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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복지사가 쓴 설명 단락 #04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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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언니가 나는 정말 좋다

     

    글쓴이: 차정숙(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과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초고>

     

    (서론 소주제문) 대개 앙숙인 자매가 많다. (상술1) 앙숙인 자매는 입고 먹고 자는 일까지 일상 중에 아주 다양하게 다툰다. (상술2) 성향이 비슷해도, 달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환) 우리도 그랬다. (상술) 언니는 방정맞은 내가 한심했고, 나는 차분한 언니가 답답했다. 
    (본론 소주제문)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언니는 진짜 좋은 친구다. (예시) 학교 다닐 때 엄마 몰래 술값도 보내주고, 보너스를 받아 등록금도 보태줬다. 화가 잔뜩 나서 전화하면 오로지 내 편으로 같이 욕도 해준다. 엄마한테는 못하는 신랑 뒷담화도 실컷 들어주고, 형부 잘못도 한 두 개 슬쩍 얘기해준다. 내 얘기에 제일 맞장구쳐주고 숨넘어가게 웃는 언니가 정말 좋다. 

     

    <서로 주고 받은 실시간 피드백 #1> 

     

    차정숙: 다시 쓸까요? 하하하~ 

    이재원: 잘 쓰셨어요. 흐름이 아주 좋습니다. 다만, 두 번째 단락 소주제문과 예시 사이에 상술 문장을 삽입해 보세요. '언니는 좋은 친구'라고 쓰셨는데요, 이 말이 어떤 뜻인지, 뜻풀이를 해 보시라고요. 

    차정숙: 그런데, 어떻게 뜻풀이를 해야 할까요?

    이재원: 음... 말하자면, 차정숙 과장님에게 '좋은 친구'라는 말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람, 이라는 뜻인가요? 언니가 '좋은 친구'인 사례를 많이 쓰셨잖아요. 

    차정숙: 사실, 친구가 편했는데, 이젠 슬슬 눈치가 보여요. 혹시, 얘도 바쁜가? 아이 때문에 통화가 어려운가? 이런 식으로 눈치가 보이거든요. 근데, 언니는 안 그래요. 

    이재원: (1) 소주제문: '언니는 좋은 친구다' (2) 예컨대, 블라블라. 이 두 가지 사이에 상술을 넣으시라는 말씀입니다. '좋은 친구'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뜻풀이를 하라는 말씀입니다. 중간에 들어가는 상술 문장은 소주제문과도 자연스럽게 붙어야 하고, 예시와도 내용적으로 연결되어야 해요. 

    차정숙: 그랬네요. 사실, 저도 소주제문 바로 뒤가 예시네? 그래도 되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무리 했거든요. 

    이재원: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혹은 '항상 변함없이 나를 도와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두 문장을 붙이면 어떨까요? 

    차정숙: 와! 어떻게 이렇게 하시죠? 부채도사님이십니다! 

    이재원: 과장님 말씀을 듣고 정리했을 뿐입니다. 상술이란 "그러니까 ~라는 뜻인다" 이 사이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말이라고 가르쳐 드렸잖아요. 어쨌든, 두 번째 단락 소주제문과 예시 사이에 상술 문장을 넣어 보세요. 제가 알려 드린 문장을 그대로 쓰지 마시고, 본인 말로 바꿔서 써 보세요.


    <첨삭문>

     

    (서론 소주제문) 세상엔 대개 앙숙인 자매가 많다. (상술1) 앙숙인 자매는 입고 먹고 자는 일까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사건 하나로도 가열차게 다툰다. (상술2) 성향이 비슷해도, 달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환) 우리도 그랬다. (상술) 언니는 방정맞은 내가 한심했고, 나는 차분한 언니가 답답했다. 
    (소주제문)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언니는 진짜 좋은 친구다. (상술1) 언니는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상술2) 그리고 언니는 항상 변함없이 나에게 맞춰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예시) 학교 다닐 때 언니는 엄마 몰래 술값도 보내주고, 보너스를 받아 등록금도 보태줬다. 요즘에는 내가 화가 잔뜩 나서 전화하면, 오로지 내 편으로 전적으로 내 편을 들어주고 같이 욕도 해준다. 그리고 엄마한테 못하는 신랑 뒷담화도 실컷 들어주고, 형부 잘못도 한 두 개 슬쩍 얘기해 준다. 내 이야기에 제일 맞장구쳐주고 숨 넘어가게 웃는 언니가 나는 정말 좋다.

     

    <서로 주고 받은 실시간 피드백 #2> 

     

    차정숙: 이재원 선생님, 수정본 제출합니다.

    이재원: 아주 좋습니다. 더 고치셨네요. 상술에 대해서 좀 더 감을 잡으셨나요? 

