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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아시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1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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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아시스

     

    글쓴이: 박정은 (장애인보호작업장 빛과둥지 사무국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울음 끝이 길다. 한번 울면 그치는가 싶다가도 다시 울고, 또 운다. 나는 ‘울음 끝이 길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아예 울지 않으려 노력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가득 맺힐 때면 고개를 돌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다른 생각을 한다.

     

    오늘도 그랬다. 가족여행 길에 신랑과 함께 들으려고 음악 앱을 실행했다. 그런데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갑자기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운전하는 신랑이 눈치챌까봐 고개를 돌려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가사는 밝고 멜로디도 경쾌했는데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노래 가사를 들으니 그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 자기야, 나 왔어. 아빠는?

    남편: 어, 잘 지내셨어. 오늘 아버님 다리를 물수건으로 씻겨드리고 로션도 발라드렸어. 내일 위에만(상체) 씻겨드리면 돼. 내일 오후에 외숙모님이 면회 오신다는데 아버님 깨끗하게 계시면 좋잖아.


    굳은살 하나 없이 뽀송뽀송하게 닦여있는 아빠의 발을 보았다. 사회복지 전공에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있는 나보다 남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이런 요양보호사를 구할 수 있을까? 구하려 해도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귀한 요양보호사’라고 생각했다. 평소 신랑이 다정한 편이라 생각했는데, 세심하기까지했다. 신랑은 친정아버지에게 ‘아빠’ 라고 부르며 간병을 했고, 사람들은 친아들이 직접 간병하는 줄 알았다. (오히려 낮에 면회하러 오는 나를 며느리로 알았다.)

     

    아버지는 항암치료를 받으시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생활하셔서 예상보다 오래 사셨다. 그 동안 셋째 손주 백일까지 보시고 두 딸과 함께 주변을 정리하신 후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 힘든 시기 남편과 함께 했기에 아버지를 잘 보내드릴 수 있었다. 남편은 나에게 큰 나무였고, 숲이었다. 그리고 바다같이 넓은 마음으로 항상 내 곁에 있어주었다. 

     

    나는 병원에서 아빠의 손과 발을 닦아주던 남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너무 고마워서 마음 깊숙이 새겨놓았다. 그런데 이 노래 가사와 내 마음이 너무 잘 맞아서 신랑과 함께 들으려고 틀었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운전하며 듣고 있던 남편도 이 노래가 마음에 드나보다. 누가 불렀냐고 묻길래 대답해줬다. ‘브라운아이드걸스가 부른 오아시스’야.

     

    넌 나의 바다야 넌 나의 파도야

    네 품에 안기면 내 안에 파도소리가 들려

    무더운 이 여름에 복잡한 세상일을

    잠시 다 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넌 나의 숲이야 넌 나의 나무야

    네 곁에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느껴져

    모두가 떠나가 버린 한적한 도시에 남아

    너와 나 사랑을 나눠

     

    <안내> 

    _ 본 글을 쓰신 박정은 국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박정은 국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지난 토요일 가족여행길에 겪었던 일을 썼습니다. 차 안에서 눈물을 닦으며 글을 써봐야지 다짐했는데, 5분 뒤 이재원 선생님이 쓰신 글이 올라왔어요. 저와 비슷한 글감(어떤 노래를 듣고 울었다는 내용)이라 내가 글을 써도 될까 잠시 고민했는데, 그냥 저만의 글을 써보기로 했어요. 지금 딱 쓰고 싶을 때 써야겠다, 잘 못써서 지적을 받으면 고치면 되지! 싶어 어제 밤에 후다닥 썼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는데 눈물이 나서 몇 번 울었습니다. 하지만 문장을 다듬다 보니 감정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생각을 정리하여 글을 쓰니 감정도 명확해지고, 홀가분해졌습니다. 글을 쓴 후 오아시스를 들어도 눈물이 나기보다 기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어요. 신기합니다.

     

    (2) 첨삭 지도를 받으면서 느낀 점

     

    글 구조를 짜는 연습과 매끄럽게 읽히도록 쓰는 노력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적의것들' 외에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쓰고 있는 영어식 표현이 보입니다. 첨삭 지도해 주신 부분을 숙지하여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글을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수업 시간에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이 글에서 주연은 박정은 선생님 남편 분이시고, 조연은 소천하신 아버님이십니다. 박정은 선생님께서 잘 우시는 특성 가족 여행 중 우연히 들으신 노래 아버님 투병 생활 남편이 보여준 헌신적인 모습, 이렇게 이어지는 글 구조 속에 아버님과 남편 분께서 자연스럽게 등장하셔서 함께 춤을 추시는 듯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경험을 포착해서 과거 경험과 연결짓고 주제를 드러내는 솜씨가 기가 막힙니다. (이번 주에 내 드린 과제를 작성하시면서, 위 글을 쓰시면서 쌓으신 경험을 성공 패턴으로 익히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박정은 선생님께서 '상술 기술'을 제대로 소화하셨기 때문에, 글이 간결하면서도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발전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자랑스럽습니다. 계속 정진하세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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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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