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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돌봄 글쓰기 플롯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1. 30. 07:16728x90반응형
자기-돌봄 글쓰기 플롯
(1) 자기-돌봄 글쓰기(writing for self-care)란?
내가 생각하는 '자기-돌봄 글쓰기(writing for self-care)'는, 과거에 겪은 힘든 일(stressful events)을 자발적으로 회상하고,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글로써 진솔하고 간결하게 표현해서, 자신을 수용하고 치유하며 성장하는 행위 및 과정을 뜻한다.
(2) 스토리와 플롯
우리 삶 속에는 수많은 실제 사건(real events)이 발생한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연속적으로 일어난 사건 중에서 특정한 사건들을 선택하고 시간 순서대로 글로 쓰면, 이것이 스토리(story)가 된다. 스토리를 구성하는 사건은 단순하게 시간적 선후만 존재하고, 서로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다. (예시: 왕이 죽었다. 공주가 죽었다. 왕비가 죽었다.)
스토리를 구성하는 여러 사건 중에서 서로 직접적으로 인과 관계로 묶이는 사건을 선택하고,
이렇게 선택한 사건만 따로 모아 기록하면서,
각 사건 사이에 인과 관계를 설정해서 연결하면, 플롯(plot)이 된다. (예시: 왕이 죽었다. 아버지를 무척 따르던 공주는 너무 상심해서 곧 자살했다. 왕비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디며 살았지만, 끝내 병을 얻어 죽고 말았다.)
스토리는 시간 순서에 따라서 단순하게 일방향으로 이어지지만, 플롯은 종종 시간적 순서를 바꾼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중간에 일어난 사건을 먼저 제시하고, 그 사건이 일어난 배경/이유 사건을 제시한 후에, 나머지 사건을 다시 시간 순서대로 제시할 수 있다. (이렇게 사건을 배열하면, 독자를 궁금하게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3) 어떤 사건을, 어떻게 선택하는가?
플롯을 구성하는 개별 사건을, 플롯 포인트(plot point)라고 칭한다. 글쓴이가 플롯 포인트를 적절하게 잘 선택하면, 글이 적절하게 포화된다. 그러면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간결하면서도 꽉 찬 느낌(내용상 군더더기가 적지만 오히려 풍성하고 다채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플롯 포인트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글 소재/주제를 명료하게 정하고 쓰면 된다. 예컨대, 등산을 소재로 글을 쓴다고 가정하자. 어떤 목적으로 산에 가는지 뚜렷하게 정하면, 어떤 사건을 선택할지 알 수 있다.
<목적/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_ 단순 전달(전체적인 흐름 위주)
_ 경치 감상(가장 아름다운 곳 위주)
_ 관광 안내(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위주)
_ 터널 건설(공학적으로 중요한 지점 위주)
_ 군사 작전(매복하기에 좋은 지점 위주)
(4) 자기-돌봄 글쓰기 플롯: 두 가지 기본 플롯
플롯은 패턴화된 이야기 구조, 혹은 배치 방법이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검증한 플롯을 사용하면, 훨씬 더 쉽게 글을 쓸 수 있다. 내가 쓰려는 소재/주제를 이미 정해진 틀에 슬쩍 얹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명절에 만두를 만드는 과정을 떠올려 보라. 밀가루 반죽에 그릇을 엎어서 일정한 모양으로 만두피를 만들면, 먹기 좋은 크기로 만두를 많이 만들 수 있다.
원래, 픽션(소설 등)을 쓰기 위한 플롯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자기-돌봄(self-care)을 위해서 글은 픽션이 아니므로, 모든 플롯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서는, 필자가 학생들에게 자기-돌봄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정리한 두 가지 기본 플롯을 살펴보자.
A. 삼단(인물-시련-성장) 플롯
삼단(인물-시련-성장) 플롯은 가장 전형적인 자기-돌봄 플롯이다. 기본적으로, 자기-돌봄(self-care)은 힘든 일(스트레스)을 전제한다. 내가 어떻게 힘든 일을 겪게 되었는지 기록한 후에, 그 힘든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소화했는지를 기록하면, 훌륭한 '자기-돌봄' 글이 된다. 그래서 삼단 플롯은 'V' 자 형태를 취하게 된다.
