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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이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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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냉이

     

    글쓴이: 전양희(해피홈 보육원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우리 가족은 우리 부부 두 딸 그리고 막내둥이 냉이까지 다섯 식구다. 냉이는 앵무새로 입양한지 5년이 되었다. ‘냉이’라는 귀여운 이름은, 연한 고추냉이 빛깔 깃털이 많이 나 있어서 그렇게 지었다. 명색이 앵무새라서, 사람들이 말은 잘 하느냐고 묻지만, 냉이는 말은 못하고 울기만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달라고 짹짹짹, 저녁에 퇴근하면 같이 놀아달라고 짹짹짹거린다. 새장 문을 열어주면 냉이는 거실을 거닐다가 내 어깨위에 날아와 편안하게 앉는다. 냉이는 과자 중 새우깡을 좋아하여 한손으로 잡고 소리를 내며 먹기도 한다.

     

    아침 출근길에 집을 나설 때면 냉이와 아쉽게 인사를 나누고 현관문을 닫는다. 텅 빈 집 새장 속에서 한나절을 보내는 냉이에게 친구를 만들어 줘야하는지 가끔씩 고민하지만 예쁜 냉이 말고 다른 앵무새는 상상이 안 된다. 물을 좋아해서 샤워를 하고 싶으면 설거지하는 엄마(나)의 어깨에 앉아 물에 뛰어들려는 자세로 날개짓하고 가족들과 함께 식사할 때면 어느 순간 달려와서 밥 달라고 부리로 콕콕 찍으며 참여하는 냉이를 보면 영락없는 우리 식구다.

     

    냉이는 요즘 발톱이 점점 날카로워진다. 손을 내밀어 어깨에 앉을 때 가끔씩 옷자락에 발톱이 걸려 움직이지도 못하고 발버둥친다. 일반적으로 조류는 스스로 부리나 발톱을 갈아서 자기 몸을 보호한다. 그런데 냉이는 부리와 발톱 다듬지 않아 우리가 주기적으로 (새 전용) 발톱깎이로 다듬어 준다.

     

    며칠 전 큰딸과 함께 냉이의 몸과 날개를 보듬어 잡고 눈을 가린 상태에서 발톱을 깎아주었다. 그런데 실수로 피를 내고 말았다. 냉이의 갸날픈 다리와 발톱 살에서 피가 뚝뚝 떨어져서 순간 깜짝 놀라서 쩔쩔맸다. 소독약으로 닦고 지혈하려고 급하게 붕대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고, 냉이 다리가 너무 가늘어 겨우 작은 밴드로 감싸주었다. 그제서야 우리는 안도하는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냉이는 아직 불편한지 조금 발버둥치더니 기운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을 본 딸은 걱정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큰딸: “엄마 내가 잘못해서 냉이가 아프면 어떡해”

    나: “괜찮을 거야. 새들도 야생성이 있어서 잘 견뎌낼 거야! 걱정하지 마.”

     

    말은 이렇게 했지만 파상풍이라도 걸리면 어쩌나 싶어서 나도 불안했다. 다행히 냉이는 잠시 후 아무 일 없다는 듯 새장 속에서 활보했다.

     

    주말을 지내고 일하러 지방으로 내려 간 딸이 냉이가 괜찮은지 물으면서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집 막내둥이 냉이에게 외친다. “냉이야, 우리집에서는 엄마도 아프면 안 되고, 아빠도 아프면 안 되고, 언니들도 아프면 안 돼. 냉이 너도 절대 아프면 안 돼! 알았지?” 냉이가 우리집 막내둥이로서 우리 가족과 함께 오래도록 건강하고 명랑하게 지내길 바란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전양희 원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전양희 원장님께서는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한 '성숙을 담는 글쓰기, 회전목마' 클래스에 참여하셨습니다. 

    _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김성준 회장님, 박정아 사무처장님, 남희은 주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냉이 이야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사실, 생명을 키우는 일/함께 사는 일은 사회복지사와 썩 잘 어울립니다. 우선, 사회복지사도 생명을 살리고 보살피기 때문입니다. 전양희 원장님께서도 많은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살아가고 계시잖아요? 다음으로,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며 부득이하게 쌓이는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전양희 원장님께서는 아주 훌륭한 자기-돌봄 활동을 실행하고 계십니다. 

     

    전양희 원장님께서는 냉이와 관계를 맺으시면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일 느끼시죠? 우리 회전목마 클래스 주제가 '성숙을 담는 글쓰기'인데, 주제에 아주 잘 어울리는 글을 써 주셨습니다. 동료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생명을 키우는 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듯하고,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글로 쓸 수도 있다'고 느낄 듯합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셨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써 주시길 기대합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이라, 제목이 너무 거창한가? 물론, 배경을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여기에서 말하는 ‘글’은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실용적인 글(설명문, 논증문)을 지칭한다. 원래는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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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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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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