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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선을 다했어 - 그 이후는 청소년에게 달려 있어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0. 8. 25. 05:51728x90반응형
나도 여름방학 기간을 가졌다. 여름을 맞이하여 그동안 카카오톡(그룹콜)으로, 줌(Zoom)으로 가르쳐 왔던 모든 반에 방학을 선언하고 약 2주간 쉬었다. 여름방학의 묘미는 내내 잊고 있다가 개학이 내일 모레로 다가왔을 때, 벼락치기로 준비하는(예컨대 두 달치 일기를 하루에 다 쓰는!) 신공에 있을 터인데... 그래서 나도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과제를 내 드렸다.
주제: 해결중심모델의 개뱔역사/관점에서 배운 내용이 자신의 삶과 생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께서는 여름방학 그 자체는 좋아하셨겠지만, 과제는 싫어하셨을꼬? 아니다. 다들 굉장히 열심히 과제를 하셨고, 방학 후 다시 만난 자리에서 제출받은 과제물은 기대 이상의 수준을 달성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 중 몇 편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청소년 쉼터에서 일해 오신 사회복지사, S 선생님>
(1) 해결중심모델을 개발한 밀워키 그룹에서 처음에는 내담자가 없어서 멤버들의 친구를 초대해 상담 역할극을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_ 친구와 역할극을 하는 것이 쑥쓰럽고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밀워키 그룹의 열정과 노력이 대단하다.
(2) 단기치료에서 ‘단기’라는 말이 품고 있는 뜻은 ‘시간이 가장 짧게 소요되는’ 이런 뜻이 아니라 ‘최고로 효율적’이라는 의미이다.
_ 단기 쉼터에서 근무를 하면서 항상 이야기하고 듣는 이야기는 단기이기 때문에 곧 기간이 짧기 때문에 라는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이 문구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만약, 우리가 효율적으로 도움을 준다면 청소년이 다른 곳에 가더라도 "이곳은 단기 시설이기 때문에 청소년에게 도움을 줄 수 없었어"라는 핑계를 대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나는, 청소년 떠나고 난 뒤 아쉬움과 미련을 느끼는 대신,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 그 이후는 청소년에게 달려 있어"라고 말 할 수 있게 되었다.
(3) 본인이 어떤 세팅에서 어떤 클라이언트와 일하더라도 해결중심적인 관점과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_ 지금까지는 쉼터 청소년을 위해서 해결중심모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는 것도 두려웠고 그동안 쌓아온 시간이 아깝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이재원 선생님의 글을 보니 위안이 되었고 해결중심모델은 꼭 상담이 아니더라도, 누굴 만나서 돕더라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고 있는 것이 다른 분야에서도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4) 밀턴 에릭슨 이야기 중에서 길 잃은 말을 찾아주는 내용("저는 알지 못했지만 말은 알고 있더라구요. 말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 뿐이에요.") / 알지 못함의 자세(알고 싶어하는 자세) / 한걸음 뒤에서 이끌기
_ 이 모든 내용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나는 청소년들을 내가 보는 모습으로 내가 경험한 토대를 가지고 상담에 임하고 이끌어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청소년과 상담을 할 때 내가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 "내가 모르는 너, 지금 겉으로 보이는 너의 모습 말고 너의 진짜 모습을 나는 잘 모르니 너에 대해 알고 싶어"라는 태도를 가지고 스스로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뒤에서 따라갔더라면 어떤 결과를 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 그 이후는 청소년에게 달려 있어"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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