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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 10개에 답하면서, 작은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쓰는 방법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6. 1. 2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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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10개에 답하면서, 작은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쓰는 방법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야 상대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우선, 독자 편에 서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집중하면 안 됩니다. 독자가 나를 얼마나 아는지, 내가 처한 상황을 얼마나 아는지 가늠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야기하는 사람이 군인인데, 듣는 사람이 군대 생활을 전혀 모른다면? '짬밥'이 뭔지 알아야 이해하고 납득합니다. 나에겐 당연하지만 그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떤 인물이 움직이면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그 이야기가 언제, 어디에서 펼쳐지는지,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조연인지 독자에게 알려주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글쓰기 초심자는 바로 이 부분이 약합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가 가장 기본인데, 내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빨리 풀어내고 싶어서 깜빡, 놓칩니다. 독자가 잘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 채, 이야기를 그냥 시작합니다. 

     

    다음에는, 내가 만드려는 전체 이야기 덩어리를 쪼개야 합니다. 일단 잘게 쪼갠 후에 각 이야기 조각을 그럴 듯하게 가공하고, 버릴 부분과 살릴 부분을 선택해서 매끈하게 이어 붙입니다. 사실, 좋은 이야기는 잘게 쪼개진 조각을 매끄럽게 하나로 이어 붙인 '누더기'입니다. 단숨에 술술술 잘 넘어가고 쉽게 이해되는 이야기일수록, 그 이야기를 만든 사람이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 곳에서 무수히 자르고 이어 붙이면서 엄청나게 많이 고민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 벌써 어렵지요? 에이~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사람이 힘을 쓰고 손을 대서 만든 인공물은 눈에 보이는 형체가 있든 없든, 다 만들기 힘듭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수천년 동안 온 세상을 굴러 다니며 깎여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전래 동화를 듣거나, 이야기 만드는 장인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서 정말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든 드라마(대본)를 하도 많이 봐서, 이야기 만드는 일이 쉬운 줄 착각하게 되지만, 막상 써 보면 무척 어렵습니다. 

     

    자, 그래서 조금 힘을 덜 들이고 조금 덜 해메면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 드립니다. 우선, 이야기 속에 나오는 주요 등장 인물이 누군지 생각해 보세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혹시 이 등장 인물을 아는지, 안다면 어느 정도 아는지 가늠하세요. 상대가 많이 알수록 등장 인물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모를수록 길게 소개하면 됩니다. 그리고 시간적, 공간적 배경과 맥락도 소개하세요. 역시, 이야기를 접하는 상대가 얼만큼 아는지를 기준으로 삼으세요. 

     

    상대에게 등장 인물, 시간, 장소를 소개했다면, 이젠 이야기를 이어지는 사건 여러 개로 적절하게 채우면 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음에 소개하는 질문 10개를 활용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질문 10개를 각각 떠올리고 상세하게 답하면서, 이야기를 만들면 됩니다. 여기 소개된 질문 10개를 순서대로 마음 편하게 스스로 던지면서 답하다 보면, 누구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저절로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이야기 만들 때 활용하는 질문 10개> 

     

    [전체 이야기 흐름 짜기] 

       ① 이 이야기는 언제 시작되어 언제 끝났나요?

       ② 이 이야기를 ‘처음–중간–끝’으로 나누면, 각 구간에서 벌어진 핵심 행동은 무엇인가요?

       ③ 이야기 전체를 5~9개 장면으로 나누고, 각 장면에 짧은 제목을 붙여보세요.

       ④ 당신을 모르는 사람이 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면 3개는 무엇인가요? 

       ⑤ 이야기 흐름이 바뀌거나 문제가 가장 커지는(가장 중요한) 장면은 무엇인가요?

     

    [각 장면 세부적으로 쓰기] 

       ⑥ 이 장면은 언제, 어디에서 벌어졌고, 누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었나요?

       ⑦ 이 장면에서 가장 먼저 벌어진 행동과, 사건을 앞으로 밀어준 결정적 행동은 무엇인가요?

       ⑧ 이 장면에서 실제로 오간 말 중, 기억에 남는 문장 2~3개는 무엇인가요?

       ⑨ 이 장면이 끝났을 때 무엇이 달라졌나요?

       ⑩ 이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게 만든 한 문장을 써 보세요.


