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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원의 제자가 "기적질문"을 아주 그냥 끝내주게 구사했다
    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0. 7. 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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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제 딱 이해하셨네." 나의 내제자(內弟子, 우치데시), 안혜연 사회복지사께서 본격적으로 기적질문을 연습하고 계신다. 뭐, 긴 말이 필요없다. 바로 안혜연 선생님께서 실습하고 작성하신 대화록으로 들어가 보자.


    <기적질문 실습 녹취록>

     

    *작성자: 안혜연 사회복지사(화성시 여자단기청소년쉼터 팀장) 

    *참고: 각 장면에서 특정한 질문을 한 이유 정리하기 + 이재원 선생의 코멘트


    실천가 : 내가 낯선 질문을 좀 해도 괜찮을까?

     


    (이재원: 예스-세트 질문으로 기적질문을 시작한다. 기적질문을 할 때는, 기적질문 그 자체보다는 그 앞에서 길 안내를 하는 예스-세트 질문이 가장 중요한데, 전형적인 예스-세트 질문으로 신중하고도 부드럽게 기름칠을 하면서 기적질문을 시작하고 있다.)

     


     

    내담자 : 네~. 

     


    (이재원: "네" 라는 언어적인 답변을 끌어냈다. 언어 그 자체보다는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이나 진지해지는 표정 등 행동적인 언어가 중요해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보이는 행동적 "yes" 에 주목해야 한다.)

     


     

    실천가 : 오늘 여기서 상담을 끝낸 다음에 여길 나가서 보통 때처럼 시간을 너가 뭔가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을 해봐봐. 그게 뭐든지 상관이 없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머리를 할 것 같구, 아이들 만나서 남편이랑 밥도 먹고, 집에 가서 집도 다 정리를 하고, 그리고 나서 핸드폰 보고 쉬다가 휴대폰도 하고 씻고 애들 재우고 나서 너가 아마 자기 전까지 시간을 보내게 될거야.

     


    (이재원: 사실, 이 순간 이후에 기적질문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이미, 이 대목에서 결판이 났다. 게임이 끝났다는 말이다. 예스-세트를 이렇게 섬세하게 깔고 시작하면, 기적질문 이후에 내담자의 답변이 편안하고 자세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내담자 : 응 맞아. 

    실천가 : 그러다가 시간이 늦어지면서 피곤해지고 잠에 들겠지. 그 후에 밤에 너가 막 잠을 자고 있는 동안 기적이 일어나는거야 너한테. 근데 그 기적이 어떤 기적이 아니라 너가 이렇게 상담하고자 하는 여기 가져온 문제가 해결되는 기적, 그런 기적이 일어난거야.

     


    (이재원: "여기 가져온 문제가 해결되는 기적"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이 테크닉적으로는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내담자가 허황된 이야기를 하지 않고 현재 문제가 되는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하도록 만드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내담자 : 어. 

    실천가 : 근데 너가 잠자는 동안 일어났기 때문에 기적이, 너는 기적이 일어난 줄을 잘 몰라.

    내담자 : 어. 

    실천가 : 그래서 아침에 딱 일어났는데, 밤 사이에 기적이 일어나서 너가 생각했던 그 문제. 그게 사라져버린거지. 아침에 일어났더니. 그럼 아침에 일어나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깨고 나서 처음에 딱 뭘 보면, 어 밤 사이에 기적이 일어났구나 라는걸 알 수 있을까?

     


    (안혜연: 전화 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내담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내담자가 기적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할까봐 걱정되어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이재원: 낯선 질문을 받고 답해야 하는 내담자를 살뜰하게 배려하는 상담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여기에서 "딱"이라는 말이 좋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단적인 사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내담자 : 음... 우리 아이들이 울지 않으면서 깨는 것. 

    실천가 : 아이들이 울지 않으면서 깨는 것.. 그래. 그러면 아이들이 울지 않으면, 우는 대신에 어떤 행동을 할 거 같애?

