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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1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1. 9. 07:05728x90반응형
문장 한 걸음 01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는 원리)
사람이 뭔가를 잘 하려면, 그것을 배우는 과정이 쉽고,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 쉬워야 겁을 내지 않을 수 있고, 재미있고 즐거워야 꾸준하게 배우게 된다. 그리고 꾸준히 배우다 보면,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어서 잘 할 수도 있게 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우선 쉽고,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글 쓰는 재미를 느껴야 한다.
글 쓰는 재미를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락 쓰는 방법부터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단락은 전체 글을 구성하는 부분이지만, 그 자체로 완결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한 단락을 쓴다고 무조건 글이 되지는 않지만, 표현하려는 이야기 크기가 작다면 한 단락만 써도 글이 될 수 있다. 작은 이야기를 포착해서 가볍게 표현하는 경험을 축적하면 글 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짧게 글을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단계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문장이 발목을 잡기 시작한다. 문장은 단락을 구성하는 좀 더 기본적인 단위다. 벽돌이 엉성하면 집을 튼튼히 지을 수 없듯이, 독자가 읽기에 불편하게 문장을 쓰면 제대로 글을 쓰기 어렵다. 술술술 읽히는 글을 쓰려면, 어느 시점에서는 문장을 쉽게 쓰는 방법을 반드시 학습하고 연습해야만 한다.
문장을 쉽게 쓰는 방법은 어떻게 배우고 익힐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한국어 문법을 이해해야 한다. 상상해 보라.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실내 수영장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수영하다가,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는 바다로 나오면 어떨까. 그동안은 킥판을 손에 쥐고 정해진 코스로만 수영했지만, 이제는 내 몸이 물에 뜨는 원리와 물길을 제대로 이해해야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대, '문법'이라고 말하니 머리부터 지끈지끈 아파 오는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술술술 읽히는 문장을 쓰기 위해서 한국어 문법 전체를 공부할 필요는 없으니까. 우리는 글쓰기 실전에 필요한 문법 사항만 익히면 된다. 글을 쓸 때 초심자가 기억하고 피해가야 하는 길목만 콕콕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연습문제를 풀면서 올바르게 문장 쓰는 방법을 연습하면 된다.
서술격 조사, '-이다'
(1) 우리가 문장 속에 '-이다'를 쓴다면, 기본적으로 반드시 그 앞에 명사 두 개가 나와야 한다. 왜냐하면 '무엇이 무엇이다' 형식으로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하려면, 첫 번째 '무엇'과 두 번째 '무엇'을 동시에 제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_ 예문(A): 나는 -이다.
_ 예문(B): 학생이다.
_ 예문(C): 나는 학생이다.
예문(A)는 완성된 문장이 아니다. 내가 '누군지(명사)'를 제시하지 않았다. 예문(B)도 완성된 문장이 아니다. '누가' 학생인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에, 예문(C)는 완성된 문장이다. 누가(내가) 누구인지(학생인지) 밝혔다.
(2) '-이다'는 서술격 조사다. '-이다'는 문장(나는 학생이다) 속에서 두 번째 명사(학생) 뒤에 붙어서, 첫 번째 명사(나)가 두 번째 명사(학생)와 동일체라는 뜻을 나타낸다. 즉, '나'와 '학생'이 '같다(=)'는 의미를 만든다.
'-이다'를 사용하는 문장에서, 앞에 나오는 첫 번째 명사(나)는 주어이고, 두 번째 명사(학생)는 ‘-이다’와 결합해서 주어를 설명/수식하는 서술어가 된다.
