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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랑 둘이 찍은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6. 22:32728x90반응형
제목: 어머니랑 둘이 찍은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
글쓴이: 차정숙(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나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다. 우리 복지관에는 여러 강좌를 들으러 오시는 분도 많고, 경로 식당에서 점심을 드시는 분도 많고, 사회복지사가 일부러 안부를 묻고 일상생활을 회복하시도록 돕는 분도 많다. 그런데 명희 어머니(가명)는 오로지 본인 이야기를 들어줄 ‘차과장(혹은 나)’ 만 찾으신다. 오전 9시만 되면 알람 울리듯 전화벨리 울린다. 당연히, 명희 어머니.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신다. 잔뜩 술에 취한 날은 하루종일 전화를 거신다. 달래기도 하고 화도 내 보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고 나서야 멈추신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명절을 앞두고 명희 어머니와 만났다. 동네에서 왕래하는 이웃도 없으니 사람 만날 일이 거의 없으셨으리라. 운동 삼아 나오시라 했더니, 수척해진 얼굴에 지팡이까지 짚고 오셨다. 부쩍 건강이 나빠지시는 듯하다. 안주 없이 술만 마시니까 늙었다고 잔소리를 해버렸다. 평소에 해학이 있는 분이라 머쓱하면 더 우스갯소리를 하시는데, 오늘은 듣기만 하셨다.
“어머니, 우리 사진 하나 찍어요”
“에이, 아냐~ 쭈글쭈글한 얼굴을 뭘 찍어.”
“이쁜 사람만 사진 찍나 뭐... 그럼 이렇게 찍을까요? 발을 말이죠, 이렇게 모아보세요.”
“아무거나 보이는 대로 신고 왔는데 신발을 왜 찍어.”
“에이~ 어머니랑 둘이 찍은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
귀하지 않은 삶은 없다. 명희 어머니 삶도 그렇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오셨다. 그 삶을 존경하고 앞으로도 계속 응원한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차정숙 과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차정숙 과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예전에 직장에서 운영했던 글쓰기 모임에서 사용한 사진/글감입니다. 그때는 어머니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던 이야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모두 놀라 자빠진(?) 초대박 사건 이야기, 저와 둘이 겪은 시시콜콜한 이야기 등 두 쪽 넘게 장황하게 썼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쓰면서는 (우리 수업 시간에 배운 대로) 오직 핵심 주제를 세우고 그에 맞춰 구조를 짠 후에 집중해서 썼습니다. 먼저 구조를 생각하고 쓰니까 당시에 제가 느낀 감정과 떠올린 생각이 담백하고 명확하게 전달되는 듯합니다.
(2) 첨삭 지도를 받으며 느낀 점사실, 완성본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출 기한을 처음으로 넘겨서 엄청나게 급하게 썼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급하게 쓰는데도, 글 구조와 상술을 계속 생각하면서 쓰게 되더라고요. 신통방통! 기본반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진짜 뼈가 되고 살이 됩니다. 이재원의 글쓰기 지도 최고! (많이 혼날 줄 알았는데 기분이 째집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사회복지사가 글을 쓸 때 신경써야 할 필수 요소는, 가치나 철학이 아니라, 선명하게 쓰는 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치나 철학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전혀 아닙니다. 당연히 중요합니다. 사회사업 본질이니까요. 하지만 사회복지사가 글을 쓰면 지나치게 가치나 철학만 강조합니다. 그래서 글이 늘어지고 생기가 사라집니다. 본인만 의미있고 독자는 읽기 힘든 글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차정숙 과장님께서 쓰신 글은 길이는 짧지만 오히려 풍성하게 느껴지고, 말씀하시려는 바, 소재/주제가 선명합니다. 그냥 '좋은 글', '재미난 글'이라서 흥미롭게 읽고 나면, 가치와 철학이 슬며시 뒤로 따라옵니다.
차정숙 과장님께서는 어떤 글을 쓸 때나 꼭 필요한 기술인 '상술'을 완벽하게 이해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젠 어떤 글을 쓰시더라도 간결하면서도 풍성하고 꽉 차서 포화되도록 쓰십니다. 매주 쓰시는 글을 읽을수록, 점점 더 분명해집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지요: '아! 내가 옳구나. 내 방식이 맞구나. 기본을 제대로 배우고,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구나. 그리하여 내가 글을 탄력있게 잘 쓰는 글쟁이를 또 한 명 키워냈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어서, 선생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어딜 가시든 꼭 저에게 글쓰기 배우셨다고 말씀해 주세요.)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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