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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중심 접근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0. 8. 28. 09:19728x90반응형
강점관점실천, 그 중에서도 해결중심모델은 여전히 대세이다. 예컨대, 시대적 조류인 “커뮤니티 케어"를 하려면 주민들의 강점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강점관점실천으로 접근해야만 하는데, 강점관점실천에서 대면 상담 테크닉을 논하게 되면 결국은 해결중심 질문 테크닉을 인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고 적용하려고 하면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다시 말해서, 어째서 이 모델을 배우는 우리 동료들이 "해결중심 접근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게 되는 걸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1) 강점관점을 체화하는 일은 무척 낯설고 어려운 일이다.
평소에 우리는 이성적인 사고를 하면서 생활한다. 이성적인 사고의 핵심은 비판 기능이다. 여기에서 비판 기능이란 누군가를 언어적으로 비평하거나 공격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 증거를 기반으로 사실을 판단하는 신중한 사고 기능을 뜻한다. 쉽게 말해서, 어떤 주장을 말하거나 들을 때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게 비판적 사고이다. 그래서 대상의 강점과 자원을 먼저 살피자는/좀 더 중시하자는 강점관점은 통상적인 두뇌 기능과는 정반대 방향을 향한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강점관점을 체화하는 일은 통상적 습관과 배치된다: 강점관점을 체화하는 일은 어려워진다.
(2) (미안하지만) 우리 동료들은 자주 테크닉에만, 그것도 안이하게 매달린다.
해결중심모델은 한 마디로, 견고한 (강점) 관점 위에 정교한 (질문) 테크닉을 얹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동료들은 (강점) 관점은 고사하고 테크닉마저도 대단히 어설프게 배운다. 좋게 말하자면, 사회복지사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싫어하고 실질적인 효과와 효용을 중시한다.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태도는 전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실용주의적 태도가 지나쳐서 오로지 결과적인 열매만 수확하려고 한다면, 구체적인 테크닉도 제대로/정교하게 배울 수가 없다. 쉽게 말해서, 너무 표피적인 기술만 배우려고 하면, 문자 그대로 표피에만 머물게 된다.
(3) 해결중심 질문 테크닉은 무한 확장 방법이 핵심이다.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다.)
해결중심 질문 테크닉은 질문을 던지는 게 끝이 아니다. 오히려 질문은 일종의 시작으로서, 그 질문에 대한 반응으로서 최초의 답변이 돌아오면, 이 답변을 주춧돌 삼아 허공 위에 견고한 집을 지어가기 시작해야 한다. 이때 실천가는 작은 콩 한 조각을 거대한 뻥튀기 과자로 확장시키는 기술을 구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답변 확장 기술을 배우기란 무척 어렵다: 네 가지 요소가 동시에 필요하다 - (1) 답변 확장 질문 테크닉, (2) 내담자의 강점/자원에 관한 강렬한 호기심, (3) 내담자를 지극히 존중하는 겸손함, (4) 끝없는 연습.
내가 올해 봄부터 시작한 소그룹 해결 강독 스터디는 강점관점실천의 끝판왕인 해결중심모델을 배우는 학생들이, 이상과 같은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면서도 해결중심 질문 테크닉을 제대로 배워갈 수 있도록 설계한 학습 과정이다. 사회복지사 동료들을 위해서 내가 집필한 책을 함께 읽으면서, 기초부터 고급까지 차근차근 깊이 있게 배워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수 개월 동안 파일럿 프로그램을 다섯 개 반에서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발전 궤적을 면밀히 확인하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가을/겨울에 새로운 강독반을 모집할 예정인데, 사회복지사 동료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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