<용어 설명>
품사(品詞):
품사는 단어와 관련된 개념이다. 품사는 사람 이름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이 있듯이, 모든 단어에는 품사가 있다. 그리고 품사는 어떤 단어를 문장 밖에서 생각하는 개념이다. 어떤 단어를 다른 단어와 상관없이 그 단어 하나만 가지고 생각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홍길동은 정승이 되든, 도둑이 되든 홍길동이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는다. (한국어 9품사: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조사, 감탄사)
문장 성분(文章 成分): 문장 성분은 단어를 문장 속에서 생각하는 개념이다. (예문 1) '홍길동은 꽃을 사랑한다.' 이 문장에서 '홍길동'은 명사(품사)이고, 주어(문장 성분)다. (예문 2) '나는 홍길동을 사랑한다.' 이 문장에서 '홍길동'은 명사(품사)이고, 목적어(문장 성분)다. 품사가 사람의 이름과 같다면, 문장 성분은 사람의 역할과 같다. 예컨대, 내 이름은 이재원이고 어딜 가나 이름은 변하지 않지만, 역할은 때와 장소에 따라서 남편, 아빠, 선생 등으로 달라진다. (한국어 7문장 성분: 주어, 서술어, 보어, 목적어, 부사어, 관형어, 독립어)
(3) 글을 쓸 때 ‘-이다’를 적절하게 사용하면(짧은 명사와 짧은 명사를 이어 붙이면) 글이 간결해지고 힘이 생긴다.
_ 예문(D): 나는 학생이다. 공부가 직업이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한 문장 안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으려고 애쓰면서 ‘-이다’를 사용하면(문장이 길어지면), 단조로워지면서 쓸데없이 군더더기로 전락한다.
_ 예문(E): 싱어게인은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_ 예문(F): 싱어게인은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한다.
_ 예문(G):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지극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_ 예문(H):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지극하게 존중받아야 한다.
‘-이다’가 들어간 문장을 독자가 술술술 읽도록 순화하는 방법을 정리한다.
(1) ‘-이다’를 사용한 문장이 긴지 확인한다. 다시 말해서, 첫 번째 명사와 두 번째 명사 앞에 수식어구가 길게 붙었는지 확인한다. 두 명사 앞에 길게 수식어구를 붙이지 않고 간단하게 썼다면 문제가 없다.
_ 예문(E): 싱어게인은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_ 예문(G):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지극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위 두 문장은 두 번째 명사(오디션 프로그램, 존재) 앞에 수식하는 어구가 길다. 따라서 문제가 된다. (고칠 필요가 있다.)
(2) ‘-이다’를 확인했다면, ‘-이다’와 함께 따라 나오는 두 명사를 확인한다.
_ 예문(J): 지금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해 보아도 참으로 아찔하고 당황이 되었던 순간이다.
주어가 되는 첫 번째 명사: (이 순간은) ※ 글쓴이가 생략했다.
서술어가 되는 두 번째 명사: 순간이다
(3) 문장이 너무 길면, 의미 단위로 쪼개서 여러 문장으로 만든다.
‘-이다’가 포함된 마지막 어절을 없애는 방법
_ 예문(E): 싱어게인은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_ 예문(F): 싱어게인은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한다.
두 명사 앞에 길게 나오는 수식어구를 잘라서 후속 문장으로 잇는 방법
_ 예문(E): 싱어게인은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_ 예문(I): 싱어게인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한다.
(4) ‘-이다’가 들어간 문장 뜻을 음미해 보고, 의미상 주체가 사람이라면 주어를 사람으로 살려서 고친다.
_ 예문(J): 지금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해 보아도 참으로 아찔하고 당황이 되었던 순간이다.
_ 예문(K): 지금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해 보아도 당시 나는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당황했다.
_ 예문(L): 나는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즐기는 운동은 볼링과 헬스정도였는데
_ 예문(M): 나는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나마 볼링과 헬스는 즐겁게 했는데
<연습 문제>
아래 문장에서 ‘-이다’를 제거하고, 의마가 자연스럽게 통하도록 간결하게 고치시오.
1. 우리 센터는 ‘이웃집’과 같은 곳이다.
2.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섹시한 무대였다.
3. 본인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이다.
4. 매주 금요일은 한 주를 잘 살아낸 나에게 꽃을 선물하는 날이다.
5. 내게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집은 ‘로즐리 가든’이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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