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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가지 미역국을 끓여준 남자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23. 07:15728x90반응형
제목: 백 가지 미역국을 끓여준 남자
글쓴이: 이정미(한국여성의집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안내>
_ 본 글을 쓰신 이정미 원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정미 원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초고>
제목: 산후조리해준 남편
큰 아이 출산예정일이 2002년 2월 26일인데 3월 6일이 될 때까지 가진통도 없었다. 그래서 출산 전에 집 청소를 한 번 더 하자고 하여 남편과 청소를 시작하였다. 앉아서 걸레질을 하면 자궁이 잘 열리고 출산도 쉽게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나는 앉아서 방바닥을 걸레질을 하였다. 걸레질을 다하고 걸레를 빨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서는 순간 뜨거운 물이 다리 사이로 왈칵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 : (당황한 목소리로) 자기야. 나 양수터졌나봐
남편 : 정말?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나 : 빨리 병원가야지. 양수 터지면 24시간 안에 출산해야한다고 책에 써 있었어.
남편 : 진짜? 그럼 빨리 가자.
나 : 알았어
그렇게 남편과 나는 바로 미리 준비해놓은 출산가방을 들고 병원으로 갔다. 의사는 내진을 하더니 아직 자궁 문이 하나도 안 열렸다고 유도분만제를 넣고 내일까지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우리는 출산 후 들어가는 입원실로 가서 진통도 없이 하루를 여행 온 사람들처럼 TV를 보며 여유있게 보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살짝 진통은 오는데 심하지 않았고 여전히 자궁문은 출산할 만큼 열리지 않았다. 그냥 수술을 하자고 말하는 의사에게 자연분만을 하고 싶다고 최대한 몇 시까지 괜찮냐고 물었더니 정오까지는 기다려보자고 말하였다. 오전 10시부터 진통이 오기 시작하였고 12시부터는 심하게 오는데 오후 1시까지도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 만큼은 자궁 문이 열리지 않았다. 결국 감염위험이 있어서 제왕절개수술을 하였다.
수술 후 회복실에서 눈을 떴을 때 남편을 울고 있었다.
남편 : 괜찮아?
나 : (고개를 끄덕이며) 응. 그런데 왜 울어?
남편 : 아이를 보고 왔는데 머리가 고깔모자를 쓴 듯이 혹이 난 모습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자기 보러오니 자기는 얼굴부터 온 몸이 부어 있어서 안 깨어나는 줄 정말 겁이 났었어.
나 : 왜 아이 머리가 고깔모자머리야? 무슨 문제 있어?
남편 : 아니. 자연분만하려다가 제왕절개수술하게 돼서 그런가봐. 아마 자궁을 통과하려고 하다가 멈춰서 그런지 일시적인 모습이라고 걱정하지 말래.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거래
나 : 아. 그런 거야? 다행이네
남편 : 정말 고생했어...두 번은 못 보겠어...
남편은 결혼 후에도 고시공부를 준비하고 있었고 1차 시험이 3월 2일인데 아이 출산예정일이 2월 26일이었다. 아무래도 시험 전보다 시험 끝나고 아이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첫 아이는 1주일 정도 늦는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뱃 속 아이에게 ‘1주일만 늦게 만나자’고 하면서 3일전부터 출산휴가를 받아 집에서 조심조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 시험도 끝나고 예정일보다 10일이 넘어가는데 진통도 없고 신호가 없더니 결국 양수가 터져서 제왕절개수술로 나는 나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고생을 하고 만났다.
남편은 시험도 끝났고 직장을 다니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집에서 산후조리를 직접 해주겠다고 하였다. 나는 편안한 집에서 남편이 직접 끓인 다양한 미역국으로 하루 4끼와 간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 남편은 시장가서 고춧가루 없는 백김치를 사오고 다양한 육수를 활용한 미역국을 끓이고 천기저귀를 직접 손으로 빨았다. 나보다 더 아이를 잘 돌보는 남편과 함께여서 산후우울증 없이 산후조리 3개월을 잘 마무리하고 출근하였다.
<이재원 피드백>
약간 수정하시면 어떨까요?
(1) 첫 번째 대화록을 서두에 제시하시고
(2) 사정을 조금 더 요약해서 쓰세요.
(3) 후반부 두 단락 중에서 첫 번째 단락은 삭제하시고,
(4) 마지막 단락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강해서 써 주시면 어떨까요.
전반적으로 아기 출산 이야기가 남편께서 산후 조리해 주신 이야기를 너무 압도한달까요? 산후조리 이야기가 너무 빈약하달까요? 그래서 위에 1-4번 지도는, 출산 이야기를 줄이고 산후조리 이야기를 늘려서 양자 비중을 맞추면 좋겠다는 취지로 드렸습니다. 지금은 출산 이야기에 산후조리 이야기가 올라탄 느낌이 듭니다.
