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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 단상 #3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2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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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클래스 졸업 작품 계획서>

    주제: 건강해지려고 내가 해 온 노력 (A 센터장님)

    _ 소주제 #1: 내가 힘들었던 이야기 (어느 날 공황)
    _ 소수제 #2: 건강해지기 위해 한 노력 (상담, 운동, 명상, 새벽기상 등)
    _ 소주제 #3: 건강해져가는 내 모습에서 느끼는 변화, 자기-돌봄에 관한 통찰

    주제: 엄마는 나를 사랑하셨다 (B 대리님)

    _ 소주제 #1: 엄마는 키가 작아 평생 한이 맺혔다.
    _ 소수제 #2: 나는 키는 컸지만 자주 아팠다. (엄마가 나를 업고 뛴 이야기)
    _ 소주제 #3: 사랑이 얼마나 강력한지 엄마에게 배웠다.

    주제: 잊을 수 없는 꽃이름, 팬지 (C 국장님)

    _ 소주제 #1: 초등 3학년 때 꽃이름 퀴즈를 내신 담임 선생님
    _ 소수제 #2: 창피하게도 나만 정답을 맞추지 못했지만...
    _ 소주제 #3: 선생님은 커다란 교훈을 주셨다.

    주제: 사실은 내향적인 원래 내 모습 (D 과장님)

    _ 소주제 #1: 재롱잔치날 무대에서 얼어붙은 딸 아이 이야기
    _ 소수제 #2: 불쌍하게 보이기 싫어서 씩씩한 척 했던 어린 나
    _ 소주제 #3: 이젠 원래 내 모습대로 살고 싶다

    주제: CODA로 살아온 내 이야기 (E 센터장님)

    _ 소주제 #1: 나는 CODA였다 (학창시절 에피소드)
    _ 소수제 #2: 장녀로서 녹록치 않았던 삶
    _ 소주제 #3: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 이유


    글쓰기 기술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사회복지사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첫째, 끝없이 고민한다. 사실, 쓸 내용은 많다. 엄청나게 많다. 차고 넘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직종 아니던가. 책으로도 모두 담을 수 없는 이야기가 구구절절 마음 속에 쌓여 있다. 그런데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감이 안 온다. 첫 문장 한 줄을 못 쓰고 계속 망설인다.

    둘째, 생각나는 대로 쓴다. 일단은 시작해야겠다 싶다. 내가 이 글을 왜 쓰는지부터 밝혀야겠다 싶다. 처음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어떻게 상황이 진행되었는지 쓰기 시작한다. 걸작은 아니지만 내용을 무조건 많이 채우면 좋잖아? 생각하며 안심한다.

    셋째, 온갖 뜬금포가 등장하고, 수없이 삼천포로 빠진다. 결국, 많이는 쓴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모든 걸 다 적으려는 듯, 술술술 쓴다. 문장이 좋은지, 말이 되는지, 의미가 있는지 등은 관심 없다. 이렇게 쓰면서 맥락이 증발된다. 온갖 잡동사니가 쌓인 쓰레기장이 된다.

    분명히 고양이를 묘사하려고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물을 놓고 보면, 고양이 몸에 코리끼 코가 붙어 있고, 등에는 사람 팔이 달린 괴물이 나왔다. 기괴(?)하게 용두사미가 되었다. 애초에 뭘 쓰려고 했는지 알 수도 없고, 온갖 이야기가 맥락 없이 등장하니 초점이 없다.


    이런 기괴한 증상을 고치려면 어떻게 써야 할까? 글을 쓸 때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첫째, 생각만 하지 말고 기록하라. 생각은 물과 같다. 손으로 움켜 쥐어 봤자, 손가락 사이로 스르륵 다 빠져 나간다. 그러니 잡을 수가 없다. 편집할 수도 없다. 고칠 수 없단 말이다. 그래서 기록해야 한다. 기록하면 글이 된다. 글이 되면 고칠 수 있다. 개선할 수 있단 말이다.

    둘째, 본론이 중요하다. 맞다. '서론-본론-결론'에 나오는 그 본론이다. 서론과 결론은 조연에 불과하다. 본론이 주인공이다. 헌데, 우리는 곁가지인 서론을 쓰다가 길을 잃고 엄청나게 헤맨다. 조연이 등장해서 주연 행세를 하다가 끝나는 영화 보았나? 바로 이런 상황이다.

    셋째, 본론부터 적으라. 머릿 속 생각을 세 조각으로 쪼개서 적으라. 일단 적으라. 적고 나서 고치라.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날 때처럼, 인사하고, 친해지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으라. 들은 내용을 세 가지 항목으로 기록하라. 가급적이면 완결된 문장으로 적어 보라.

    표현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쓰기가 두렵고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만 느끼던 사회복지사 15명과 함께 시작했다. 3개월 동안 글쓰기 기본 개념을 가르치고, 기본 기술을 연마하고, 학생마다 1:1로 피드백을 드렸다. 이젠 막바지. 졸업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3개월 동안 어느 정도 발전할 수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예전에 가르쳤던 학생들과는 전혀 다른 개성과 특성을 보이는 학생들. 개성도 다르고, 관심도 다르고, 능력도 달랐다. 하지만 선생이 흔들리지 말고 본질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대로 밀고 나갔다.

    이제 졸업작품 계획서를 받아서 읽어 보니, 나는 확실히 성공했다. 각자 뚜렷하게 본인이 쓰고 싶은 글감/주제를 적어 내셨다. 뚜렷하게 생각을 세우고, 한 덩어리였던 생각을 부드럽게 쪼개서 세 갈래로 적어 내셨다. 내가 가르치려고 애썼던 기본이 바로 이 기술이었다.

    나는 이미 절반 이상 성공했지만, 진짜 피날레는 학생 제위께서 멋지게 장식해 주시리라. 환상적인 마무리를 위해서 끝까지 최대한 세심하게 개별지도를 해 드려야겠다. 좋은 글이란? 선명한 글이다. 선명하게 쓰려면? 솔직하고, 쉽고, 깊게 써야 한다. 내가 만난 학생들처럼.

     

     

    글쓰기 단상

    글쓰기 단상 (이재원 作) "우리 학생들은 (글쓰기 클래스) 졸업 작품 쓰는 과정에서 다 너무 고민하고, 걱정되어서, 못 쓰겠다고 말하는데, 이재원 선생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할 수 있다'고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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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단상 #2

    사회복지사 글쓰기 유형 나누기: 표현욕, 그리고 관찰 (2023년 3월, 이재원 씀) 사회복지사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 유형론을 마음 속에 떠올리게 되었다. 글쓰기를 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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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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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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