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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5. 7. 06:10728x90반응형
또요?
글쓴이: 박현주 (인동지역아동센터 센터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전화벨이 울리고 수신자를 보자 한숨부터 나왔다. 또 차니네 집에 일이 생긴 듯했다. 전화를 걸어온 수화통역사 A씨가 입을 뗀다. 아이들이 사는 건물 교회에서 차니가(가명) 크리스마스 트리를 훔쳤단다. 또요?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사연은 이랬다. 차니는 교회 건물 옥탑방에 산다. 초등학교 6학년인 차니네 반에서 졸업 전 친구들과 특별한 파티를 열기로 계획했단다. 차니는 교실을 특별하게 꾸미고 싶었고 그래서 아이 넷이 교회 창고에 있던 트리를 몰래 학교 교실로 옮겼다. 부랴부랴 교회로 찾아가서 CCTV를 열어보니 더욱 놀라운 영상이 나온다. 아이들 넷이 커다란 나무를 옮기느라 엄청나게 낑낑댔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로 간절하게 특별 이벤트를 만들고 싶어한 아이들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일단 목사님께 정중하게 사과 드리고 트리를 원상복구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사건을 마무리 했다. 아이들 행동은 명백하게 ‘절도’라서 일이 커질 수 있었는데, 이 정도로 끝나서 참 다행스러웠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목사님께 감사했다.
차니는 청각장애인 부모님과 발달장애인인 형과 함께 산다. 장애를 가진 엄마 아빠는 아이를 지극히 사랑하시지만 종종 너무 허용적이시다. 그래서 아이는 현실에서 해도 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아이는 가끔씩은 과하기도 했고 천진난만하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 속도에 맞추어서 한 걸음씩 같이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다. 느리지만 천천히 그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아이와 같이 나아간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박현주 센터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박현주 센터장님께서는 자기-돌봄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기본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우와~ 정말 잘 쓰셨습니다. 걸작을 쓰셨습니다. 글쓴이 태도가 전반적으로 담담한데, 마음 속 애정은 짙습니다. 박현주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시고 대하시는지 아주 잘 느껴집니다. (글이 마법을 부리네요.)
2. 초고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내용상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더군요. 그런데 두 번, 세 번 읽어보니 감이 오더군요. 어떻게 이렇게 잘 쓰셨을까요? (a) 박현주 선생님께서 정서적으로 적절하게 거리감을 유지하실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셨어요. (b) 박현주 선생님께서 잘 아시는 이야기를 꺼내셨어요. 차니를 아주 장기간 보셨잖아요. 차니를 잘 이해하시잖아요. 가족 마음까지 이해하시잖아요.
3. 글 구조도 참 좋습니다. (a) 사건을 들었다. (b) 표면적 배경은 이랬다. (c) 이렇게 사건을 처리했다. (d) 심층적 배경은 이랬다. (가족 이야기) (e) 아이를 대하는 내 태도/신념 재확인. 흐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고급스럽습니다. 술술술 읽힙니다. 정말 잘 쓰셨습니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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