     


    (안혜연: 기적질문을 잘 이해해서 생각보다 답변이 매우 빨랐는데, 그래서 오히려 당황했다. 잠시 침묵 속에서 액션토크-후속 질문을 생각하고 진행했다.) 

    (이재원: 앞에서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말했다. 그렇다.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안혜연 선생님께서 기적질문을 워낙 정확하게 구사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당황스러운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과업은  (1) 당황하지 않고(당황했다는 사실을 겉으로 내비치지 말고) (2) 후속 질문을 순발력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안 선생님께서는 아주 잘 넘어 가신 것이다. 기특하다.)

     


     

    내담자 : 엄마 엄마 하면서 웃으면서 나를 해주는 것, 나한테 오는 것. 

     


    (이재원: 이미 게임이 끝났기 때문에, 답변이 술술술 나오고 있다.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실천가 : 아이들이 웃으면서 막 너한테 오면 뭐가 좀 다를 것 같아 네 기분이?

     


    (안혜연: 내담자의 답에서 희망이 그려졌다. 그래서 내담자에게 뭐가 좀 다를 것 같은지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었다.)

    (이재원: (1) 다시 강조한다. 이미 게임은 끝났다. 이제는, 알곡을 하나씩 하나씩 추수하기만 하면 된다. (2) "차이 질문"을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다.)

     


     

    내담자 : 음.. 힘들지 않고 짜증내지 않고 되게 그냥 행복할 것 같아. 오늘 하루는 정말 행복한 하루가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

    실천가 : 그러면 너는 아이들이 막 웃으면서 엄마 엄마 하면서 왔어. 그렇게 되면 너의 행동은 뭐가 다를 것 같아?

     


    (안혜연: 내담자의 답변이 긍정적이지만 추상적으로 느껴져서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재원: 안혜연 선생님은 (1) 지금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2) 구체적인 테크닉도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다. 기특하다.)

     


     

    내담자 : 말이 예쁘게 나오고, 아이들을 더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고 더 이렇게 사랑스럽게 내가 해줄 것 같아. 

    실천가 : 그러면 어, 너가 그렇게 해주면 또 아이들의 반응은 어떻게 달라?

     


    (안혜연: 내담자 자신의 행동을 끌어낸 뒤 자녀들의 행동으로 연결하려고 했다.)

    (이재원: 내담자가 한 말에 기초해서 사회적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아주 잘 하고 있다. 기특하다.)

     


     

    내담자 : 아이들도 똑같이 웃으면서 엄마 사랑한다고 얘기해줄 것 같아. 

    실천가 : 어, 그리고 또 조금 다르게 반응할 것 같은 사람이 있어?

     


    (안혜연: 자녀들의 반응에서는 뭔가 더 끌어낼 자신이 없었다. 내가 자녀를 낳아보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음을 수업을 통해 알게 됐다. 다른 덩어리(자원)를 탐색해보려고 했다.)

    (이재원: 사실, 그냥 좀 더 나아가도 될 뻔 했다. 우리가 모든 상황과 문제를 경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잘 안되고 느껴진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다음 이야기 덩어리로 나아가는 모습이 매우 좋다. 필요시 나중에 다시 돌아오면 된다. 기특하다!)

     


     

    내담자 : 음... 

    실천가 : 기적이 일어나면?

    내담자 : 우리 신랑?

    실천가 : 음~ 신랑이? 어떻게?

     


    (안혜연: 다른 덩어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질문했다.)

     


     

    내담자 : 음.. 맨날맨날 일하느라 힘들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고 되게 날씬해져 있고, (웃으며) 피부도 좋아져 있고, 옛날에 총각 때처럼 되게 웃으면서 나한테 올 것 같아.

     


    (안혜연: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일이라는 두려움이 찾아와서 ‘후속질문을 어떻게 해야하나’ 당황했다.)

    (이재원: 초보 해결중심 상담자로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두려움)이다. 하지만, 너무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실천가 : 응~ 웃으면서~. 

    내담자 : 응~. 

    실천가 : 그렇게 웃으면서 오면 넌 어떨 것 같아?

    내담자 : 다시 연애했던 때로 돌아가는 것처럼 행복할 것 같아.

