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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해결중심상담 05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 2021. 6. 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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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Els Mattelin, Hannelore Volckaert, Elaine Cook(2017)

    번역: 이재원(2021)


    제 1부. 이론

     

    제 2장. 해결중심적 진단(Solution-Focused Diagnosis)

     

    본 서적에서 우리는 자폐증이라고 진단받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수십년 동안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들은 자신이 사물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그러면 대개는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뿐만 아니라, 긴장감도 높은 수준으로 느끼게 되고, 결국 우울이나 정신병 같은 질환으로까지 걸릴 수 있다. 이러한 이차적인 우려 때문에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타인과 다른 이유를 설명하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된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뭔가 이익을 얻기 전까지는 진단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은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라는 느낌을 항상 받아왔다고 말한다. 우리는 몇 가지 검사와 관찰을 포함하는 진단 과정을 수행하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이 세상을 세부사항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사안을 둘러싼 맥락도 고려하지 않고, 각종 세부 사항을 일관적 통일성에 연결짓지도 않는다.

    자폐증을 진단하는 공식적인 기준은 DSM에 나와 있다.

    자폐증 진단의 유용성

    일반적으로, 진단자는 피진단자가 무엇을 하지 못하는지 빠짐없이 열거한다. 당연히, 진단자는 내담자의 한계와 문제에 초점을 둔다. 진단자는 DSM-5를 정신과적 문제에 관한 공식적인 매뉴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DSM에서는 문제-지향적인 언어를 아주 많이 사용한다. 즉, DSM은 모든 문제와 한계를 열거해 놓은 매뉴얼이다.

    우리는 수많은 우리 환자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이유를 밝혔다. 검사 결과 해당 내담자가 자폐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심지어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게 된다고 해도, 대개는 경악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때로는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다.

    자페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한계와 관련된 심각성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고, 검사를 받으면 피검사자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관한 긴 목록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공식적으로 진단을 받는 게 진정으로 필요한지, 혹은 유용한지를 미리 평가해야만 한다.

    전문가적 관점에서 보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어떤 동기로 검사나 진단을 받으려고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반복해서 말하건대, 내담자의 질문을 듣는 동안, 우리는 반드시 '알고 싶어하는(not-knowing) 태도'를 취해야 한다. 우리는 아래에 제시하는 몇 가지 필수 사전 질문을 던지는 게 정신 건강 전문가로서 당연히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믿는다:

    질문 1)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이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가?
    질문 2)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내담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질문 3)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결국에는 내담자의 개인적 발전과 만족스러운 삶에 도움이 되는가?
    질문 4)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내담자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점과 안좋은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상과 같은 질문을 각각 대화 중에 던져야 한다.

    질문 1)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이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가?

    우리가 경험을 통해서 배운 바는, 평균적인 지적 능력을 가진 자폐성 장애인은 대부분 자신이 타인과 다르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다는 사실이다. 타인과 다른 특성에 대해서 진단명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면,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안도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동안은 자신이 어째서 살기 힘들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제 그들이 타인과 다른 부분에 진단명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타인과 다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틀이 되기 때문이다. 장애 그 자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장애 이면에 존재하는 사고 방식을 이해하고 나면, 장애를 관리하기가 좀 더 쉬워진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서 좀 더 예민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이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통찰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많은 이들이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E는 32세 여성이다. 그녀의 아들은 자폐성 장애로 진단 받았고, 그래서 그녀는 자신에 대해서도 검사를 해 보기로 마음 먹는다. 자신도 자폐성 장애로 진단받으니, 그녀에게도 안도감이 느껴진다: "난 항상 남들과 달랐어.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행동을 하려고 항상 노력했지만 많이 실패했지. 이제 그 실패가 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 내가 게을러서 못했던 게 아냐. 난 너희를 항상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내가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이야."

    다른 한 편으로, 자폐성 장애라는 꼬리표는 두려움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의료 업계에서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을 무능력한 사람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있고, 대처 능력이 있으며, 강점이나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거의 언제나 보지 못한다.

    우리 경험에 따르면,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때때로 무시당한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을 기울여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려고 하면, 이들에게 강력한 대처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간과하기 때문에,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무력감을 가질 수 있고, 실제로 그렇다.

    만약 자폐성 장애라고 진단명을 부여하는 일이 특정한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진다면, 진단을 받지 마시라고 권고할 것이다. 때때로, 우리가 전문적인 시각으로 어떤 내담자를 보면 거의 틀림 없이 자폐성 장애라고 진단받을 것 같지만, 그에게 진단명을 부여하는 일은 그 어떤 가치도 없다: 내담자 당사자에게도, 그들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치료자인 우리에게도. 만약 이런 경우를 만난다면, 우리는 내담자에게 진단을 하지 아니하고 일을 한다. 더구나, 우리가 해결중심적으로 일을 할 때는 내담자 진단명이 필요하지 않다.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좋아질 수 있다. 해결중심적 사고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기-치유 능력, 자원과 가능성에 기초하기 때문에, 진단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폐성 장애에 관한 치료적 가정은, 심지어 내담자에게 말하지 않더라도, 치료자에게 유용한 지식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정을 마음에 품고 임하면, 치료자나 원조 전문가가 자신의 화법이나 접근을 내담자 특성에 맞출 수 있고,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보일 수 있는 제한점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 2)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내담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우리는 매우 자주, 특히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과 가까운 사람들이 진단명을 듣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모습을 본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부모, 배우자, 그리고 기타 다른 사람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함께 살기 힘들다고 느낀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반드시 수행해야만 하는 세부적인 생활 루틴이 있다. 그런데 일단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진단명을 부여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이 겪는 어려움이 자폐성 장애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인식을 갖게 되면 여러 가지 기회와 새로운 접근 방식이 열린다. 그를 좀 더 잘 도울 수 있는 자원과 기회를 만들어 준다. 게다가, 진단명을 받게 되면, 주변 사람들이 자주 느끼는 죄책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어째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이 그렇게 힘든지, 혹은 다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관점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사회적 관점에서 본다면, 내담자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그에게 많이 필요한 외적인 자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벨기에와 플랑드르 지방에서는, 자폐성 장애로 진단받으면, 여러 가지 수준에서 맞춤형 사회사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활동보조 서비스, 포괄적인 교육 서비스, 주간보호 센터 이용 권한, 특수 직업 코칭 및 취업 서비스. 물론, 모든 자폐성 장애인에게 이런 지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질문 3)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결국에는 내담자의 개인적 발전과 만족스러운 삶에 도움이 되는가?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면,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좀 더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느낌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도 가질 수 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동료들과 전문가들과 친분을 쌓고, 주변 사람들과 좀 더 쉽게 친해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면, 대개는 삶의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폐성 장애로 진단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차이점에 대해서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그에게 좀 더 적절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된다면,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모든 사람에게 기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해결중심 전문가는 촉매제가 될 수 있겠다. 왜냐면 해결중심 치료 목표는 내담자가(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내담자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차이점, 독특한 해결책, 그리고 이미 잘 작동하고 있는 강점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그대는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회복시키고, 계발시키거나 확장시킴으로써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꾸준히 찾을 수 있다.

    질문 4) 우리가 내리는 진단이 내담자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점과 안좋은 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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