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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새, 50번째 계단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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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어느새, 50번째 계단

     

    글쓴이: 박지선(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 연구원,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하루를 이 계단에서 시작하고 끝낸다. 내 하루는 계단에서 시작해서 계단으로 끝난다. 이 계단을 통하면, 외부 세계에 가장 짧은 거리로 오갈 수 있다.  이 계단은 집과 밖을 가장 짧은 거리로 오갈 수 있는 연결 통로다. 계단 수는 50개 정도인데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계단이어서일까? 그날 그날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계단 높이가 다르게 느껴진다. 분명 계단 수는 달라지지 않았을텐데.

     

    어제는 유독 계단이 많다고 느껴졌다. 늦은 오후 돌봄노동자 대상 강의가 있어 종일 긴장 상태였다. 오랜만에 야근도 해야 했다. 아들에게선 언제 오느냐며 독촉 전화가 결려왔다. 괜시리 마음이 조급해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비까지 쏟아졌다. 부랴부랴 버스를 갈아타고 집앞 정류장에서 내렸다. 밤 10시반이 되어서야 계단과 마주했다.

     

    집에 거의 도착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계단을 올려다보았다. 계단 오를 생각을 하니 오늘따라 다리가 묵직하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하루를 복기한다. 아쉽고, 후회되는 장면이 하나씩 스쳐 지나간다. 후유... 입밖으로 후회되는 순간을 뱉어낸다. 그렇게 털어버린다. 오늘 하루 무탈했다고 스스로 다독여도 본다.

     

    어느새, 50번째 계단이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박지선 연구원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박지선 연구원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이 계단은 그저, 내가 늘상 지나다니는 길에 불과했으리라. 그러나 글쓰기수업에 참여한 이후로는 무심코 지나쳤을 계단길이 꽤 의미있는 글감으로 변모했다. 여전히 미숙하지만, 소소한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내던 나에게 조금씩 신선한 변화가 일고 있다.


    (2) 첨삭 지도를 받으며 느낀 점

     

    전문가 손길은 확실히 다르다. 첫 두 문장. 분명 의미는 같은데 선생님께서 첨삭해 주시니 정말 부드럽게 읽힌다. 나는 여전히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을 쓰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선생님은 이를 간파하여 정확히 짚어주신다. 무엇보다 선생님은 글쓴 이 자신보다 글쓴 이 마음을 더 잘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고쳐주신다. 늘 감사할 따름이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박지선 선생님께서는 이미 훌륭한 '글쟁이'십니다. 일단,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능력이 대단하세요. 보통 우리가 잘 쓴 글을 읽을 때 '술술 읽힌다' 라고 말하잖아요? 얽혀 있는 실타래를 술술 풀듯이, 글쓴이가 자연스럽게 풀어내면 '술술 읽히는' 느낌을 받습니다. 헌데, 박지선 선생님 글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는 박지선 선생님께서 원래부터 몸과 마음에 품고 계셨던 '이야기 능력'을, 우리 클래스에서 배우신 개념적 '상술' 위에 녹여 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글에 박지선 선생님만의 개성이 살아 있어서 좋습니다. 박지선 선생님께서는 어떤 소재로 글을 쓰셔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해서 쓰십니다. 관점, 문체 다 독특하면서 훌륭합니다. 

     

    이번 글에서 제가 가장 크게 고친 대목 이야기를 해 볼까요?

     

    (1) 첨삭문: 나는 하루를 이 계단에서 시작하고 끝낸다.

    (1) 원문: 내 하루는 계단에서 시작해서 계단으로 끝난다. 

     

    (2) 첨삭문: 이 계단을 통하면, 외부 세계에 가장 짧은 거리로 오갈 수 있다.  

    (2) 원문: 이 계단은 집과 밖을 가장 짧은 거리로 오갈 수 있는 연결 통로다. 

     

    첫 번째 문장, 원문에서 주어는 '내 하루'이고, 술어는 '끝난다'입니다. 저는 박지선 선생님을 주어로 바꾸면, 독자가 정서적으로 좀 더 가깝게 느끼리라 생각했습니다. 박지선 선생님의 '내 하루'는 박지선 선생님만의 하루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하루도 비슷하거든요. 실제로, 주어를 '나는'으로 바꾸니, 마치 제가 그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문장 역시 비슷합니다. 원문에서 주어는 '이 계단'이고, 술어는 '연결 통로다'이지요. 이 문장은 사물을 주어로 삼아서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왠지 남 이야기, 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1인칭이라서 생략했습니다만) 주어를 '내가'로 바꾸었습니다. 

     

    박지선 선생님도 먹물이시죠. 가방끈이 길다 못해, 일본까지 건너 가셔서 공부하셨으니까요. 오해 마세요. 비꼬는 표현이 아닙니다. 오히려 찬사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먹물이 쓴 글에 보이는 폐단을 하나씩 고치시니까요. 예컨대, 일본어에서 '의'가 얼마나 많이 나옵니까. 얼마나 자연스럽게 사용합니까. 그런데 '의'를 거의 다 박멸하셨으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많이 아는데, 아는 척 하지 않고 배우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지식/정보는 힘이고 권력이거든요. 그러므로 굳이 아는 척 하지 않는 사람은, 겸허한 사람이니까요. 먹물 출신으로 먹물을 빼시니, 박지선 선생님이야말로 (긍정적인 의미에서) 무서운 분이십니다. 사람을 내려다 보지 않으시고 눈높이를 맞추시니 진짜 힘이 있는 분이십니다. 

     

    저는 박지선 선생님께서 글을 쓰시면서 자신을 재발견하고 자신을 돌보신다고 말씀하셔서 대단히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헌데, 이렇게 투명하게 계속 글을 쓰시면, 언젠가는 본인을 넘어서서 타인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으시리라 확신합니다. (아, 어딜 가시든 꼭 저에게 글쓰기 배우셨다고 말씀해 주세요. 그만큼 자랑스럽습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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