     


    (안혜연: 내담자가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다. 예외상황을 좀 더 물어볼 수 있었는데 후속질문을 고민하느라 듣지 못하고 넘어간 것이 아쉽다.)

    (이재원: 아쉽지만, 나중에 다시 물어보면 된다. 전혀 문제가 안된다. 중요한 점은, 안혜연 선생님께서 질문을 끌고 가는 기세다. 기특하다.)

     


     

    실천가 : 어, 그리고 또 다른걸 뭘 보면 기적이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을까?

     


    (안혜연: 잘 안될 것 같아서 “또 뭘 보면”으로 다른 덩어리를 그리려고 시도했다.)

    (이재원: 좋다. 질문과 답변을 덩어리로 인식하는 시야가 매우 좋다. 기본적으로, 방향이 아주 좋다. 기특하다.)  

     


     

    내담자 : 음... 나의 모습?

    실천가 : 너의 모습도 상관이 없고 일어났을 때, 아니면 다른 사람의 반응이나 그런 것도 상관 없어. 

     


    이재원: 기적질문에 대해서 부드럽고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기특하다. 

     


     

    내담자 : 그냥 다른 사람이 예를 들어 엄마가 나를 봤을 때 너가 참 행복해 보인다? 너가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실천가 : 앞에서 너가 아이들이나 신랑 얘길 했잖아.

     


     

    (안혜연: 다른 덩어리를 그리는 것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이전에 답했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 들기로 마음 먹었다.)

    이재원: 물론, 미래 상황을 좀 더 상세하게 다루는 편이 더 좋긴 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특히, 시점을 과거로 부드럽게 돌리고 있다. (기특하다.)

     


     

    내담자 : 응응. 

    실천가 : 그럼 아이들이 최근에 이렇게 웃으며 일어나서 온 적이 있었어?

     


    (안혜연: 답변의 내용에 대한 과거의 경험을 예외질문을 통해 확인하려고 했다.)

    (이재원: 예외질문 중에서도 "존재질문"을 하고 있다. 테크닉도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상담자가 자기 위치를 안다는 것이다. 지금 본인이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기특하다.)


     

    내담자 : 음~ 거의 없었지. 

    실천가 : 최근엔 없었어?

    내담자 : 응. 

    실천가 : 그럼 조금이라도 그랬던 때가 혹시 있었나?

     


    (안혜연: 액션토크-후속질문을 활용해서 어떻게든 예외를 찾아내고 싶었다. 앞에서 내담자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이재원: 그렇다. 적절한 판단이다. 테크닉적으로는 "조금이라도", "혹시" 라는 부사가 매우 좋다. 내담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고급진 테크닉이다. 부드럽되 집요하게 물어서 답변을 끌어냈다.)

     


     

    내담자 : 있어, 가끔 기분 좋으면 진짜 기분 좋으면 막 웃으면서 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찡찡대진 않는 정도? 

    실천가 : 그런 날은 뭐가 좀 달랐어?

     


    (안혜연: 있다고 했을 때 정말 반가웠다. 차이질문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이재원: 완벽하다. 테크닉 면에서도, 시야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매우 우아한 질문이다.)

     


     

    내담자 : 그런 날은 진짜 내가 기분이 좋지. 기분도 좋고 막 일하는데 힘들지도 않고, 더 이렇게 에너지가 있었던 것 같아

    실천가 : 그렇게 아침에 아이들이 좀 다르게 일어났던 날은, 그 전날 잠 자기 전이나 조금이라도 평소랑 뭐 달랐던게 있나?

     


    (이재원: 상담자가 확신이 있으니 본격적으로 파고 들면서 질문하고 있다. 아주 좋다. 기특하다.) 

     


     

    내담자 : 응 그렇지. 많이 시간을 보내고 일찍 자고. 내가 옆에서 같이 막 이렇게 책도 많이 읽어주고 안아주고 이랬을 때. 

    실천가 : 그 땐 어떻게 그럴 수 있었어?

