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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융합 시대에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배우는 사회사업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1. 12. 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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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융합시대가 왔다! 최근, 종합사회복지관 중심으로 서울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동중심(지역밀착형)실천 방향으로 나아가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오랫동안 복지관 3대 기능(사례관리,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조직)에 맞춰서, 부서도, 업무도, 사람도 각각 날카롭게 나뉘어 있던 흐름이 하나로 합쳐진다. 실무자 관점에서 동중심실천 양상을 요약하자면, 복지관 관할 지역을 구성하는 안에 위치한 특정 구역(예컨대 동)을 맡은 담당자가, 그 구역 안에서 사례관리도 하고, 서비스 제공도 하면서, 지역사회조직도 해야 하는 상황(위 그림 참조)이다. 그러니까 북치고, 장구도 치고 있는데, 드럼도 쳐야 하는 상황. 기존 일을 하면서, 동시에 그동안은 (기존 조직 편제에 따르면 남의 부서 일이었으므로) 하지 않고 있던 일을 함께 해야 하니까, 실무자 처지에선 솔직히 겁이 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처음에는 두려울 테고, 그래서 주저할 테고, 어쩔 수 없이 하지만 많이 헤맬 테고, 힘들어 할 테고, 때로는 의욕도 상실될 테고. 물론, 사회사업가 동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정해진 현실에 적응해서 결국엔 바람직한 양적, 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동중심 실천을 하게 된 사회사업가에게 일어날 변화를 생각해 보다가, 고등학교 시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비디오 아케이드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2(Street Fighter II)'가 생각났다. 맞다. '아도겐~(원래는 하토우켄: 장풍권)', '오류겐~(원래는 쇼우류우켄: 승룡권)'으로 유명한 바로 그 게임. 

     

     

    말하자면, 스트리트 파이터2는 '이종격투기' 대회를 소재로 만든 게임이다. 이종격투기(異種格鬪技 / Hybrid Martial Arts) 무엇인가? 말 그대로, 서로 다른 무술을 익힌 선수들이 각자 자신이 잘 하는 무술로 싸우는 격투기이다. 예컨대, 레슬링만 할 줄 아는 선수와 태권도만 할 줄 아는 선수가 동일한 링에 올라서, 레슬링 선수는 레슬링 기술(예컨대 태클)만으로 싸우고 태권도 선수는 태권도 기술(예컨대 발차기)만으로 싸우는 경기다. 레슬링 선수는 태권도 선수가 펼치는 발차기 공격이 익숙하지 않으므로 제대로 맞게 되면 한 방에 KO당할 수 있고,마찬가지로 태권도 선수는 레슬링 선수가 구사하는 태클이나 초크 기술이 익숙하지 않으므로 제대로 걸리면 뼈가 부러지거나 혈관이 막혀서 기절할 수 있다. 

     

    한편, 이종격투기와 비슷하지만 조금 발전된 개념인 '종합격투기(綜合格鬪技 / Mixed Martial Arts)'도 있다. 이종격투기에서는 선수들이 각자 자기가 주로 배운 한 종목 기술만 가지고 경기는 하지 않고, 내가 원래 익힌 종목과 다른 종목 기술을 겸비하게 된다. 왜냐하면 스탠딩으로 싸우는 선수는 일단 태클을 당해서 그라운드로 가게 된다면 그래플러가 선사하는 지옥같은 그라운드 게임을 맛보게 될 수 있고, 마찬가지로 그래플러 선수는 스탠딩 게임에 능한 선수가 구사하는 발차기에 제대로 차이면 게임에서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합격투기 수준에서 선수가 살아 남으려면, 스탠딩 기술도, 그라운드 기술도 모두 배워서 잘 해야 한다. 