<이정미 피드백>
저도 쓰면서 제목은 산후조리인데 출산이야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선생님은 귀신같이 아시고 잡아내시네요. 산후조리 이야기가 생각이 구체적으로 생각이 안 나다 보니요. 그래도 한 번 수정해 보고 뻥튀기(?)도 해 볼게요.
<이재원 피드백>
대화록이 너무 좋아요. 대화록은 살리시고, 출산 이야기 설명은 줄이시고, 산후조리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써 보세요. 이야기 풀어 나가시는 솜씨가 확실히 좋아졌어요.
<재고>
산후조리해준 남편
나 : (당황한 목소리로) 자기야. 나 양수터졌나봐
남편 : 정말?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나 : 빨리 병원가야지. 양수 터지면 24시간 안에 출산해야한다고 책에 써 있었어.
남편 : 진짜? 그럼 빨리 가자.
나 : 알았어
큰 아이 출산예정일이 10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 청소 한 번 더 하자고 걸레질을 하다가 양수가 터져버렸다. 아..뜨거운 무엇인가가 왈칵 쏟아지면서 다리 사이로 흐르는 느낌이라니... 남편과 나는 바로 병원으로 갔고 의사는 내진을 하니 아직 자궁문이 안 열렸다고 유도분만제를 넣고 내일까지 기다려 보자고 말씀하셨다. 남편과 나는 여행 온 사람들처럼 출산 후 입원하는 온돌방에서 TV를 보며 여유있게 보냈다.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지만 24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자궁문이 안 열려서 결국 제왕절개 수술을 하였다.
남편은 결혼 후에도 고시공부를 하고 있었고 출산을 했을 때 시험도 끝나서 자신이 직접 산후조리를 해주겠다고 말했었다. 삼칠일은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니가 다녀가시며 아이목욕이나 국, 반찬을 해주시기도 하셨지만 매 끼니 식사를 챙기고 설거지하고 천기저귀 빠는 일은 남편이 직접 하였다. 남편은 천기저귀와 손수건, 아이 배넷 저고리 등을 직접 손으로 빨았다. 나는 세탁기에 해도 되지 않겠냐고 말하였지만 남편은 손수 하고 싶다고 화장실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직접 손으로 빨았다.
삼칠일 지나서는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도 안 오셔도 된다고 말하며 자신이 직접 미역국도 끓이고 반찬도 시장가서 백김치, 나물도 사오고 직접 하기도 하였다. 미역국도 지겨울까봐 매번 다른 육수를 만들어서 끓여주었다. 하루 4번 식사와 2번의 간식을 챙기고 모유수유하는 내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뿌듯해하였다. 아이를 안 좋아하는 내가 아이를 출산하고 직접 모유를 먹이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모성은 역시 위대하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3개월을 꼬박 남편에게 헌신적인 산후조리를 받으며 나는 산후우울증도 없이 처음 시작하는 엄마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다.
<이정미 피드백>
산후조리는 쓸 내용이 별로 없는데 어쩌지? 하다 그냥 제출했는데 샘의 피드백을 받고 쓰니 또 써지네요.
<이재원 피드백>
(1) 두 번째 대화록이 너무 좋아서 다시 넣으시면 좋겠습니다.
(2) 마지막 대목이 너무 약해서 더 늘려 쓰시길 권합니다. (앞부분은 다 서론이고, 뒷부분이 본론인데 두 문장 뿐이라니요.)
<최종고>
산후조리해준 남편
나: (당황한 목소리로) 자기야. 나 양수 터졌나봐
남편: 정말?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나: 빨리 병원가야지. 양수 터지면 24시간 안에 출산해야 한다고 책에 써 있었어.
남편: 진짜? 그럼 빨리 가자.
나: 알았어
큰 아이 출산예정일이 10일이 지났는데도(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그런데 노느니(어) 청소 한 번 더 하자고 걸레질을 하는데(다가) 양수가 터졌다. 아... 뜨거운 무엇인가가 왈칵 쏟아지면서 다리 사이로 흐르는 느낌이라니... 남편과 나는 바로 병원으로 갔는데(고) 우여곡절 끝에 자연분만을 못하고(의사는 아직 자궁문이 안 열렸다고 유도분만제를 넣고 내일까지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 남편과 나는 여행 온 사람들처럼 출산 후 입원하는 온돌방에서 TV를 보며 여유있게 보냈다.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지만 24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자궁문이 안 열려서) 결국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수술을 했다.)