     


    (안혜연: 피곤하고 힘든 일상에서 예외상황을 만들어낸 내담자가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대처질문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기보다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정말 궁금해서 질문했다.)

    (이재원: 진정성이 느껴지는 질문이다. 테크닉적으로만 따진다면 원래 기계적으로 해야 할 질문이니지만, 진정성이 결합되면서 우아한 질문이 되었다. 아름답고 놀라운 테크닉이다.)

     


     

    내담자 : 그 땐 내가 좀 안 피곤할 때(웃음) 안 피곤하고, 덜 스트레스 받았을 때? 그리고 우리 애들한테 더 신경써줘야겠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행동으로 옮긴거지.

    실천가 : 그러면, 너가 피곤하지 않고 스트레스 덜 받았고 이런 때 있잖아. 그럼 피곤한 대신에 좀 어땠어 너의 마음은?

     


    (안혜연: 액션토크-후속질문을 사용해서 넓혀가려고 했다.)

    (이재원: 테크닉을 의도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매우 좋다. 기특하다.) 

     


     

    내담자 : 그 때 마음은 피곤한 대신에? 음.. 되게 좋았던 것 같아 그냥. 기분도 그렇고 뭐, 평소에는 이런 막 여러 가지 생각들 때문에 힘들고 막 스트레스 받고, 내일이 또 이렇게 오면 나는 일을 해야겠지 이런 생각이 너무 드는데.. 음.. 내가 마음을 좀 고쳐먹으면?  누구나 하는 일이고 내가 또 아이들도 돌보고 일도 해야 하지만 좀 내가 마음을 잘 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잘 하고 막 이렇게 하는거 있잖아. 그러면 더 내 마음이 편안했던 것 같아.

     


    (이재원: 질문이 좋으니 답변이 좋을 수밖에!)

     


     

    실천가 : 너가 그러면 마음을 좀 고쳐서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는 거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었어 그때는?

     


    (안혜연: 내담자가 이미 자신의 삶에서 잘 해온 부분을 스스로 발견해 나가는 것에 대한 감동이 있었다.)

     


     

    내담자 : 그 때는 신랑이랑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애. 그래서 내가 이런이런 일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나 일하는 것도 힘들고 애기 보는데 힘들다 그러면 신랑이 항상 위로해주고 너 잘하고 있다 이렇게 말을 예쁘게 해주거든. 그러면 내가 되게 좀 마음이 더 편안해지고 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거지.

    실천가 : 이렇게 얘기를 했던 때는 언제쯤 그랬어?

     


    (안헤연: 수업 중에 선생님이 개미-새우깡 비유로 설명을 해 주신 적이 있다. 내담자에게서 예외상황을 발견했다는 것은 배고픈 개미 집 앞에 엄청 큰 새우깡(대박)이 떨어졌다는 이야기이므로 모두 모여 환호하고 축제를 열어야 하는 것처럼 그 예외상황 발견을 기뻐하고 물고 뜯고 맛보면서 구체적으로 파고들면 된다는 것이었다. 신랑과의 대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왕 새우깡이 던져졌다고 생각해서 파고들기로 마음 먹었다.)

    (이재원: "양태질문"을 하고 있다. 너무 잘 하셔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분, 나 이재원이 발견하고 가르치는 제자이시다. 선생으로서 뿌듯하다.)

     


     

    내담자 : 음.. 한 일주일 전? 

    실천가 : 아~ 보통 언제 얘기해?

     


    (안혜연:‘일주일 전’이라는 말에서 예외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되어 일상화 시켜 ‘보통’이라고 질문했다.)

    (이재원:대단히, 대단히 고급진 테크닉이다. 사실은 이게 본능적으로 나왔다고 하셨는데, 명백하게 해결중심모델이 안 선생님에게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다.)

     


     

    내담자 : 퇴근하고 나서. 

    실천가 : 애들 재우고?

    내담자 : 음.. 아니. 애들은 애들끼리 놀고(웃음) 

    실천가 : 그럼 언제?

    내담자 : 애들끼리 놀고 있으면 우리 둘이 그냥 앉아서 밥 먹으면서 얘기도 하지.