     

     

    이쯤에서 현대 종합격투기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인 조르주 생피에르(Georges St-Pierre) 선수를 소개하고 싶다. 그는 처음에는 입식 타격기(극진가라테) 선수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그라운드 무술인 주짓수, 레슬링까지 모두 익혔다. 나중에는 다른 종목을 그냥 익힌 정도가 아니라 해당 종목 전문가를 모두 이길 수 있는 정도까지 실력을 끌어올렸다. 서서도 잘 하고 누워서도 잘하는, 팔방 미인 선수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조르주 생피에르처럼 모든 종목을 전부 잘 하는 종합격투기 선수가 되면, 흥미로운 일이 생긴다: 단순히 한 선수가 여러 종목을 모두 잘 하는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니라, 여러 종목 기술을 하나로 융합시켜서 구사하는 선수가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서서하는 복싱은 레슬링 같이 그라운드로 내려가서 싸울 일이 없기 때문에, 복싱 기술만 정직하게 사용해도 된다. 누워서 하는 레슬링도 복싱처럼 서서 싸울 일이 없기 때문에, 레슬링 기술만 정직하게 사용해도 된다. 그런데 종합격투기에서는 스탠딩 상태와 그라운드 상태를 끝없이 오고 가기 때문에 스탠딩 기술을 쓸 때 그라운드 기술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그라운드 기술을 쓸 때 스탠딩 기술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동중심실천을 두려워하고 있는 동료 사회사업가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분들도 이종격투기 선수에서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발전해 나갈 거라고 예상한다. 상담을 하면서 주로 사례관리 쪽 업무를 맡았던 사회사업가나, 지역사회에 나가서 주로 조직/후원개발 업무를 맡았던 사회사업가 모두 처음에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생소한 업무를 조금씩 익혀 나갈 거라고 본다. 그 반대편 업무/기술을 익히는 시간을 잘 견디어서 비교적 능숙해진다면, 나중에는 정말로 모든 분야를 다 잘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단순히 모든 분야 업무를 잘 하는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 그러니까 어떤 업무를 하든지 주변 업무, 연계된 업무를 동시에 고려해서 일하는 수준까지 이를 것이다. 비유컨대, 스탠딩 상태에서 어퍼컷 같은 권투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그라운드로 갔을 때 레슬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순간적으로 계획하는 수준이다. 물론, 모든 동료들이 이 정도 수준까지는 가지 못할 수도 있겠다. 하나만 잘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른데, 여러 영역을 모두 잘 해야 하고, 게다가 늘 다른 영역 기술을 고려하면서 경기를 해야 하니까 말이다.

     


    이 지점에서, 동중심실천으로 나아가려는 동료들께 두 가지 제언을 드리려고 한다. (1)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분야에도 뛰어들어야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니, 욕심은 버리고 차분하게 한 단계씩 걸어 나가시라. 세상에 그 어떤 일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 배우기 어렵고, 실행하기는 더욱 어렵다. 어려운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우선은 그동안 잘 해 온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라. (2) 개별사회사업(casework)도, 지역사회조직(community organization)도, 사회사업은 결국 강점관점이 기반이므로 강점관점실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라: 사회사업 초기 역사부터 강점관점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었다(예컨대 인보관 운동). 그리고 현대로 올수록 인권이 강조되고 당사자를 주인으로 모시는 사회사업 흐름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최근 장애인복지 분야를 휩쓸고 있는(?) PCP(사람중심계획)도 결국 당사자가 원하는 바나 그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자원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에 속한다. 아울러, 지역사회조직 분야에서도 지역 주민에게 여쭙고 최대한 참여시킨다는 개념은,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서는 성립되지 않으므로 강점관점 흐름 안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해결중심모델 전문가로서, 나는 사람들이 이 모델을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에 적용할 때 반드시 특정 질문(예컨대 기적질문)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원래 이 모델이 개발된 환경인 가족치료 및 상담 영역에서는 정해져 있는 질문만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예컨대 사례관리 환경에 적용한다면, 사례관리 업무에 상담만 포함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사례관리는 상담보다 훨씬 넓은 범위 업무를 포함하기 때문에, 질문하는 기술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모델을 부드럽게 사회사업에 적용하려면, 좀 더 포괄적인 관점과 태도를 익혀야 한다. 단순히 특정 질문을 앵무새처럼 외우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상대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을 자연스럽게 포착해서 끌어내고 북돋아 줄 수 있는 정중한 태도를 익혀야 한다. 만약 해결중심모델을 질문(테크닉)이 아니라 태도(관점)로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사람들을 강점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강점관점실천 스터디 사례(송파구방이복지관)>

     

    풍성한 나무를 만들기 위한 그런 상담

    2021년 8월부터 11월까지 총 8회기(회기당 3시간, 총 24시간)에 걸쳐서 송파구방이복지관(장애인복지관) 동료들과 해결중심모델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단언컨대, 이 분들께서는 내가 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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