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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 핀 웃음꽃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1. 5. 07:30728x90반응형
오사카에 핀 웃음꽃
글쓴이: 전양희(해피홈 보육원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몇 년 전부터 남편, 두 딸과 함께 1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다녔다. 그동안 블라디보스톡, 대만, 필리핀 세부, 등 여러 곳을 다녀왔다. 코로나 19로 잠시 주춤했지만 마침 남편 생일이 돌아와 가까운 일본(오사카 지역)으로 가기로 정했다.
올해(2023년) 9월에 3박 4일 일정으로 출발하기로 했으나 그마저도 큰딸, 작은딸 회사 스케줄과 겹쳐 쉽지 않았다. 결국 막내 유경이는 하루 늦게 출발하여 합류하고 귀국도 하루를 늦췄다. 이번엔 남편 60세 생일을 축하하는 가족여행이라 일정을 미룰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간사이공항에 내려 공항철도를 타고, 지하철을 한 번 더 갈아타고 호텔로 이동하는 동안에 남편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남편은 최근 무릎연골이 닳아서 병원에 다닌다. 평소에 걷기도 힘든데 일본 여행, 게다가 이리저리 많이 걸어다녀야 하는 자유여행이라니. 무리했나 싶어 마음이 불안해졌다. 또 혼자서 일정을 세우고, 길을 안내하고 애쓰는 큰딸 민정이가 신경 쓰였다. 남편도 아빠를 위해 수고하는 딸에게 아픔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이를 꽉 무는 듯했다.
우리는 (오사카 시내에 위치한) 난바역행 차표를 찾고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에 들러 김밥과 음료를 구입하여 간단하게 식사했다. 그 이후로 남편이 나를 놀린다. "김밥, 또 사와야지?" 일본여행씩이나 와서 겨우 김밥사서 끼니를 때우려니 좀 어색했나보다. 하지만 나는 이 순간 남편 마음이 풀어졌다고 느꼈다. 남편은 걷기 힘들어 했지만 다시 힘을 냈다. 우리는 즐겁게 난바역 마루이(백화점)에서 도톤보리 글리코 네온사인까지 구경하고 지역 문화를 탐방했다.
여행 떠나오기 전까지 지방 출장으로 제대로 쉬지 못해 무릎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 여행 오기 며칠 전에 남편이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남편: “아, 지하철 타고 걸어봤는데 쉽지 않네.”
나: 그래! 많이 힘들어?
남편: 다리가 많이 아프네(살짝 걱정되는 듯)
나는 여행 첫날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면서 그제서야 남편의 다리가 많이 아프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남편은 다리가 아프지만 몇 년만에 다시 시작한 가족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무릎 통증을 애써 참으며 걸었다. 여행 이튿날부터 우리는 가까운 곳으로 이동할 때 주로 택시를 탔고, 먼 곳으로 갈 때는 철도를 이용했다. 그리고 수시로 남편 무릎 상태를 확인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 교토 여행이 걱정스러웠다. 청수사를 비롯하여 주로 걸어다니는 일정이 많았다. 우리는 고심 끝에 최대한 이동거리를 좁혀 택시로 이동하고, 교토 기온거리처럼 많이 걸어야 할 때는 팀을 나누었다. 남편은 사진을 찍으며 주변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는 딸들과 함께 청수사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구경했다.
3박 4일 동안 가족여행을 다니면서 처음에는 여러 모로 힘들었고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서로 음으로 양으로 배려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졌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후 딸들은 60세 생일을 맞은 아빠에게 깜짝 선물을 건냈다.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이 멋지게 담긴 사진 앨범이었다. 함께 사진첩을 넘기며 웃는 우리 가족 얼굴에 환하게 웃음꽃이 피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때로는 사진 한 장이, 문장 백 줄을 이깁니다. 이 경우가 그렇습니다. 사진 속에서 밝게 웃으시는 네 분 모습이 모든 이야기를 한 방에 전해 줍니다.
2. 첨삭 지도하면서 기존 내용을 1/3 가량 들어냈습니다. 삭제하면서 많이 아쉬웠는데요, 단순히 군더더기라고 생각해서 삭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더 설명하겠습니다. 전양희 원장님께서 쓰신 기존 여행기에는 두 가지 주제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 테마는 오사카 지역 풍물입니다. 전양희 원장님께서는 천년 역사를 품은 오사카에 대해서 소개하고 싶으셨습니다. 그래서 (들어낸 부분에) 유명한 지명과 건축물 이름이 자주 등장합니다. 두 번째 주제는 가족애입니다. 전양희 원장님께서는 남편 분께서 무릎이 아프셨고, 그래서 온 가족이 내내 신경을 쓰셨고, 하지만 가족애로 원만하게 극복한 이야기를 쓰고 싶으셨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테마가 글 안에서 서로 충돌한다고 느꼈습니다. 글이 길지 않은데, 여행 일정 및 오사카 지방 풍물을 소개하면서 가족애에도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하시다가, 약간 방향을 잃으신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요?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첫째, 글 길이를 유지한 채, 충돌하는 두 주제 중에서 하나만 선택하고 나머지를 제거하거나 축소하는 전략입니다. 저는 가족애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만약에 오사카 풍물을 선택한다면, 모든 내용을 다 소개하지 않고 음식이면 음식, 건축물이면 건축물, 이렇게 좀 더 세부적인 초점을 선택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 글 길이를 늘려서 일정별로 여행지를 소개하면서 가족애 주제도 자연스럽게 녹여서 소화하는 전략입니다. 이때, 사진이 중요합니다. 일정 별로 명소나 건축물 사진을 추려서 선택하신 후에, 내용이 반복되거나 겹치지 않도록 다채롭게 이야기를 조직하시면 됩니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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