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운명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24. 07:04
    728x90
    반응형

    제목: 운명

     

    글쓴이: 박정은 (장애인보호작업장 빛과둥지 사무국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완성본>

     

    2010년 8월 22일 결혼식을 1주일 앞둔 저녁, 나는 샤워를 하고 난 후 침대에 누웠다. 소개팅 후 8개월 만에 결혼하다니 신기하다. 

     

    ‘어른이 되면 27세에 결혼해야지.’라고 막연하게 상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27세가 되었을 때 나는 결혼 할 기미조차 없는 솔로였다. 꾸준히 연애했지만 1년도 못가고 헤어지거나, 장거리 연애로 상대를 만나기 어려웠다. 시기를 놓칠까 걱정되어 소개팅도 해 봤지만, 너무 목적을 앞세워 만나서였는지 마음이 가지 않아 결국 헤어졌다.

     

    결국 내가 결혼하고 싶은 ‘배우자 기준’은 소박해졌다. 내 키(153cm)보다 크면 되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에게 잘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됐다. 혹시나 술을 못 마셔도, 아니 안 마신다고 결심했어도 우리 아버지가 따라주는 술을 잘 받을 수 있는 사람, 처제를 여동생처럼 챙겨주는 사람이면 됐다. 

     

    2009년 12월 동생이 소개팅을 하라며 전화번호를 내게 건넸다. 소개팅 날 집 근처로 나를 보러 온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이 남자는 갓 파마한 듯한 머리에 남색 체크 남방과 단정한 점퍼를 입고 왔다. 그는 살짝 쑥스러워하면서도 웃으며 인사했는데, 왠지 낯설지 않고 순박하게 느껴졌다. 

     

    나는 ‘사람 그 자체만 보자’는 생각으로 그를 세 번을 만났다. 세 번째 만난 날 우리는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리 식구와 함께 있는 모습이 영화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나는 ‘아, 이 사람과 결혼하겠구나’ 느꼈다. 

     

    ‘엄마, 나 요즘 만나는 여자 집에 인사하고 올게요’

    ‘그래 잘 다녀와라’

     

    그는 어머니(현 시어머니)에게 허락을 받고, 친정 엄마 제삿날에 우리 집에 왔다. 우리 가족과 함께 전을 부치고, 제사상을 차렸다. 그리고 제사 후 아버지께 교제를 허락(?)받았다. 이후 나도 그의 집에 찾아가 인사를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상견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우린 8개월 동안 데이트를 하며 결혼을 준비했다. 

     

    그런데 사실 나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배우자 기준’이 하나 더 있었다: ‘우리 엄마 제삿날 인사오는 사람이면 좋겠다. 하늘에 계시지만 우리 엄마를 보러 온 그 사람과 결혼해야지!’ 친정엄마 제삿날을 알게 되자 우리 집에 찾아와 엄마 아빠께 큰절을 올리던 모습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물 흐르듯이 만나 결혼했다. 나는 ‘인연이구나’ 생각했다. 

     

    침대에 누워 지금까지 그와 만나게 된 순간을 떠올리다 보니 데자뷰처럼 떠오른 말이 내 머리를 스쳤다. 순간 나는 벌떡 일어났다. 

     

    사주카페 직원: “박정은 씨는 연애를 길게 못 하셨죠? 남자를 만나도 1년 못 가고 헤어져요. 그래도 결혼은 서른 전에 할 겁니다. 결혼할 사람과도 만나서 1년 안에 결혼 할거에요.”

     

    당시 콧방귀를 뀌며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맞았다. 그를 만나 8개월 만에 30세(만29세)를 넘기지 않고 결혼했으니까.


    <첨삭 지도>

     

    2010년 8월 22일 결혼식을 1주일 앞둔 저녁, 나는 샤워를 하고 난 후 (잠시 숨을 돌리려고) 침대에 누웠다. 소개팅 후 8개월 만에 결혼하다니(이라니) 신기하다. 

     

    (나는) ‘어른이 되면 27세에 결혼해야지.’라(는) 막연하게 (막연한) 상상했다. (상상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 27세가 되었을 때 나는 (스물일곱 나는) 결혼 할 기미조차 없는 솔로였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꾸준히 연애했지만 (를 해도) 1년 못가 헤어지거나, 장거리 연애로 상대를 만나기 어려웠다. (나는) 시기를 (결혼적령기를) 놓칠까 걱정되어 소개팅(을 받아) 봤지만, 너무 목적을 앞세워 (결혼을 위해) 만나서였는지 마음이 가지 않아 결국 헤어졌다.

