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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성시경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5. 5. 19:10728x90반응형
마음만 성시경
글쓴이: 김솔 (갈산종합사회복지관 과장,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나는 평소에 나 자신을 ‘성시경’이라고 생각했다. 웬만한 발라드는 다 소화할 수 있다고 느꼈달까. 그래서 교회 청장년부 MT에서 노래자랑 행사를 연다고 들었을 때, 우승 상금으로 10만원을 걸었다고 들었을 때, 내가 무조건 1등을 먹으리라 마음먹었다. 나는 성시경이 부른 ‘희재’라는 노래를 골랐다. 그리고 금요일 밤마다 동네 코인 노래방에서 맹렬하게 연습하고, 집에서나 차에서나 노래를 연습했다.
자신감 만땅! 행사가 열린 날, 나는 관객 50명 앞에서 참가번호 1번으로 출전해서 ‘희재’를 불렀다. 노래 초반 잔잔하게 이어지는 저음 부분은 아주 좋았다. 조금씩 음이 높아지는 중반까지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클라이막스 고음 부분에 이르자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높은 음을 낼 수 없었다. 어떻게든 위기를 탈출해야 했다. 왼손으로 마이크를 꼭 쥐고, 오른손은 하늘을 향해 쭉~ 뻗었다. 그리고 더 애절하게 무릎을 꿇으면서 마무리했다.
관객 반응은? 표정들을 보아 하니, 썩 괜찮았다. 이후에 등장한 참자가 실력이 고만고만했으니, 목이 터져라 열창한 나에게 우승이 돌아와야 했다. 그런데 한 형님이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선곡부터 문제였다. 박명수가 부른 ‘바다의 왕자.’ 간주부터 코믹 댄스가 시작됐다. 관객들은 모두 뒤집어졌다. 심사위원 만장일치. 형님이 우승했다. 성시경이 박명수에게 졌다. 이날 이후 사람들은 나를 ‘마음만 성시경’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김솔 과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김솔 과장님께서는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한 '성숙을 담는 글쓰기, 회전목마(제 2기)' 클래스에 참여하셨습니다.
_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김성준 회장님, 박정아 사무처장님, 차수현 주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아주 잘 쓰셨습니다. 내용상 군더더기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글감을 생각하시면서 이미 다 잘라내셨으니까요. 역시, 생각하면 잘 쓸 수 있습니다.)
2. 김솔 선생님께서는 아주 조금만 더 풀어서 쓰시겠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문장이 간결해서 좋습니다만, 그래서 약간 뻑뻑합니다. 접속사나 부사를 조금 더 살려 쓰시면 더 부드러워질 듯합니다.
3. 스스로 망가지는 내용을 선택하셨습니다. 덕분에 독자는 쉽게 무장을 해제합니다. 글도 사랑스러워지고, 김솔 선생님도 사랑스러워졌습니다. 영리하십니다. 자고로 머리가 똑똑하고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이 코미디를 잘 만듭니다. (그리고 성격이 진지해서, 오히려 코미디가 더 잘 어울리신달까요?)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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