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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줏대있게 살자: 성내동에서 펭귄 만난 사연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1. 4. 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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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9시. 매주 목요일 밤에 진행하는 해결중심상담 고급반 줌 스터디가 끝났다. 이제 내일이면 금요일, 피곤하다는 아내 손목을 잡아 끌고 산책을 나왔다. 매일 가던 올림픽 공원 말고, 그냥 대로변 거리를 걷는다: 오늘은 왠지 기분 내키는 대로 걷고 싶다. 이유 없이 기분이 꿀꿀하다는 아내 기분을 반전시킬 생각을 하는데... 저기 앞에 마침 조개구이 집이 보인다. 가자!


    나: "여보, 저기 갈까? 조개 구이 사줄게."

    (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모두 네게 보내니, 결국은 네 주머니에서 나가겠지만. ㅎㅎ)

     

    아내: "그래! 근데... 오빠 해물 별로 안좋아 하잖아."

    (해물에 환장하는 아내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남편을 배려한다: 사랑해요~ 여봉!)

     

    나: "아냐, 아냐. 안좋아 해도 좋아해. 걱정마, 가자."

    (맞아요. 해물은 별로지만, 당신이 해물 먹는 모습은 보고 싶다는 거!)

     

    나: "여보~ 여기, 맛있는 거 같아. 다음에 또 와야겠어."

    (조개 구이 딱 하나 먹고는? 하하.) 

     

    아내: "응, 오빠. 해물이 신선한 거 같아요. 다음에 또 오자요."

    (늘 명랑발랄하고 회복이 빠른 아내. 배시시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그렇게 또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엇! 펭귄 한 마리를 봤다. 분명히 펭귄이다.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가 금새 사라진 그를 좇아서 골목으로 접어 들었다. "여보, 여기 좀 봐!" 과연, 펭귄이 한 마리 있었다. 풍채가 단단해 보이는데 골목 안쪽을 바라보는 녀석. 때로는 몸짓 언어가 말로 하는 언어보다 더 명징한 법. 녀석의 시선을 따라서 골목 안으로 더 들어가 본다. 

     

    "옴마마, 여보! 여기 펭귄 떼가 있어!" 

     

    과연, 펭귄 떼 한 무리가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얘들아, 어딜 그리 바삐 가니?" 

     

    대답이 없다. 말이 없다. 그냥 어디론가 가는 거다. 앞 사람을 따라서 가는 거다. 키도 다르고 덩치도 다른데 마치 한 마리가 걷는 것처럼. 마치, 다른 길 따위는 없다는 듯이. 

     

    "아하!" 

     

    골목에 머리를 내밀었던 녀석이 왜 혼자 있는지 알았다. 짝을 두고 왔나 부다. 앞 펭귄 따라서 걷는 줄 맨 끝에 짝이 보였다. 맹목적으로 걸어가는 펭귄 떼에 속해 있지만, 다른 꿈을 꾸는 또 다른 녀석. 하지만 용기는 없는 녀석. 그래서 따라 나서지는 못하는 녀석. 

     

    이제, 묻는다: 그대는 줏대 있게 살고 있는가?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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