    실천가 : 음, 밥 먹으면서~. 

    내담자 : 응. 많이 얘기하지. 

    실천가 : 이런 시간이 일주일에 어느 정도 있어?

    내담자 : 일주일에 한... 5일?

    실천가 : 오~ 근데 너한테는 어쨌든 신랑이랑 그런 이야기를 막 나누고 서로 좀 위로하고 그런 시간들이 엄청나게 힘이 되는구나.

     


    (안혜연: 내담자 부부 관계의 단단함이 드러나는 장면이라 참 인상 깊었다.)

    (이재원: 정말 그렇네요!)

     


     

    내담자 : 맞아. 하지만 싸움으로 끝날 때도 많아.

    실천가 : 아~. 

    내담자 : 흐흐흐(웃음). 

    실천가 : 그러면 싸움으로 끝나지 않았던 날은 뭐가 좀 달랐던거야?

     


    (안혜연:싸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다시 긍정적인 부분으로 초점을 가져가려고 했다.)

    (이재원: 이 대목에서, "싸웠지만 잘 화해한 예외"를 탐색했다면, 더욱 좋았을 뻔 했다. 다음엔 시도해 보시도록. 그래도 기특하다.)  

     


     

    내담자 : 음, 그 다음날의 아이들도 되게 좋았고 나도 기분이 좋았고. 아이들도 좀 기분 좋게 깼던 것 같애. 우리 가족이 좀 다 행복했던 것 같아.

    실천가 : 그러면 이렇게 행복한 대화를 나눴을 때는 하는 이야기가 뭐가 좀 달라? 싸울 때랑?

    내담자 : 응 달라. 내가 얘길 해주면 다 내편을 들어줘. 내 편을 들어주고 “아 그랬구나, 너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힘들었구나. 하지만 너가 잘하면 될 것 같아” 이렇게 해주는데 싸울 때는 약간 뭔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네가 그런 행동을 해서 그래” 굉장히 객관적으로 말하니까 나는 그게 속상한거지. 그럴 때는 이제 싸움으로 끝나고 말도 안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이재원: 질문이 좋으니까, 답변이 좋을 수밖에 없다.)

     


     

    실천가 : 그러면 내 편을 들어주고 했던 날, 그 날 너는 좀 어땠어? 그러니까 너가 대화할 땐?

    내담자 : 내가 대화할 땐? 더 많이 얘기하게 되고, 더 깊게 얘기하게 되는? 내가 이런이런 정말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었던 일들을 디테일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실천가 : 응.. 디테일하게 그러면 얘기할 수 있었던 날 있잖아. 그 날은 너가 이야기할 때 남편의 반응이 좀 달라?

     


    (안혜연:내담자의 반응을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생각되어 다른 대상의 반응을 탐색했다.)

    (이재원: 탁월한 선택입니다.)

     


     

    내담자 : 어 많이 다르지, 잘 들어주지. 어, 워낙 서로 바쁘고 사실은 먹는 날도 빨리 먹고 치우고 자느라 바쁘니까. 그런데 좀 그 날은 우리가 좀 열심히 일을 했다. 오늘 좀 우리가 뭐 맛있는거 먹어도 된다. 이런 날? 이런 날은 더 많이 얘기하게 되고 조금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스트레스가 더 많았던 날이었나?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실천가 : 오히려.. 대단하다, 그런 날이 더 사실 쉽지가 않은데.

     


    (안혜연:개인적으로 너무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내담자 부부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재원: 내담자의 강점을 확인하시고 감동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고 흐뭇합니다. 자연스러운 칭찬이 특히 좋습니다.)

     


     

    내담자 : 맞아, 근데 나는 그게 내 유일한 돌파구라고 해야되나? 너무 힘드니까 빨리 얘기하고 싶고 빨리 내가 이걸 좀 얘기함으로써 좀 위로도 받고 싶고 그런 길을, 나의 길잡이를 해줬으면 좋겠는 그런 느낌 있잖아.

    실천가 : 아, 되게 좋네요~. 