삼단(인물-시련-성장) 플롯을 좀 더 자세하게 분석해 보자.
첫 번째 단계는 인물을 소개하는 단계다. 자기-돌봄(self-care)을 위한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한다. 글은 소통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항상 독자를 상정하고 써야 한다. 나를 잘 모르는 '불특정 다수' 독자에게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읽을 글에서 쉽게 생략하는 대목(여기는 어디인가? 지금은 언제인가? 나는 누구인가?)을 간략하게라도 적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겪은 시련을 소개하는 단계다. 여기에서 시련은, 개인 내적으로 양가감정부터 외부 대상과 관계를 맺으면서 경험하는 사회적 갈등까지, 나에게 스트레스를 준 모든 것이라고 상정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어떤 요인 때문에 내 마음이 힘들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시련은 강도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강해졌다가, 특정한 계기를 만나면서 줄어들기 시작한다.
세 번째 단계는 시련을 견디면서 이룬 성장을 기록하는 단계다. 여기에서 '해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겪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대부분은 문제 자체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질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0'은 아니겠지만, 현실적으로 낮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내가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가 성숙하게 바뀌었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예시 글>
새롭게 찾아온 봄 (이선영 사회복지사, 2023)
'척'하지 않는 삶 (차정숙 사회복지사, 2023)
반가워 곱슬아 (조미리 사회복지사, 2023)
삼단(인물-시련-성장) 플롯은, 시작점과 종착점을 어떻게 상정하느냐에 따라서, 몇 가지 하위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유형은, 시작점과 종착점 모두 행복감 수준이 '0'이다. 이 플롯은, 시련을 견뎌내고 기존 상태만큼 회복한 이야기에 적용한다.
이 유형은, 시작점은 행복감 수준이 '0'이고 종착점은 '0'보다 훨씬 더 높다. 이 플롯은, 시련을 이겨내고 기존 상태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한 이야기에 적용한다.
이 유형은, 시작점은 행복감 수준이 '0'보다 훨씬 더 높고 종착점은 '0'이다. 이 플롯은, 시련을 이겨내고 기존 상태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편안한 정도까지 회복한 이야기에 적용한다.
이 유형은, 시작점 행복감 수준이 '0'보다 훨씬 더 높은 지점에서 시작해서 V자를 그린 후에 원래 수준까지 회복한다. 이 플롯은, 시련을 이겨내고 기존 상태로 회복한 이야기에 적용한다.
B. 사람은 깨닫기 마련 플롯
'사람은 깨닫기 마련' 플롯은 삼단(인물-시련-성장) 플롯과 약간 다르다. 우선, 이 플롯에서는 글쓴이가 겪는 시련이 그리 강하지 않다. 내적 시련이나 외적 시련이 강력하게 직접적으로 밀려오고 글쓴이가 이에 응전하면서 성장을 이룬다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작고 미묘한 일을 겪으면서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예컨대, 예전에 겪은 일이나 현재 내가 하는 일, 혹은 내 존재 의미/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다가, 새롭게 인식하게 된 이야기에 사용할 수 있겠다.
<예시 글>
올 겨울에는 당신 패딩 하나 꼭 장만합시다 (박정은 사회복지사, 2023)
매미 - 글쓰기와 나 (김정현 사회복지사, 2023)
디즈니랜드에서 생긴 일 (박지선 사회복지사, 2023)
'사람은 깨닫기 마련' 플롯은, 인식이 바뀌는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 다가오느냐에 따라서, 몇 가지 하위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유형은, 삶 속에서 어떤 대상을 관조하다가 특정 시점에 질적으로 다른 시각/태도를 갖게 되는 이야기에 적용한다.
이 유형은, 위 유형과 유사하지만, 시간/태도 변화 시점이 늦게 온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이 유형은, 위 두 유형과 다르게, 대상이 품은 가치나 의미를 까맣게 모르다가, 특정 사건을 겪으면서 갑자기 인식하게 되는 이야기에 적용한다.
이 유형은, 위 유형과 유사하지만, 시간/태도 변화 시점이 늦게 온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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