    <적용 사례>

     

    [사례 글]

     

    제목: 헤어질 수 없는 마음을

    글쓴이: 이재원(2025) 

     

    "여보, 우리 안방 책장에 꽂힌 봄이 책 다 정리하자. 군데군데 너무 많이 찢어지고, 해어졌잖아. 응, 안방 청소할 때마다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발에 걸리적거려서 안 되겠어. 그리고 어떤 책은 아예 안 보잖아. 봄이 새 책도 많은데, 굳이 이렇게 책장 가득히 두고 볼 필요는 없잖아. 그래, 그렇게 하자. 내가 치울게. 어떻게 치울 거냐고? 그냥 다 버릴려고. 당신은 물건을 못 버리니까 이렇게 쌓아두겠지만, 난 다르다고. 눈 딱 감고 싹 다 버려주겠어!"

     

    우리집에 있는 봄이 책은 대부분 아내와 가장 친한 친구가 주었다. 이 친구가 낳은 딸 아이가 봄이보다 딱 2살 연상이라서, 책 뿐만 아니라 예쁜 옷이나 장난감 등 온갖 육아 용품을 때마다 얻어 썼다. 아내 친구네는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아내 친구가 손이 넉넉하게 커서, 받아오는 물건 상태가 거의 모두 좋았다. 특히, 책 같은 경우는 늘 거의 새 책을 받았다. 우리는 재활용품으로 얻은 간이 나무 책장을 침실에 놓고 받아온 책을 모두 꽂아 놓았다. 

     

    다행히, 봄이는 책을 무척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무척이나 많이 좋아한 아빠를 빼닮아서? 피는 못 속이니 그럴 수도.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 아빠가 태교한다고 책을 많이 읽어줘서? 그래, 생각난다. 밤마다 봉긋하게 솟은 아내 배에 손을 얻고 태교 동화책을 읽었지. 그런데, 사실 그때는 조금 힘들었다. 뱃속에 있는 아이가 좀 멀게 느껴졌달까. 아직 뇌도 안 자란 태아에게 읽어준다고 효과가 있을까 싶었다. 솔직히, 그땐 '억지로' 읽었다. 

     

    하지만 봄이가 태어난 후에는 조금씩 달라졌다. 아이가 뒤집고, 기고, 일어서고, 걷는 동안, 말도 조금씩 배웠고, 서서히 말이 통하니 좀 더 즐겁게 책을 읽어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가 어리니까, 기본 생활에 관련된 책, 그러니까 목욕이나 대소변 가리기, 혹은 인사하기나 옷 입기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봄이는 겁이 많아서 새로운 활동을 익힐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엄마 아빠와 책을 읽으면서 그나마 순조롭게 모든 활동에 적응했다. 

     

    봄이는 엄마, 아빠처럼 가족이 등장하는 책이나 강아지와 고양이가 나오는 책을 유독 더 좋아했다. 우리 부부는 늘 봄이를 데리고 집 주변에 있는 공원에 자주 다니면서 산책했는데, 본인 경험과 비슷해서 그런지 아이가 엄마 아빠와 산책하는 내용이 나오면 본인과 동일시했다. "이거, 봄이야?" 그리고 고양이가 나오는 책은 하도 여러 번 읽어서 그런지 처음부터 끝까지 본문 텍스트를 통째로 외워서 읊어댔다. "야옹야옹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아요..."

     

    너덜너덜 누더기가 되어버린 책을 싹 다 버리려고 정리했는데, 나는 어느새 책을 버릴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찢어진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면서 지나온 추억을 반추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슬며시 웃으며 저절로 이렇게 말했다. "이게 다 봄인데." 어머나, 책을 못 버리겠구나, 싶었다. 뭐라고? 싹 다 버려? 단 한 권도 못 버리겠구만. 나는 우두커니 서서 책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슬프지도 않으면서 울컥했다가, 기쁘지도 않으면서 미소지었다. 

     

    결국, 완전히 찢어져서 버릴 수밖에 없는 몇 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거실 책장으로 옮겼다. 한 권씩 열어 보면서 손으로 어루만지고 책장 빈 곳에 정중하게 가지런히 꽂아놓았다. 언젠가 친구네 집에 갔다가 사방 벽을 아이 책으로 장식해 놓은 모습을 보고, 아이가 이미 컸는데 왜 다 쌓아두고 살지? 생각했는데, 이젠 알게 되었다. 친구 마음을. 약간 미친 사람처럼, 아이 책을 들여다 보며 울었다가 웃는 아빠 마음을. 헤어질 수 없는 마음을.