     

    (여러 번 연애와 이별, 솔로 기간 끝에) 결국 내가 결혼하고 싶은 ‘배우자 기준’은 소박해졌다. 내 키(153cm)보다 크면 되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에게 잘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됐다. (길 바랐다.) 혹시나 술을 못 마셔도, 아니 안 마신다고 결심했어도 (는 신념이 있어도) 우리 아버지가 따라주는 술을 잘 받을 수 있는 사람, 처제를 여동생처럼 챙겨주는 사람이면 됐다(좋다’는 마음이었다). 

     

    2009년 12월 동생이 소개팅을 하라며 전화번호를 (연락처를) 내게 건넸다. (주었다.) 소개팅 (첫)날 집 근처로 나를 보러 온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는데) 이 남자는 (어제) 파마한 듯한 머리에 남색 체크 남방과 단정한 점퍼를 입고 왔다. (고 있었다.) 그는 살짝 쑥스러워하면서도 웃으며 인사했는데,  (나에게 인사하는 그가) 왠지 낯설지 않고 순박하게 느껴졌다. 

     

    나는 ‘사람 그 자체만 보자’는 생각으로 그를 세 번을 만났다. (고,) 세 번째 만난 날 (셋째 날) 우리는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리 식구와 함께 있는 모습이 영화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나는 ‘아, 이 사람과 결혼하겠구나’ 느꼈다. 

     

    ‘엄마, 나 요즘 만나는 여자 집에 인사하고 올게요’

    ‘그래 잘 다녀와라’

     

    그는 어머니( 시어머니)에게 허락을 받고, 친정 엄마 제삿날에 우리 집에 왔다. 우리 가족과 함께 전을 부치고, 제사상을 차렸다. 그리고 제사 후 아버지께 교제를 허락(?)받았다. 이후 나도 그의 집에 찾아가 인사를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상견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우린 (만나고) 8개월 동안 데이트를 하며 결혼을 준비했다. 

     

    그런데 사실 나에게는 (나는 사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배우자 기준’이 하나 더 있었다: ‘우리 엄마 제삿날 인사(를)오는 사람이면 좋겠다. 하늘에 계시지만 우리 엄마를 보러 온 그 사람과 결혼해야지!’ 친정엄마 제삿날을 알게 되자 우리 집에 찾아와 엄마 아빠께 큰절을 올리던 (그) 모습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물 흐르듯이 만나 결혼(을)했다. 나는 ‘인연이구나’ 생각했다. 

     

    침대에 누워 지금까지 그와 만나게 된 순간을 떠올리다 보니 데자뷰처럼 떠오른 말이 내 머리를 스쳤다. 순간 나는 벌떡 일어났다. 

     

    사주카페 직원: “박정은 씨는 연애를 길게 못 하셨죠? 남자를 만나도 1년 못 가고 헤어져요. 그래도 결혼은 서른 전에 할 겁니다. 결혼할 사람과도 만나서 1년 안에 결혼 할거에요.”

     

    당시 콧방귀를 뀌며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맞았다. (나는) 그를 만나 8개월 만에 (내 나이) 30세(만29세)를 넘기지 않고 결혼했으니까(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박정은 국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박정은 국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피드백>

     

    1. 서사 구조가 무척 탄탄합니다. 그리고 엔딩이 참신해요. 

     

    2. ‘~ 결혼해야지.라고(는)막연하게(막연한)상상했다. (상상을 했다.)

     

    (a) 작은 따옴표 안에는 마침표를 찍지 않습니다. 

    (b) ‘막연한(형용사) + 상상(명사)’ 구조보다는 ‘막연하게(부사) 상상하다(동사)’ 구조가 좀 더 생동감 있습니다. 

    (c) 상상을 했다: ‘명사 + 하다’ 사이에 ‘을/를’을 불필요하게 삽입했습니다. 

     

    3. 안 마신다고 결심했어도 (는 신념이 있어도)

     

    안 마신다는 신념이 있어도: ‘명사 + 있다’ 패턴을 사용하셨어요. 

    안 마신다고 결심했어도: 이를 동사(결심하다)로 바꾸었습니다. 

     

    <박정은 피드백>

     

    감사합니다. 초고를 쓰면서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졌는데 어떤 부분인지 잡아내지는 못했어요. 선생님께서 첨삭 지도해 주신 대로 읽어 보니 더 자연스럽고요, 속이 시원하네요! 음... '형용사(관형사)+명사' 패턴으로 쓰는 습관이 많이 남아있네요. 앞으로는 쓰고 나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려구요.  

     

    이 글을 신랑한테 결혼기념 선물로 읽어줬는데 옛 생각이 나는지 웃으며 들었어요.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이라, 제목이 너무 거창한가? 물론, 배경을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여기에서 말하는 ‘글’은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실용적인 글(설명문, 논증문)을 지칭한다. 원래는 묘

    empowering.tistory.com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mpowering.tistory.com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