수술 후 회복실에서 눈을 뜨니 남편이 운다.
남편: 괜찮아?
나: (고개를 끄덕이며) 응. 그런데 왜 울어?
남편: 아이를 보고 왔는데 머리가 고깔모자를 쓴 듯이 혹이 난 모습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인데 자기 보러오니 자기는 얼굴부터 온 몸이 부어 있어서 안 깨어나는 줄 알았어
나: 왜 아이 머리가 고깔모자 머리야? 무슨 문제 있어?
남편: 아니. 자연분만하려다가 제왕절개 수술하게 돼서 그런가 봐. 아마 자궁을 통과하려고 하다가 멈춰서 그런지 일시적인 모습이라고 걱정하지 말래.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래
나: 아. 그런 거야? 다행이네
남편: 정말 고생했어... 두 번은 못 보겠어...
남편은 결혼 후에도 고시 공부를 했다.(고) 큰아이 출산 후에는 시험도 끝나서 자신이 직접 산후조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삼칠일까지는(은)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니가 다녀가시며 아이를 씻겨 주시고(목욕이나) 국, 반찬도 만들어 주셨다.(을 해주셨다.) 남편은 매 끼니를 살뜰하게 챙겨 주었다.(내가 먹을 매 끼니 식사를 챙기고) 그리고(설거지하고 청소할 때는) 아기와 나를 친정에 보내고 대청소하듯이 집안을 깨끗하게 치우고(수준으로 해놓고) 다시 데리러 왔다. 또 남편은 천기저귀와 손수건, 아이 배넷 저고리 등을 직접 손으로 빨았다. 나는 세탁기에 해도 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남편은 ‘괜찮아’라고 말하며 화장실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직접 빨았다.(했다.)
삼칠일 지나서는 남편이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께(도) 안 오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미역국도 끓이고 반찬도 시장 가서 백김치와 나물을 사 오고 직접 만들기도 했다. 산모를 돌보는 정성이 대단해서 미역국도 매일 먹으면 지겨울까봐 매번 다른 육수로 끓여주었다. 그리고 하루 4번 식사와 2번(의) 간식을 챙기고 모유 수유하는 내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뿌듯해했다. 아이를 안 좋아하는 내가 출산하고 직접 모유를 먹이는 모습이 신기하다면서(고) ‘모성은 역시 위대하다’고 말했다.
나는 미역국을 좋아했다. (미역국을 좋아하는 나는) 그래서 매번 같은 미역국을 끓여주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는데) 그런데도 매일 (오늘은) 어떤 미역국을 끓일지 고민하는 남편이 참 고마웠다. (하물며 자신은 국을 잘 먹지도 않는다.) 내가 모유 수유할 때도 (내) 팔이 아플까 (내) 허리가 아플까 배게를 받쳐주며 산후조리원 직원보다도 지극정성으로 살펴주고 챙겨줬다. 연애 때나 신혼 때보다 산후조리 받으며 남편과 아이와 함께 한 시간이 나는 가장 행복했다. 남편은 온전히 (나만을 위해) 내가 불편하지 않을까 살폈고 아이보다 나를 더 생각해주는 모습에 더 감동했다. (그 어떤 산후조리원보다 편안했고) 남편이 다정하고 섬세하다는 사실은(한 모습은) 연애 때부터도 알고 있었지만 산후조리할 때 최고로 다정했다. 최고조였다. 남편은 지금도 여전히 섬세하게 아이들을 챙기고 나를 챙긴다.(기는) 참 든든하고 고맙다.(마운 남편이다.)
<이재원 피드백>
1. 사람들이 이 글을 읽으면 질투를 받으시리라 확신합니다. 그만큼 복을 많이 받으셨습니다.
2. 역시, 앞 뒤 이야기 분량을 조절하니 제목이 제목다워졌습니다. (우리가 서로 피드백 주고받은 경험이 다른 글을 쓰실 때 요긴하게 쓰실 수 있는 데이터로 남길 바랍니다.)
3. 여러 부분을 첨삭했지만, 결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매우 적었습니다. 그만큼 실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스스로 자랑스러워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저는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4. 이정미 원장님께서는 사실을 잘 기술하시지요. 그래서 독자가 원장님을 잘 모르면 문체가 다소 건조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글에서 '행복했다', '감동했다', '고맙다' 라고 쓰셨어요. 글쎄요, 제가 읽었던 원장님 글 중에서도 단연 로맨틱한 표현이었습니다. 잘 쓰셨어요.
5. 제목을 '백 가지 미역국을 끓여준 남자'로 바꾸었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요?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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