    내담자 : (웃음) 너무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실천가 : 아 그리고 아까 너가 신랑 얘기도 했지만, 엄마 얘기도 했잖아.

     


    (안혜연: 남편 덩어리에서 나와 이전에 이야기했던 엄마 덩어리로 넘어가려고 했다.)

    (이재원: 이제 상담은 돌이킬 수 없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냥 즐기시면 된다. 특히, 안혜연 선생님께서 "이야기 덩어리"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계신 것 같아서 좋다. 아주 좋다.) 

     


     

    내담자 : 맞아. 

    실천가 : 엄마랑 있어서는 만약에 기적이 일어나서 너가 뭐가 좀 달라졌으면 엄마가 어떻게 좀 다르게 반응할까?

    내담자 : 우리 엄마는 아무래도 내가 편하게 있기를 원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해서 그렇다는 마음이 강한 것 같아서 내가 만약에 일을 하지 않게 된다면 그게 기적일 것 같거든.

     


    (이재원: 이미 형성된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 앞서 썼듯이, 게임은 이미 끝난 거다. 상담자는 확인만 하면 된다.)

     


     

    실천가 : 엄마가 생각하는?

    내담자 : 응응. 근데 엄마도 편하고 애들 안봐도 되니까. 그럼 이제 엄마가 잘했다~ 이렇게 얘기 할 것 같애. 더 편하게 나.

    실천가 : 그러니까 엄마가 원하는거는 너의 행동 이런것도 있지만 어쨌든 니 마음이 편안하기를 가장 원하시는 것 같다는거지?

    내담자 : 어, 그런 것 같아. 

    실천가 : 그런 식의 격려를 받았을 때가 있었어?

     


    (안혜연: 예외상황을 발견하기 위해 질문했다.) 

    (이재원: 미래에서 과거로, 부드럽게 넘어가고 있다. 기적질문(목표 설정) 후에 척도질문과 예외 질문으로 이어가는 흐름이 정석인데, 예외 질문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너무 좋다. 기특하다.)  

     


     

    내담자 : 어.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일하는 것 때문에 엄마가 이제 뭐 “중요한게 아니다 돈은~ 물질적인거는~ 너가 정말 행복하고 니가 하나님 안에서 신앙 지켜야 된다” 이런 말을 하면서 이제 많이 좀 격려, 좀 그렇게 했었지. 제안을 많이 했었지. 그렇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결정을 못하고 있는 거지.

    실천가 : 좀 엄마가 너한테 그동안 지내면서 어떤 상황에서 “너 참 편안해보인다”라고 얘기했던 때가 있었던거야?

    내담자 : 어 내가 코로나 때문에 쉴 때. 정말 좋아 보인다, 얼굴도 좋아지고 살도 찌고 이러니까 되게.


    <안혜연 최종 코멘트> 

     

    _ 내담자가 시간이 괜찮다고 해서 통화했는데 중간부분부터 자녀가 내담자에게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와서 엄마 이야기를 하던 중 중단하게 되었다. 통화로 이야기 했던 점이 매우 아쉬웠다. 그래도 남편과의 이야기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냈으니 잘 됐다고 생각했다.

    _ 통화 후 친구가 오랫동안 자신에게 구체적인 것을 물어봐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고 했다. 지금도 너무 잘 하고 있는 친구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었고 앞으로도 더 신경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_ 피드백 시간에 선생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매우 기쁘고 뿌듯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도 많아서 다음 과제 때 반영해서 진행해보기로 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좋다. 다음 과제는 좀 더 열심히 해보리라 다짐한다!

     

     

    <이재원 최종 코멘트> 

     

    _ 그냥 간단하다. 안 선생님께서 질문을 적절하게 끌고가는 게 뭔지 깨우치신 것 같다. 구체적인 테크닉 구사도 환상적이지만, 내담자를 뒤에서 이끌면서 부드럽게 나아가는 힘이 대단하다! 

    _ 벌써 이렇게 성장하시다니! (가르친 내가 자랑스럽다!)


    <안혜연 선생님과 있었던 이야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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