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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3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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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두 이름

     

    작성자: 조미리(서울시 중구교육복지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평소 이름 두 개를 사용한다. 첫 번째 이름은 조미리,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어머니께서 순우리말로 '미리내(은하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으셨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미리'가 되었다. 마침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기도 해서 무엇이든 성실하게 미리미리 하라는 의미도 담아 '미리'가 되었다. 나를 처음 보는 이들이 장난으로 “뭐든 미리미리 하죠?”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실제 내 이름이 가진 뜻이기도 하다. 

     

    내 두 번째 이름은 '채타피'이다. 인터넷 동호회가 활발하던 학창시절에 두 번째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이 때 처음으로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을 생각했다. 이후 페미니즘, 인권을 공부하면서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으로 모두와 평등하게 관계하고 싶었다. 이 때부터 '채타피'라는 두 번째 이름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됐다. 청소년들에게 편하게 이름을 불러 달라 해도 대부분 불편해하며 이름 뒤에 '쌤'을 붙인다. '채타피'라고 불러달라 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대부분 편하게 불러주기 때문에 나는 두 번째 이름이 참 고맙고 좋다.

     

    '채타피'는 내가 중학교 시절 활동하던 학교 풍물패 캐릭터 이름이다. 그 시절 우리는 '타악으로 소리 바람을 크게 일으키자'라는 거창한 뜻을 담아 패명을 '타악태성풍'이라고 지었다. 그림을 잘 그리던 후배 한 명이 '채타피'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장구를 메고, 나무(채)로 가죽(피)을 두드리는(타) 동물 캐릭터인데, 지금은 그 캐릭터 모습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중학생 때까지 매우 내성적이었다. 친구도 많지 않았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도 두려웠다. 그러던 내가 풍물패를 하며 변화했다. 상쇠로서, 30여 명 풍물패를 이끌며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했다. 상쇠이기 때문에 맨 앞에서 인사하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지휘했다. 늘 조용하던 아이가 “술령수~”하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학교 운동장을 휘저으며 풍물패를 이끄니, 가족, 선생님, 친구들 모두 놀랐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크게 놀랐다. 이전에는 몰랐지만,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길 좋아하고, 사람들을 이끌고 진두지휘하는 리더십이 강한 아이였다. 내 삶은 이때 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채타피'는 어린시절 내 꿈이기도 하지만, 평생 내가 살아가고 싶은 모습, 현재 내 꿈이기도 하다.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 아울러, 사회복지사로서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나는 오늘도 첫 번째 이름을 따라 미리미리 열심히 살고, 두 번째 이름 “채타피”를 따라, '채타피'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조미리 센터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조미리 센터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자기-돌봄에서 정체성이 중요하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름은 정체성을 집약한 표현이므로,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내 이름에 대해서 꼭 쓰고 싶었다.
    평소 나는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면서 일상에서 사람들이 많이 부르는 이름, 본명 '조미리'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이 이름을 학교사회복지 전문가로 기억하길 꿈꾼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별명 '채타피'도 정말 좋아한다. 처음 들으면 다들 무슨 뜻인지 궁금해 할 만큼 독특하고,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을 담은 이름이라서 좋다. 
    늘 생각하던 내용을 글로 쓰며 정리가 돼서 좋았다. 정말로 신기할 만큼 빨리, 훅 하고 써졌다. 이재원 선생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깊이 생각하고 명료하게 쓰기'를 조금씩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2) 첨삭 지도 받으면서 느낀 소감


    정말 귀신같은 우리 선생님. 이번에도 딱 짚어내셨다. 내가 글을 쓸 때 가치와 의미를 지나치게 강조해서 종종 독자가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겠다는 말씀에 동의한다. 사실, 요즘 자기-돌봄을 위해 애쓰며 이 주제로 고민한다. 내가 너무 강박적으로 가치를 추구하는건 아닐까, 그래서 나도 주변인도 힘들 수 있겠다 생각한다. 글도, 나도 조금 더 편해지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신 (내 소중한 동료) 이재원 선생님께 감사하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 조금씩 더 편하고 더 가벼워지리라 기대한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우선, 아주 잘 쓰셨습니다. 고칠 부분이 거의 안 보였습니다. 이 소재를 많이 생각하셔서 그런지, 군더더기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내용과 길이가 상부하여 적절하게 '포화'되니, 짧지만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쓰신 글 중에서 최고 같습니다.  

     

    조미리 선생님처럼, 사회복지사로서 가치와 철학이 분명하면 큰 강점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글은 일방적인 선전 매체가 아닙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나를 편안하고 진솔하게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설득하는 소통 수단입니다. 조미리 선생님께서 마음 속 깊이 품으신 뜨거운 단심은, 이미 선생님 얼굴과 언행에서 충분히 드러납니다. 그러니 글을 쓰실 때는 가치와 철학을 오히려 빼시고 들어내셔야 합니다.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시나브로 글쓴이에게 동조하도록 쓰셔야 합니다. 

     

    자기-돌봄을 주제로 계속 글을 쓰셔서 좋습니다. 비슷한 처지(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일로써 자신을 완성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에 놓인 모든 사람이 공감할 만한 글, 계속 써 주세요. 

     

    덧붙임: 사진을 정말 신경 써서 골랐습니다. 저는 조미리 선생님 두 이름을 '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붙어 있지만 겉으로 보이는 색깔은 매우 다른 문요. 앞으로도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아가 사람들과 신나게 호흡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피안으로 건너가시길 기원합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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