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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 파트너에서 배우는 설명 기술 - 정의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9. 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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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 파트너에서 배우는 설명 기술 - 정의(定義, definition)

    <장면>

    차은경 변호사: 근데, 이혼 안 하시는 이유, 제가 물어봐도 될까요?
    의뢰인: 아... 진심 어린 사과, 그거 받고 싶어서요.
    차은경 변호사: 아직 남편 분한테 받지 못하셨군요.
    의뢰인: 받았죠. 근데, 지 살겠다고, 이혼남 되기 싫어서, 아기 못 보게 될까 봐 하는 그런 생존적 사과 말고요. 진심 어린 사과, 그거 받아야 내가 살 것 같아요.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은 상간녀를 대리하는 소송에서 성공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낸 후에, 우연히 화장실에서 상대편 의뢰인(원고)을 만난다. 차은경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상대편 의뢰인에게 슬쩍 묻는다. 남편이 바람이 났는데 왜 이혼을 하지 않는지. 상대편 의뢰인은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바람난 남편, 그리고 남편과 놀아난 상간녀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그런데 사과는 원하지만 '생존적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남편이든 상간녀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라고 말한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늘 무엇인가를 대화 상대에게 설명(說明)한다. 설명(說明)이란 무엇인가? 한자어를 뜻풀이하면, '말씀 설(說)'에 '밝을 명(明)'을 썼으니, '말로 밝힌다'가 된다. 무엇을, 왜 밝힐까? 당연히, 대상이 '어두워서' 밝힌다. 물리적으로 어둡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에서 '어둡다'는 말은, 우리가 무엇을 알지 못하는 상태, 즉 무지(無知)를 지칭한다. 그래서 모르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말(說)로 풀어서 알게, 즉 밝히면 설명(說明)이 된다.

    용어와 개념이 등장하니, 머리가 아프다? 지레 겁 먹지 마시라. 용어와 개념은 도구일 뿐,우리 삶은 이미 설명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그러니까 '설명'이라는 말은 몰라도, 그대는 매일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용어를 붙이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고 행하는 설명 행위를 의식화하기 위해서다. '아, 이게 설명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면, 이젠 의도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좀 더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좀 더 체계적으로 말하며 쓰게 된다. 대상을 확실히, 능동적으로 붙잡을 수 있게 된다.

    드라마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차은경 변호사가 '이혼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상대편 의뢰인은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으니까'라고 답한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은? '진심 어린 사과'다. 사과는 사과인데, '지 살겠다고 하는 사과'도 아니고, '이혼남 되기 싫어서 하는 사과'도 아니며, '아기 못 보게 될까 봐 하는 사과'도 아니다. 이런 사과는 모두 '어쩔 수 없이 하는 생존적 사과'니까. 자, 바로 이런 방식으로 대상을 설명하는 방법(기술)이 바로 '정의(定義, definition)'다. 

    정의가 무엇인지, 한자와 영어 두 방향으로 풀어 보자. 먼저 한자어 定義(정의). 定(정)은 '결정한다'는 뜻이고, 義(의)는 '뜻'을 지칭하므로, 定義(정의)는 '뜻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영어 definition(정의). 접두사 'de'는 '완전하게(completely)'라는 뜻이고, 어근 'fine'는 '끝내다(finish)'를 지칭해서, definition(정의)은 '뜻을 완전하게 규정한다'는 의미다. 어떤 대상이 지닌 뜻을 결정하고, 의미를 완전하게 규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당 대상이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고, 그 안에 존재하는 여러 다른 개체와 구별되는 특성을 확실하게 규명하면 된다.

    예를 들어, 위 드라마 장면에서 상대편 의뢰인이 '원하는 것'은 '사과'에 속한다. 그런데 사과에는 '진심 어린 사과'도 있고 '어쩔 수 없이 하는 생존적 사과'도 있다. 둘 중에서 상대편 의뢰인이 원한 사과는? '진심 어린' 사과였다. 이 방법을 활용해서 '연필'을 정의해 보자. 우선, 연필은 '필기구'에 속한다. 그런데 필기구는 연필만 있지 않고, 만년필, 볼펜, 붓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렇다면 연필만 지닌, 다른 필기구와 구별되는 특성은 무엇일까? '나무로 만들었고 중앙에 흑연심을 품었다'는 사실. 그러므로 연필을 정의하자면, '나무로 만들었으며, 중앙에 흑연심을 품은 필기구'가 된다. 

    또 다른 사례로 '버스'를 정의해 보자. 먼저, 버스가 어디 속하는지 생각한다. 버스는 '자동차'에 속한다. 그런데 자동차는 버스 외에 승용차, 굴착기, 트럭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렇다면 버스만 지닌, 다른 자동차와 구별되는 특성은 무엇일까? 버스는 사람을 최소 20명 이상 동시에 태울 수 있도록 의자를 20개 이상 탑재했다. 그러므로 버스를 정의하자면, '사람을 최소 20명 이상 동시에 태울 수 있도록 의자를 20개 이상 탑재한 자동차'가 된다. 이렇게 정의하니, 한자어 어원처럼 '뜻을 확실하게 결정'하고, 영어 어원처럼 '의미를 완전하게 규정'할 수 있다.

    정의(定義, definition)는 '이건 뭔가요?' 라고 누군가 우리에게 물어올 때 우리가 답하면서 사용하는, 가장 흔한 설명 방법이다. 학술 서적에만 나오는 방법이 결코 아니다. 내가 신문을 읽고 있는데 아내가 '어? 그거 뭐야?' 라고 질문하면, 거리를 걷는데 딸 아이가 뭔가를 가리키면서 '아빠, 저거 뭐야?' 라고 질문하면, 나는 거의 언제나 (1) 해당 대상이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고(상위 개념을 생각하고), (2) 그 집단 안에서 다른 비슷한 대상들과 구별되는, 해당 대상만이 품은 고유 특성을 생각한다. 그대도 눈을 감고 비슷한 장면을 떠올려 보라. 배우자나 자녀가 '이건 뭐야?'라고 질문해 왔을 때 어떻게 정의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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