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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끝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9. 24. 06:44728x90반응형
제목: 연휴, 끝
글쓴이: 민경재(안산시발달장애인주간활동제공기관 제일꿈터 센터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세 줄 일기]
2024년 9월 19일 목요일, 날씨: 젖은 옷을 입은 듯 축축하고 덥다
(누가/무엇) 1. 추석 연휴가 다 지나갔다. 출근한다.
(내용/의미) 2. 몸이 먼저 깨고 정신도 깬다. 참 신기하다.
(생각/감점) 3. 하루를 다시 시작하니, 좋다. 곧 찌들겠지만.
<이재원 선생 피드백>
'세 줄 일기' 형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쓰셨습니다. '세 줄 일기'에는 사건도, 생각도 '딱 하나만' 써야 합니다. 작은 이야기를 가볍게 하나만 골라서 뼈대만 기록해야 합니다. 그래서 독자가 글을 읽고 호기심을 느껴야 합니다. 빈 곳을 채워 넣으면 좋겠다고 느껴야 합니다. 이 글이 그렇습니다. 필자가 무슨 이야기를 썼는지 딱 알겠는데,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아서 세부 사항을 좀 더 알고 싶어집니다. 독자를 제대로 끌어들였습니다. 잘 쓰셨습니다.
[7줄 쓰기]
(연휴 전)
1. 오예! 손꼽아 기다린 추석 연휴다.
2.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5일 동안 쉰다. 추석 일정이 있지만 그저 좋다.
(연휴 중)
3. 추석인데 한 여름이다. 더위 때문인가 몸이 축축 늘어진다.
4. 월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가족들을 만나러 간다. 이 집, 저 집 오가며 얼굴 보고 먹고 또 먹는다. 어느새 피곤이 몰려온다.
5. 아 벌써 수요일! 핸드폰을 한참 만지작거리다 기분이 나빠진다.
(연휴 후)
6. 축축 늘어진 연휴를 보내다 출근했다. 하루를 다시 시작하니, 좋다.
7. 몸이 의외로 몸이 가볍다. 곧 찌들겠지만,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어쩌면 흔한 이야기지만, 짜임새있게 구조를 짜고 쓰면, 독자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연휴 전', '연휴 중', '연휴 후' 이렇게 내용을 세 꼭지로 나누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긴 연휴를 통과하는 직장인 마음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써 보시라고 조언을 드렸습니다. 역시, 성실하게 수행하셨네요.
(2) 이미 쓰신 세 줄 일기는 '연휴 후 출근하는 아침'을 다루셨지요. 일곱 줄로 늘리시면서 세 줄 일기 내용 앞 부분내용(연휴 전, 연휴 중)을 자연스럽게 채워 넣으셨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구체적이지 않게 쓰셨네요. 여전히 뭔가 빈 구석이 느껴집니다. 세부 사항을 더 읽고 싶어집니다. 이제는 다섯 단락 글로 확장해도 되겠습니다.
[다섯 단락 글로 확장해서 쓰기]
오예! 추석 연휴를 손꼽아 기다렸다.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쉰다. 여기저기 다니려면 바쁘겠지만 연휴가 5일이니 넉넉하다. 토요일에는 뭘 할까? 아무래도 괜찮다.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그냥 마음대로 하자.
연휴 두 번째 날, 일요일. 야호! 외치며 연휴를 시작해야 하는데 망쳤다. 추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덥다. 너무 뜨겁고 축축해서 몸이 늘어진다. 오전 늦게까지 자고 침대와 한 몸으로 시간을 보낸다. 집안일하려다 너무 더워 다시 눕는다. 휴대전화를 뒤적뒤적, 째깍째깍 시간이 가고 기분이 나빠진다.
연휴 셋째 날 월요일이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보은으로 출발! 아, 일찍 나섰는데도 엄청나게 막힌다. 보은에서 과수원 하시는 이모부 댁에 도착해 사과를 땄다. 차 트렁크에 사과 상자를 가득 싣고 천안 시댁으로 다시 출발. 오랜만에 시댁 식구들과 밥도 먹고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다섯 살 조카 재롱을 보며 다 같이 웃는다. 그런데 어느새 피곤이 몰려온다.
꺄아! 벌써 수요일. 연휴가 다 지나갔다. 침대에서 뒹굴뒹굴 핸드폰을 한참 만지작거리다 배고파서 일어난다. 식탁에 놓인 카스텔라 빵을 집어 먹으며 시장기를 채운다. 남편도 아들도 딸도 제각각 핸드폰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낸다. 나도 똑같은데 남편과 아이들이 그러면 왜 꼴 보기 싫은지. 그 모습을 뒤로하고 산더미 빨래를 돌린다. 또 돌린다. 또 돌린다. 너무 덥다, 바닥에 벌러덩 눕는다. 거실 바닥에 누웠는데 주방이며, 거실 테이블이며, 바닥이며 더럽다. 짜증이 올라온다. 집안일도 짜증도 외면한다. 바닥에 누워 꾸역꾸역 책 하나를 집어 든다. 그래그래 책이라도 몇 장 읽었다.
축축 늘어져 지내다 내일이면 출근한다. 새벽에 자다 깨다 자다 깨다 6시 40분에 일어났다. 아이들 아침밥을 준비하고 옷을 입고 가방 챙기고 회사로 출발. 밤에 제대로 못 잤는데 몸이 가볍다. 웬일이지! 오늘도 사람을 만나고 지루한 서류작업을 하고 골치 아픈 일을 해결해야 한다. 외면할 수 없는 일이 여러 갈래로 새록새록 떠올라 바짝 긴장한다. 내가 직장인이라서 좋다. 오늘을 허비하지 않고 쫀쫀하게 보낼 수 있어서 좋다. 곧 찌들겠지만.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표면에 공룡 그림을 인쇄한 풍선이 있습니다. 이 풍선에 바람을 넣으면, 풍선이 커지면서 공룡도 함께 커집니다. 그림이 찌그러지지 않고 정확한 비율로 커집니다. 이와 비슷하게 민경재 선생님께서 '세 줄 일기'를 '일곱 줄 글'로 늘리고, '다섯 단락 글'로 확장해서 쓰셨습니다. 글 길이가 늘어나면 밀도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내용이 알차게 들어 찼습니다. 어쩌면 비슷한 이야기를 이어서 쓰셨지만, 무척 다채롭게 표현하셔서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흐뭇하게 배가 부르도록 글을 쓰셨습니다.
2. 어떤 사람이 글을 잘 쓸까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글감에 담긴 내용을 '더 중요한 내용'과 '덜 중요한 내용'으로 잘 구분합니다. 그리고 지면이 적으면 '더 중요한 내용'을 잘 추려서 간결하게 쓰고, 지면이 충분하면 '더 중요한 내용'에 '덜 중요한 내용'을 풍부하게 붙여서 씁니다. 더 중요한 내용에 집중해서 간략하게 쓰면 '요약'이 되고, 덜 중요한 내용까지 풍성하게 덧붙이면 '풀어서 쓰기'가 됩니다. 상황에 맞게, 밀도를 유지하면서 줄여 쓰거나 늘려 씁니다. (네, 민경재 선생님도 점점 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어가십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민경재 센터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민경재 센터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참고 자료>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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