    차정숙: 이번 숙제처럼 작은 소재로 한 단락을 쓰기 연습을 좀 더 해 보면, 더 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재원: 많이 연습해 보세요. 많이 써 보시면, 글감이나 주제에 따라서 뭘 빼야 할지, 뭘 더 써야 할지 좀 더 뚜렷하게 이해하실 겁니다. 

    차정숙: 사실, 이번에도 언니랑 쇼핑한 이야기나 언니랑 같은 학교 들어가서 싫었던 이야기 등등 썼다가, 싹악! 삭제했습니다. 주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 같아서요. 

    이재원: 그렇군요. 아주 잘 따라오고 계세요. 진심우로 응원합니다. 

    차정숙: 진심좌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라고 쓰셨기에, 라임 맞춰 드립니다.) 

    이재원: 기분 좋은 유머 감각과 톡 튀는 위트가 과장님 최대 강점입니다. 이 매력적인 개성, 끝까지 유지하세요. 차정숙: 감사합니다.


    <최종본> 

     

    세상엔 대개 앙숙인 자매가 많다. 앙숙인 자매는 입고 먹고 자는 일까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사건 하나로도 가열차게 다툰다. 성향이 비슷해도, 달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도 그랬다. 언니는 방정맞은 내가 한심했고, 나는 차분한 언니가 답답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언니는 진짜 좋은 친구다. 언니는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언니는 항상 변함없이 나에게 맞춰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학교 다닐 때, 언니는 엄마 몰래 술값도 보내주고, 보너스를 받아 등록금도 보태줬다. 요즘에는 내가 화가 잔뜩 나서 전화하면, 전적으로 내 편을 들어주고 같이 욕도 해준다. 그리고 엄마한테 못하는 신랑 뒷담화도 실컷 들어주고, 형부 잘못도 한 두 개 슬쩍 얘기해 준다. 내 이야기에  늘 맞장구쳐주고 숨 넘어가게 웃는 언니가 나는 정말 좋다.

     

    <공식 피드백>

     

    1. 잘 쓰셨습니다. 제가 가르쳐 드린 설명단락 공식에 맞춰서 내용을 잘 소화하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 생각나는 대로 쓰지 않으시고, 생각 씨앗에서 출발해서 줄기를 잡아 가지를 쳐 나가는 방식으로 쓰셔서 좋습니다. 이렇게 글이 나를 이끌도록 두지 않고, 내가 글을 이끌어야 합니다. 

     

    <추가 피드백>

     

    1. 다시 읽어 보니, 동료 학생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패턴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분석 글을 덧붙입니다. 

    2. 불특정 다수 독자에게 차정숙 과장님은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만약에 과장님께서 다짜고짜(아무런 맥락 소개 없이) 언니와 있었던 특수한 이야기를 꺼내시면, 불특정 다수는 관심을 보이지 않겠지요. 그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그런데 차정숙 과장님께서는 글감인 '앙숙인 자매'와 관련된 일반적인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셨습니다. 독자에게 이 이야기는 '(보편적어서 이미)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빤한 이야기겠지만) 무척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그 후에 차정숙 선생님께서는 그 보편적인 이야기 중에 한 사례로서 본인과 언니 이야기를 연결하셨습니다. 이제 이 글은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에서 '모르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3. (수업 시간에도 설명하겠지만) 결국, 일반 독자는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완전히 생소한 이야기)'나 '아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너무 빤한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모르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나 '아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 (그러니까, 절반 정도는 친숙하지만, 절반 정도는 생소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반응합니다. (차정숙 과장님께서 쓰신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겠지요?)

    4. 차정숙 과장님께서 쓰신 첫 번째 단락은 전형적인 '서론'입니다. 자고로 서론에서는 두 가지 내용을 반드시 써야 합니다. 첫째, 내가 글에서 다룰 주된 소재(글감)을 소개해야 합니다. 둘째, 뭔가 신기하고 재미있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차정숙 과장님께서 쓰신 첫 번째 단락에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첫째, 주된 소재인 '자매 관계'를 소개하셨지요. 그리고 보편적인 이야기에서 특수한 이야기로 들어가시면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셨어요. 

    5. 그러니까 차정숙 과장님께서 아주 좋은 서론 패턴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신 셈입니다: "(첫 번째 단락을 시작하면서) 세상에 A가 많다. 이 A는 이러저러한 특성을 보인다. (후속 문장으로 상술) 나에게도 A가 있다. 내 A에도 이러저러한 특성이 있다. (후속 문장으로 상술) (두 번째 단락으로 넘어가서) 그런데/그러나..." 이런 패턴을 기억해 두시면, 비슷한 구조로 글을 쓰실 때 아주 편해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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