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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면서도 풍성하게 글을 쓰는 비법: 상술(부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9. 07:20728x90반응형
보통, 사람들은 내가 쓴 글을 읽으면 이렇게 평가한다: "세련되고 깔끔하게 느껴져요." "술술술~ 부드럽게 읽혀요." "풍성하면서도 경쾌해요."
이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도, 나는 쉽게 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솔직한 글, 쉬운 글, 그래서 깊은 글'이다.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면서도, 쉽게 글을 쓰면,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아도) 글이 깊어진다.
그렇다면 글을 쉽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일단 어려운 용어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어를 한국어답게 구사한다. (한국어는 명사보다는 형용사/동사가 발달했다. 명사를 줄이고 형용사/동사를 살려 쓰면 생동감이 생긴다.)
무엇보다도, 문장으로 글 내용을 채울 때, 적절한 밀도로 쓴다. 글쓰기란 문장을 무작정 나열하는 작업이 아니다. 신문지 한 장에 열 사람이 올라가면? 다 넘어진다. 한 사람만 올라가면 왠지 휑~하다. 두세 사람 올라가면? 적당하게 편안하다.
적절한 밀도로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결하면서도 풍성하게 써야 한다. 즉, 개별 문장은 간결하게 쓰되, 내가 하는 말을 독자가 이해하기에 충분히 써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사람들이 평소 많이 쓰지만 의식은 못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바로 상술(詳述)이다. 다른 말로 하면 부연(敷衍). 좀 더 쉽게 풀이하자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상대에게 친절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말을 늘려서 길게 펴는 기술. 그러니까, 내가 지금 이 단락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 바로 상술(부연)이다.
어렵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좋다.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 드리겠다. "OO아, 그 장난감 안 돼. 장난감 많잖아. 엄마 돈 없어. 네가 엄마 말 안 들어서 산타 할아버지가 장난감 사 주지 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정도 말, 매일 사용하지 않을까?
저 말을 한 엄마는, 첫 번째 문장을 말하고 나서, 아이가 받아들이지 못하자,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문장을 이어 말한다. 그런데 중심 뜻을 생각해 보라. 모두 같은 뜻 아닌가? "장난감 안 돼"라는 말을 약간씩 다르게 바꿔서 표현한 문장 아닌가?
상술(부연)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상대가 모르는 뭔가를 지금 내가 설명하고 있는데,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면 하던 말을 요리조리 더 쉽고 자세하게 바꿔서 이어 붙이는 말이다. 뜻은 같고, 길이는 길어지면서, 내용은 더 구체적으로 채워지는 말이다.
기뻐하시라. 방금 나는 여러분께 희소식을 전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나는 알고 상대는 모르는 어떤 말을 하면서 늘 상술을 사용한다. 이 말인즉슨, 여러분은 이미 상술(부연)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뭔지는 모르지만 언제나 사용해 왔다는 뜻이다.
부모에게 듣는 잔소리, 배우자에게 듣는 잔소리, 들으면서 잘 생각해 보라. 결국 똑같은 이야기인데 참말로 다채롭게 전개되지 않나? "그 장난감 안 돼. 장난감 많잖아. 엄마 돈 없어. 네가 엄마 말 안 들어서 산타 할아버지가 장난감 사 주지 말래."
그렇다면, 상술(부연)은 어떻게 연습해야 하나?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어떤 문장을 쓴 후에, 이 문장을 다음 공식 안에 넣어서 복제한다: '말하자면 ( ) 라는 뜻이다' 뜻은 같고, 길이는 길어지면서, 내용은 더 구체적인 말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인다.
둘째, 어떤 문장을 쓴 후에, 이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 중에서 독자가 읽기에 이해하기 어려울 단어를 골라서 이 단어 뜻을 좀 더 자세하게 쓴다. 첫 번째 방법이 앞 문장 전체를 복제하는 방법이라면, 두 번째 방법은 문장 중 일부를 복제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이런 문장이 있다고 치자. "문재인 대통령은 본래 좀 소극적이다." 이 문장에서 '소극적'이라는 단어를 상술(부연)한다면? 이런 문장을 덧붙일 수 있겠다.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겨레 신문 칼럼에서 인용)
글을 잘 쓰려면, 개별 문장을 잘 쓰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문장과 문장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가는 능력, 그리하여 좀 더 큰 단락을 구성하는 능력, 단락과 단락 사이를 자연스러우면서도 풍성하게 이어 붙이는 능력을 배우고, 이해하고, 연습해야 한다.
이렇게 나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연습해야 하는 핵심 기술이 상술(부연)이다. 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우리는 모두 무의식적으로 이 기술을 사용한다. 모두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제 필요한 작업은 '의식적으로 상술(부연)하는 연습' 뿐이다.
최근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용글쓰기 클래스(제 3기)에서 학생들에게 상술(부연)을 가르치고 있다. 수업 중에 상술(부연)을 학습하면서 사용한 연습문제와, 학생들이 고민해서 작성하고 제출한 재미있는 답변을 아래에 소개한다.
<문제>
나는 청소를 ( B )한다. (말하자면) ( D )라는 뜻이다.
<괄호 넣기 규칙>
_ B: 2~3 단어로만 써야 한다.
_ D: 10단어 내외로 써야 한다.
<실제 제출 과제>
_ 나는 청소를 (참다가 한)다. 말하자면, (먼지가 눈에 보이고 이제는 좀 해야 되겠다는 느낌이 들고 다른 할 일을 다하고도 시간이 남으면 한)다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최대한 미뤄둔)다. 말하자면,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숙제처럼 가장 하기 싫은 일이)라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아주 가끔)한다. 말하자면, (지친 내 몸과 마음이 쉼으로 충전되면 청소로 주변을 정리하는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방학 숙제라 부른)다. 말하자면, (주말 아침부터 미루다가 일요일 저녁 전에 부랴부랴 해치운다)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끔직하게 싫어한)다. 말하자면, (나한테 청소는 어린 시절 막 잠 들었는데 아버지가 깨워서 심부를 시키는 것만큼이나 하기 싫은 일이)라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몰아서 한)다. 말하자면, (미뤄두었다가 먼지 뭉치가 보이면 그제서야 꾸역꾸역 시작한)다.
_ 나는 청소를 (한 지 오래됐)다. 말하자면, (남편이 청소를 전담하고, 나는 군소리를 하지 않는 역할을 맡았다)는 뜻이다.
_ 나에게 청소는 (글쓰기 숙제)다. 말하자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해야 하지만 극한에 달하지 않으면 잘 하지 않는 일)이다.
_ 나는 청소를 (잘 못한)다. 말하자면,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섬세한 감성을 가진 남편은 내가 청소했다는 사실조차 모를 때가 많다)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한)다. 말하자면, (나도 모르게 걸레질을 하고 있는 그날은, 꼭 해내야하는 업무가 다가오거나, 생각이 많은 날이었다. 나는 청소를 하고 나면 정리가 되고 다시 해낼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즐겨 한)다. 말하자면, (청소를 하면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_ 나는 청소를 (즐겨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나는 내 물건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때 자유롭다고 느낀다)는 뜻이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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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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