰지 말고 재미있게 써 보라는 이재원 선생님 지도를 염두에 두면서, 유머를 한 스푼 넣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 수업 때 이재원 선생님 가르치시는 내용 적었던 공책을 옆에 펴 놓고 썼어요.
<동료 피드백>
A 과장님: 이재원 선생님께서 읽어 주실 때, 몇 번이고 웃으면서 들었어요. 그 정도로 재미있었구요. 그리고 그동안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이선영 선생님은 진중한 분 같다고 느꼈는데, 저는 진중한 분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감동 받았고요. 처음에 사진이 보이고, 그 다음 첫 단락에서는 사진과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어? 사진 이야기는 언제 나오지?' 싶었는데, 두 번째 단락에서 자연스럽게 사연이 연결되어서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사진과 이야기가 찰떡처럼 잘 붙는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으로, 저희 집도 아버지가 안 계셔서 제 오빠가 어릴 때 문단속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는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코끝이 찡해지면서 공감이 참 많이 되었습니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은 좋은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B 센터장님: 저도 이 글이 재미있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다고 느꼈어요. 제목을 보았을 때 제가 상상했던 내용과는 또 다른 내용이 나와서 흥미로웠어요. 사진과 잘 맞는 내용이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첨삭해 주신 지도 내용 보면서는 그동안 배웠던 문제가 되는 문형 등에 대해서 좀 더 이해가 된 것 같아요.
C 국장님: 첫 문장이 대화체로 시작하잖아요? 저는 이 부분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어요. 뭔가 의미 있는 정보가 먼저 나오면서 흥미를 끌었달까요? 그리고 느끼고 계신다는 불안에 대해서 스스로 잘 해결해 나가시고 잘 살아가고 계신 상황을 잘 풀어내셨다고 느꼈어요.
<최종 피드백: 이재원>
시간이 부족했는데도, 열심히 노력하셔서 좋은 글 쓰신 이선영 대리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어쩌면 이선영 대리님께서 고민하면서 성실하게 일하는 평범한 사회복지사를 대표하시는 듯해서 좋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글쓰기 선생으로서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실용적인 글은 누구나 제대로 배우면 잘 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데, 이선영 대리님께서 제 확신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나 근사한 글을 쓰신 과정을 돌아보자고요. 먼저, 주의를 기울여서 사진(글감)을 선택하셨고, (그 바쁜 와중에서도) 글감에 대해서 생각을 하셨고, 생각을 일단은 쭉 적으셨다가, 수십 번 고치셨죠. 그러니까 제가 늘 말했던 가장 전형적인 사회복지사 글쓰기 버릇('생각나는 대로 쓰기')을 따르지 않고, 깊은 생각에서 출발하는 방식으로 쓰셨잖아요.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누구나 제대로 배우면 잘 쓸 수 있다. 둘째, 누구나 주의를 기울여서 포착하고, 생각하고, 정리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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