    [질문 적용 과정]

     

    (0) 독자 확인, 등장 인물 소개, 시간/공간 배경 소개

     

    ① 독자는 누구인가? 내 블로그에 방문하는 지인 + 사회복지사 + 기타 일반 성인

    ② 등장 인물 소개: 나(늙은 아빠), 아내(늙은 엄마), 딸(4세) 

    ③ 시간/공간 배경: 그냥 막연한 최근, 주로 우리집. 

     

    (1) 전체 이야기 개요를 잡는다

     

    ① 이 이야기는 언제 시작되어 언제 끝났나요? (날짜, 기간, 혹은 대략적인 시간대) 

        _ 어느 주말 오후, 안방 청소를 결심한 순간부터 거실 책장에 책을 다시 정리해 넣을 때까지 약 2~3

           시간 동안 벌어졌다. (시간 배경은 아내가 딸을 임신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약 수년 동안) 

     

    (2) 전체 이야기를 세부 장면으로 쪼갠다

     

    ② 이야기를 ‘처음–중간–끝’으로 나누면, 각 구간에서 벌어진 핵심 행동은 무엇인가요?

        _ 처음: 내가 아내에게 "낡은 책들을 다 버리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함.

        _ 중간: 책을 분류하다가 각 책에 얽힌 추억(태교, 배변 훈련, 산책 등)을 회상함.

        _ 끝: 책을 버리려던 마음을 접고, 정성스럽게 닦아 거실 책장으로 옮김.

     

    ③ 사건 전체를 5~9개 장면으로 나누고 제목을 붙여보세요.

        [#1] 호기로운 선언: "내가 싹 다 버려줄게!"

        [#2] 책에 새겨진 역사: 아내 친구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책들.

        [#3] 서툴렀던 아빠와 책: 임신 기간 동안 억지로 읽었던 태교 동화.

        [#4] 폭풍성장한 딸과 책: 기저귀를 떼고 인사를 배우던 시절에 읽던 책.

        [#5] 아기에서 유아가 된 딸: 딸이 즐겨 읽던 고양이 책, "야옹 야옹 고양이는..."

        [#6] 멈춰버린 손길: 쓰레기 더미 앞에서 다시 펼쳐 든 낡은 책장.

        [#7] 깨달음: '이게 그냥 책이 아니라 전부 다 딸이구나.'

        [#8] 새로운 자리: 버리지 못하고 거실 책장으로 옮긴 책(추억).

     

    (3) 글에 쓸 장면을 선택한다

     

    ④ (흐름을 고려한다면) 이야기 전체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면 3개는?

        _ 아이 책을 버리겠다고 장담하는 도입.

        _ 책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는 중간.

        _ 결국 버리지 못하고 울컥하는 전환점.

     

    ⑤ 이야기 흐름이 바뀌거나 문제가 가장 커지는 장면은?

        _ 장면 6~7번: 찢어진 책장을 넘기다 "이게 다 봄인데"라고 중얼거리는 순간. (책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아이 존재 자체'로 변하는 지점)

     

    (4) 선택한 장면을 구체화한다(아래 질문을, 선택한 각 장면마다 반복 적용) 

     

    ⑥ 이 장면은 언제, 어디에서 벌어졌고, 누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었나요?

        _ 안방 책장 앞 바닥. 먼지가 내려앉은 낡은 책이 무더기로 쌓여 있고, 나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책 한 권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음.

     

    ⑦ 이 장면에서 가장 먼저 벌어진 행동과 결정적 행동은 무엇인가요? (결정/거절/이동/침묵 등)

        _ 먼저 벌어진 행동: 책을 쓰레기 봉투에 넣으려다 멈춤.

        _ 결정적 행동: 찢어진 페이지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끝까지 다시 읽어 내려간 것.

     

    ⑧ 기억에 남는 문장 2~3개는 무엇인가요? (완벽하게 재현하지 않아도 되고, 없으면 넘어간다)

        _ "이게 다 봄인데."

     

    ⑨ 이 장면이 끝났을 때 무엇이 달라졌나요? (상황/관계/태도/관점 중 하나 이상) 

        _ '효율성'을 따지면서 책을 '정리'할 대상으로만 보던 냉정한 시선이, 아이가 성장한 과정을 기록한

           '역사'로 보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변함.

     

    (5) 장면과 장면을 연결한다

     

    ⑩ 이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게 만든 한 문장? 

        _ "나는 우두커니 서서 책을 쓰다듬었다." ('정리'하는 물리적 행위에서 '추억'하는 정서적 행위로

           넘어가는 연결고리)

     

    <보고서, 어떻게 써야 하나?> 

     

    보고서, 어떻게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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