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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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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글쓴이: 장희랑(인천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2017년 9월 어느날, 안방에서 큰딸과 함께 빨래를 개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딸이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들어갈 때 안색이 썩 안 좋아 보이더니 나오자마자 철퍼덕 쓰러졌다. 나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딸을 흔들었다.

     

    나: 희랑아! 일어나봐! 어머 어떡해... 여보 빨리 119!

    큰딸: …

     

    딸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울부짖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남편과 막내딸이 안방으로 달려왔다. 큰딸 입꼬리에서는 피가 흘렀고 얼굴색이 창백했다. 다행히도 딸이 눈을 희미하게 뜨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큰딸: 귀가 잘 안 들려. 근데 엄마 목소리는 들려. 시끄러워...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딸이 다시 눈을 감는 모습을 보니 계속 눈물이 났다.

     

    잠시 후 구급대원이 도착해서 딸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도중 구급대원이 계속해서 말을 걸었는데 다행히 대답을 잘 했지만 얼굴색이 창백했다. 그래서 맥박과 혈압을 확인해 보니 저혈압 증세가 있단다.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한 후 응급실 수속을 마치고 딸이 있는 침대로 갔다.

     

    순간 딸을 영영 보지 못할까봐 불안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곧 심장박동과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큰딸: 꿈인 줄 알았는게 진짜로 구급차 타고 왔구나... 사람들이 죽기 전에 살면서 겪은 온갖 일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고 하는데 나도 봤다? 5살 때 엄마가 바나나보트 타다가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장면도 생각나고... 신기하다.

    나: 얘가 철없는 소릴 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움직이지도 말고 가만히 있어.

     

    딸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해서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의사 선생님은 저혈압 증세를 제외하면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집에 가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충분히 자면 된다고 말했다. 평소 내가 본 딸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잠도 많이 잤는데, 병명을 알 수 없다니 당황스러웠다. 딸은 배고프다며 밥 먹으러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너무 오래 누워있어서 정신을 못 차린듯 싶었다.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간장계란밥을 만들어 주었다.

     

    진짜 그랬다. 엄마는 아픈 애가 철없이 말한다며 핀잔하셨지만, 그 짧은 순간에 영화처럼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현실로 돌아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때 영영 못 깨어나고 죽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아주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다.

     

    이 사건 이후 나는 두 가지 면에서 많이 달라졌다. 우선, 그동안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표현을 잘 못했는데,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특히, 부모님 말씀을 무엇이든 거역하지 않고 순종하려고 애썼다. 내가 잠시 저 세상(?)에 다녀오는 사이, 부모님께서 많이 놀라고 걱정하셨기 때문에 죄송했다. 다음으로, 현재 삶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학부 시절 학과 대표에 도전하고, 봉사활동 등 다양하게 활동했으며,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도 거두었다. 이렇게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새 내가 꿈꾸던 사회복지사도 되었고, 선배들과 함께 신나게 일하게 되었다.

     

    얼마 전 외국에 나갔을 때 밑바닥이 통유리로 되어 있는 전망대에 섰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정신이 혼미해지고 숨이 가빠졌다. 한 마디로,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왠지 그 순간에 집에서 잠시 죽었다가 깨어난 일이 생각났다. ‘인생, 뭐 있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너무나도 무서웠지만 회피하지 않았다.

     

    그래, 바로 이거야! 나는 아직 한참 어리지만(25세), 한 번 죽어봤기 때문에 언제나 용기를 내려고 한다. 남들은 한 번만 사는데 나는 두 번째 삶을 얻었지 않은가. 그러니 여러 모로 무섭고 어려워도 해 보고 싶은 것, 의미 있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더, 더, 더 의미 있게 살고 싶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장희랑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장희랑 선생님께서는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한 '성숙을 담는 글쓰기, 회전목마' 클래스에 참여하셨습니다. 

    _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김성준 회장님, 박정아 사무처장님, 남희은 주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똘똘한 애늙은이? 후후. 장희랑 선생님을 두고, 회전목마 글쓰기 클래스에 참여한 모든 동료는 '나이보다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로 앳되보이는데, 늘 깊이 생각하시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리 생각했나 봐요. 그런데 이 글을 읽어 보니, 어째서 장희랑 선생님께서 나이보다 성숙한지 알겠네요. 대단히 위험한 일을 겪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경험한 사건을 대하는 사후적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장희랑 선생님께서 주체적으로 돌아보시면서 이렇게 힘들었던 일도 본인 삶으로 수용하시니, 그 일을 딛고 성장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찌 보면, 이 엄청난 일이 장희랑 선생님께서 일하시는 과정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장희랑 선생님께서 기관에서 만나시고 도우시는 분들 중에도 이전에 직/간접적으로 죽음을 경험하셨거나, 지금 당장 죽도록 힘드신 분, 분명히 계실 테니까요. 이분들 고통을 세심하게 느끼시고 옆에 계셔 주세요. 멀찍이 서서 관찰하지 마시고, 그분들 삶 속으로 들어가 옆에서 함께 견디고 버텨 주세요. 우리 클래스에서 제일 어리지만 태도 면에서는 선배들 못지 않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신 장희랑 선생님. 앞으로 10년 후 장희랑 선생님께서 얼마나 발전해 계실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이라, 제목이 너무 거창한가? 물론, 배경을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여기에서 말하는 ‘글’은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실용적인 글(설명문, 논증문)을 지칭한다. 원래는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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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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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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