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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이 참 달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5. 3. 24. 07:06728x90반응형
<권송미 사회복지사 세 줄 글쓰기>
1. (누가/무엇) 팀장이 따로 만나자고 요청해서, 함께 밥을 먹었다.
2. (내용/의미) 무슨 일이지? 겁부터 난다. 내가 힘들어 보인다고 밥 사주고 싶었단다.
3. (생각/감정) 기우였다. 예상 못한 위로와 응원을 받으니 추어탕 한 그릇이 달다.
<확장판>
제목: 추어탕이 참 달다
글쓴이: 권송미(사랑누리장애인단기보호센터 원장, 2025)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5)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큰 어려움을 만났다.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이었다. 시 정책이 바뀌어서 장애인 거주인이 모두 우리 기관을 떠나야 한다고 들었다. 유예기간 1년을 준다지만 눈앞이 캄캄했다. 대응방법을 찾으며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퇴근하던 OOO 팀장님이 머뭇머뭇거리다 개미 만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저... 원장님. 혹시 저랑 따로 이야기할 시간 있으실까요?” 심장이 쿵 내려 앉는 것 같았다. 시설을 운영할 때, 직원들이 따로 만나자고 하면 대부분은 퇴사를 이야기한다. 저렇게 머뭇대며 만나자고 하면 거의 99.9%라고 봐도 무방하다.
요즘 너무 많이 힘들었다. 어머님들은 슬프게 우시고 사랑누리 식구들이 걱정스러워서 매일 매일 한숨지었다. 그런데 기둥같이 일하는 팀장님이 퇴사하신다니.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팀장님, 할 말이 뭐예요? 따로 보자고 하면 원장은 놀라.”
“아~ 별거 아니예요. 일단 식사부터 하시죠. 여기 추어탕 뜨끈하니 맛있어요.”팀장님은 내게 수저를 건내며 밥 한술 뜨길 재촉했다. 뜨끈한 국물에 새콤한 오이무침 한 조각 올려 먹으니 도망갔던 입맛이 돌아왔다. 요 몇일 걱정하느라 입맛이 없고 뭐든 모래알 씹는 것 같았는데, 오늘 마주한 추어탕은 맛있었다.
밥 한 그릇 다 먹고, 돌솥밥에 누룽지까지 다 먹고, 포만감이 차올랐다.
“자 이제, 이야기 해봐요. 나 그만 긴장하게 하고.” 내가 물으니 팀장님이 식탁위에 놓인 계산서를 집어들었다.
“요새 원장님 너무 힘들어 보였어요. 그래서 밥 한 끼 편하게 드실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식사할 때도 전화하느라 일하느라 바쁘신 거 보면서 건강도 걱정됐구요. 오늘 추어탕 한 그릇 뚝딱 드시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없어지네요. 힘내세요. ”
눈시울이 붉어졌다.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나는 복을 참 많이 받았다. 눈물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추어탕 한 그릇이 참 달다. 보약 한재 먹은 것 마냥 힘이 난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내용상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충분히 느끼시고, 충분히 생각하시고, 충분히 정리하셔서 그렇습니다. 오잉? 이 글을 30분만에 뚝딱 쓰셨다고요? 그러니까요. 마음 속에서 쓸 내용을 이미 정리해 놓아서 초점이 명확하고 또렷하면 어렵지 않게 출력할 수 있답니다.2. 권송미 원장님께선 사람을 소중히 여기시고, 인연을 귀하게 가꾸시잖아요. 그러니 OOO 팀장님과도 얼마나 깊고 끈끈하게 마음을 나누어 오셨겠어요? 두 분 사이에 축적된 허다한 이야기 중에서 극히 일부만 뽑아내서 쓰셨는데도, 두 분 사이를 지켜본 듯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3. 왜 그럴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두 분 사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에피소드를 '구체적으로' 잘 선택하셨어요. OOO 팀장님이 어떤 분이시고, 권송미 원장님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추상적으로 백 마디 천 마디 쓰신대도, 추어탕 한 그릇에 뜨끈하게 서린 깊은 정을 다 표현하지 못하셨으리라 확신합니다. 둘째, 권송미 원장님께서 워낙 표현력이 뛰어납니다. '추어탕 한 그릇이 참 달다' 이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이, 모든 내용을 다 덮습니다. 그리고 독자 마음에도 쓱~ 들어옵니다. 독자도 함께 눈물짓게 됩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권송미 원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권송미 원장님께서는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클럽,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참고 자료>
세 줄 일기, 이렇게 씁니다(다양한 사례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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