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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 단상 #2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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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사 글쓰기 유형 나누기: 표현욕, 그리고 관찰

    (2023년 3월, 이재원 씀)

    사회복지사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 유형론을 마음 속에 떠올리게 되었다. 글쓰기를 배우는 사회복지사 다수를 만나 지도하면서 이들을 몇 가지 범주로 나누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유형을 나누니 그 자체로 흥미롭지만, 선생 처지에서 보면 학생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어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선생으로서 제대로 가르치려면, 개별 학생이 보이는 고유한 개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맞춰서 지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학생을 나눈 기준은 '표현욕'이었다.

    우선, 첫 번째 유형은 표현하고 싶은 말이 많은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사는 경험이 무척 많다. 경험 중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운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인간이 가진 온갖 찌질하고 부족한 면도 보겠지만, 마치 진흙 속에 숨겨진 진주처럼,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을 목도할 때가 많다. 첫 번째 유형에 속하는 사회복지사는 이 풍부하면서도 깊은 경험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하나씩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표현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자연스럽게, 이 유형에 속하는 사회복지사는 글을 쓰면 많이 쓴다.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 이야기 앞뒤에 붙은 이야기가 '줄줄이 사탕'으로 달려 나온다. 글을 읽는 사람은 어떤 에피소드만 콕 찍어서 듣고 싶은데, 그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구구절절, 장황하게 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사회복지사는 무엇보다도, 간결하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무엇에 대해서 쓰든지, 핵심을 잡아서 간략하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냉정하게 잘라야 한다.

    두 번째 유형은, 개인적인 이야기는 쓰고 싶어하지 않는 유형이다. 이 범주에 속하는 사람도 정색하고 쓰려고 한다면 쓸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 역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나 자신이 겪은 일은 무척 많지만, 나 혼자서 '아, 그렇구나!' 하고 마음 속으로 새기면 되지, 무엇하러, 굳이, 일부러, 글로 써서 남에게 보여주느냐? 이렇게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글쓰기에 대한 동기 부여가 잘 안 되어 있어서, 글을 쓸 수 있는데도 잘 안 쓰는 유형이다.

    의외로, 이런 유형은 실제로 글을 쓰면 잘 쓴다. 글로 옮기지 않았을 뿐이지, 마음 속에는 이미 너무나도 풍부하게 온갖 경험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자신이 아는 바와 느낀 바를 적절한 글감을 매개 삼아 진솔하게 쓴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역대급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역시 관건은 동기 부여다. 본인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진주를 껍질 밖으로 꺼낸 후에, 실제로 꿰어서 세상에 내놓았을 때, 어떤 변화(사람들 마음에 주는 충격!)가 일어나는지 스스로 느껴야 한다.

    앞에서 썼듯이, 위 두 유형을 나누는 기준은 '표현욕'이었다. 내가 글쓰기 기술을 가르친 사회복지사 학생은 거의 위 두 범주 안에 들어왔다. 많이 쓰고 싶어하는 유형이나 별로 쓰고 싶어하지 않는 유형은 강력한 공통점이 있었다. 쓰고 싶든 안 쓰고 싶든, 마음 속에 담아 둔 생각이 많았다. 글로 꺼내고 싶어하느냐 안 꺼내고 싶어하느냐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두 유형과 다른 세 번째 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하자면, 이 세 번째 유형은 쓰고 싶은 말이 별로 없다.

    자고로 '쓰고 싶은 말'이란 '글감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났을 때, 잠시라도 멈추어서 생각하는 순간'이 쌓여야 생긴다. 그런데 세 번째 유형에 속하는 분은 평상시에 매 순간 의도적으로 생각을 '털어내려고 노력'하는 분이셨다. 왜? 어떻게든지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애쓰시니까. 사고 능력이나 생각 수준이 남들에 비해서 떨어지거나 아무런 생각도 없이 산다기보다는, 반대로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현재에만 충실하다 보니, 글감이 될 만한 다양한 과거 일에 그다지 미련을 두지 않으시니까.

    세 번째 범주에 속하는 학생은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쉽지는 않겠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일 중에서 의미 있는 일을 가려내고, 그 일에 머물면서 흩어지는 생각을 붙잡아서 의미로 바꾸는 연습을 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글이 되는 의미는 절대로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의미로 바뀐다. 우리가 주체가 되어 대상에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해야만, 의미가 세상에 나타난다. 이렇게 사람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나는 '관찰'이라고 본다.

    '관찰'은 세상에 대한 애정이고 관심이다.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언제나 사물을 관찰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어떤 가치에 이끌려서 이 가치에 부합하는 현실 속 상황이나 대상을 관찰할 수도 있고, 특정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패턴을 인식하면서 관찰을 시작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글을 잘 쓰고 싶은 우리에게는, 앞에서 학생 유형을 나누었던 기준인 '표현욕'보다도 '관찰'이 더욱 근본적인 기준이 되겠다. 어떤 기술이든지 기본기가 중요한데, 글을 좀 더 잘 쓰기 위한 기본기는 '애정 어린' 관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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